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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잡학/유머와 잡설

중국에서의 이사.

by 중은우시 2005. 5. 17.

북경에서 새 집을 사서 이사를 했다.

한국에서 이사하던 것을 생각하고, 느긋하게 생각했더니...중국에서는 새집을 사서 이사한다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들어서, 열쇠받은 날로부터 1달 반 이후로 날짜를 잡아서 들어갔는데도..그 한달 반이라는 기간만으로는 부족한 게 많았다.

정장수(精裝修), 우리 말로 하면 interior full option에 해당하는 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우리가 해야할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바닥에 나무 다 깔려있고, 입구에 신발장도 만들어놨고, 벽지도 다 발려있고....

 

첨으로 해야할 일은 의모간(衣帽間)과 창고에 붙박이장을 주문하는 것이었다. 이건, 가게를 찾아가서 붙박이장에 쓸 나무를 고른 후, 며칠후 설계사가 집으로 찾아와서 측량을 하면서 원하는 유형을 설명하고, 설계사가 돌아가서 설계를 마친 후 다시 팩스로 설계도면을 보내주고, 설계도면을 확인하면 그 때부터 작업에 들어가고, 작업을 마치면 나무판을 가져와서 집안에서 첨부터 끝까지 모든 조립을 하는 방식이다(조립에만 2명이 와서 꼬박 12시간이 걸림).

 

다음으로 등. 이것도 가게를 찾아가서 등을 고른다. 등을 고르면, 날자를 잡아 등을 가져와서 집안에서 하나하나 조립을 한다. 크리스탈이 제법 많은 등을 하나 골랐더니 그 작업만 집에와서 하는데...4시간이 걸린다.

 

다음으로 커튼. 커튼을 고르고 나서, 역시 설계사가 집을 찾아와서 정확하게 길이를 잰다. 그리고는 가격을 산출해서 제시를 하고 오케이하면 작업을 시작한다. 커튼 다는 날. 한명이 와서, 아무런 공구도 없이 드라이버 하나 정도만 들고..맨손으로 작업을...혼자 하다보니 집하나 커튼다는데 6시간 정도가 걸렸다.

 

가구. 가구는 유형에 따라 여기저기서 주문하다보니 7.8군데 가게에서 주문을 하게 되었다. 가지각색. 그래도 Natleer라는 독일계 가구점이 제일 낫다. 군소리없이 제 날짜에 가져와서 조립을 싹 마치고 가더니, 이후 유리문에 약간 금이간 것이 발견되어 전화했더니, 역시 군소리없이 즉시 와서 교체해주고 갔다. 그외에 제대로 한번에 가져온 곳이 거의 없다. 뭐 하나 빼먹고 오거나, 조립해놓고 갔는데, 잘못 조립했거나, 조립한 나무판을 덜 가져오거나...ㅜ.ㅜ 보내주기로 한 날짜에 보내주지 않을 뿐아니라 아무 연락도 없다가 그날 오후가 되어서 태연히 오늘 못보낸다고 하지를 않나.

 

바닥공사, 수도, 벽, 문짝같은 걸 공사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상상이 가지 않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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