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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송사

이청조(李淸照) : 여몽령(如夢令)

by 중은우시 2005. 5. 20.
昨夜雨疎風聚.
濃睡不消殘酒.
試問捲簾人
却道海棠依舊.
知否? 知否?
應是綠肥紅瘦.

어젯밤에 비도 흩뿌리고, 바람도 거셌는데
깊은 잠도 술기운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네.
주렴을 걷는 시녀에게 짐짓 물어보니
어라, 해당화가 어제나 똑같다네.
그럴리가, 그럴리가.
분명히 녹색이 많아지고, 붉은색은 줄었을텐데...

이청조는 송나라의 유명한 여류시인이고, 이 사에 나오는 "녹비홍수"는 명구중의 명구로 뽑히며, 최근에는 주식시장에서 가격하락이 많고, 가격상승이 적은 경우에 녹비홍수라고 표현하고 있다.(오른 종목은 빨간 색, 내린 종목은 파란색으로 표시되기 때문)

이 사는 원래 나이들어가는 젊은 여인의 심정을 잘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다. 꽃은 보통 여자를 표현하고, 봄이 가면  꽃이 지는 것은 청춘시기가 지나고 있는 여자에 비유된다.

작가는 전날 밤에 빗방울도 흩뿌리고, 바람도 거센 것을 방안에서 들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마당의 해당화가 또 꽃이 몇개 떨어졌을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그걸 아쉬워하지만 감히 내다보지는 못하고 그 슬픔과 아쉬움을 잊기 위해 술병을 들고 술기운으로 깊은 잠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지만, 스스로 해당화 꽃이 진 것을 차마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고 침대에 누워 주렴을 걷고 있는 시녀에게 해당화가 어떠냐고 넌즈시 물어본다. 아직 어린 시녀야 해당화가 지든말든 관심이 없으니...그냥 어제랑 같아요 라고 심드렁하게 대답하고 만다.

작가는 마음 속으로 그럴리가 있느냐? 분명히 잎파리는 더욱 짙어지고, 꽃잎은 한두개 떨어졌겠지...하고 혼잣말을 하는데...청춘이 지나가는 여인의 애탄을 잘 그린 글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