조설근(曹雪芹)의 <<홍루몽(紅樓夢)>>을 연구하는 학문을 중국에서는 홍학(紅學)이라고 부른다. 홍학에는 몇가지 분야가 있는데,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조학(曹學)
홍루몽은 조설근이 자신이 겪은 일을 기초로 쓴 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므로, 홍루몽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하여는 조설근의 신세내력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조설근의 조부, 부친, 본인의 3대에 걸친 흥망성쇠와 배경이 된 강희, 옹정, 건륭의 시대에 실제 발생했던 사건들이 홍루몽에서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둘째, 판본학(版本學)
홍루몽의 판본은 매우 다양한데, 건륭19년의 갑술본, 건륭 24년의 기묘본, 건륭25년의 경진본, 나중에 몽고왕부에서 발견된 초본, 러시아 레닌그라드에서 발견된 고본, 척요생이 서문을 쓴 척서본, 서원위라는 사람이 서문을 쓴 서서본, 몽각주인이라는 사람이 서문을 쓴 몽각본등등이 있다. 홍루몽이 원래는 조설근이 쓴 글을 돌려서 옮겨적으면서 세상에 나온 것이므로 초기본은 매우 다양하고, 각 본마다 내용이 약간씩은 다르다.
셋째, 지학(脂學)
홍학에서 가장 흥미있는 분야의 하나가 "지학"이다. 지학은 홍루몽의 초본에 비어(批語, 비평하는 글)을 써놓았는데, 그 글이 대부분 "지연재(脂硯齋)"라는 사람에 의하여 쓰여져 있다. 그런데, 지연재라는 사람은 단순히 조설근이 쓴 홍루몽에 대하여 비평문을 쓴 정도가 아니라, 조설근과 매우 가까웠던 사람(아마도 부인)일 것으로 추정한다. 비평문에는 어떤 글 뒤에는 "그 일이 있었다", "그 사람이 있었다", "진짜로 그 일이 있었다. 작가와 내가 실제 겪은 일이다", "이 말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작가는 아직도 금괴성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말인가. 오늘 다시 옛일을 생각하니, 장이 끊어지고 가슴을 쥐어뜯는 듯하다" "작가는 아직도 왜유방에서 합환화로 술을 빚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구나. 손가락으로 꼽아보니 20년이로다", "봉저(왕희봉)가 극을 골랐고, 지연이 붓을 들었는데, 지금 아는 자가 없구나" "(제22회) 이 회를 완성하지 못하고 설근이 갔구나. 아쉽도다" 이외에 진가경에 관한 부분은 지연재가 조설근에게 삭제하도록 요청하고, 조설근이 5,6페이지를 삭제했다는 내용도 있다.
넷째, 탐일학(探佚學)
탐일학은 홍루몽에서 없어지거나 빠진 부분을 찾는 학문이다. 즉, 조설근이 남긴 것은 전반부 80회이고, 후반부 40회는 30여년 후에
고악이 쓴 글인데, 원래 조설근이 쓰려던 글과는 차이가 많다. 이런 점에서 앞부분에 남긴 글, 지연재의 글등을 통하여 원래의 후반부 또는 없어진
부분을 추정하는 것이다. 홍학의 연구자들은 개략 64회와 67회는 조설근의 글이 아니라고 보고 있고, 13회도 후에 일부를 삭제하고 보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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