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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경제

중국의 2천개 TV방송국 도산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by 중은우시 2025. 1. 14.

글: 안순구(顔純鉤)

2025. 1. 11

중국부동산시장, 주식시장은 비록 경제의 지표이지만, 경제의 명맥은 아니다. 경제의 명맥은 취업이다.

중국경제의 한동(寒冬)은 2024년 정식으로 강림했다. 살을 에는 삭풍이 불면서 온 천지는 쓸쓸하다. 사회하층의 농민공은 녹색기차(綠皮火車, 값싼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하늘을 바라보며 앞날을 점치고 있고, 외자가공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속속 다른 살 길을 찾아헤메고 있다. 그리고 도시의 소상인들은 물건이 팔리지 않아 속속 가게를 닫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일반적으로 상부구조로 알고 있던 문화교육분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가 바뀌기 전의 나쁜 소식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전국의 TV방송국 2000개가 도산했다. 성탄절전야의 영화관매표수입은 겨우 3,840만위안으로 전해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 외에 저출산(少子化)의 영향으로 전국 유아원이 대규모로 문을 닫고 있다. 신문잡지의 도산은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당보(黨報)가 장기간 결손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중공의 세뇌에 필요하여 고통을 참으며 돈을 대서 지탱해주고 있다.

TV방송국의 도산은 광고회사가 광고를 주지 않거나 적게 주기 때문이다. 광고회사가 돈을 쓰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업의 생존이 곤란하기 때문에 프로모션에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매표수입이 엉망이 된 것은 쓰레기영화가 너무 많기 때문이고, 인터넷에서는 무료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티켓가격이 비싸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날이 밝지는 않다. 이것들은 모두 전체 사회의 소비강급(消費降級)의 보편적인 현상을 나타낸다.

TV방송국 하나는 대량의 직원을 고용한다. 평균 1천명으로 계산하더라도, 이번 도산붐으로 문화시장에 나온 실업자는 2천만명에 이를 것이다. 평균 1명이 세 사람의 생계를 책임진다고 보면, 600여만명의 생활이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전국의 2천개 TV방송국이 도산하면서 전체 업종이 "만호소소귀창가(萬戶蕭疏鬼唱歌)"하고 있으니 동종업계에 재취업하기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

TV방송국의 도산은 많은 영화드라마회사와 광고회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들 회사가 고용하는 기술, 프로모션 및 연기자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다. 업계생태가 반죽음(半死不活) 상태이다. 소비시장이 돌연 기사회생하지 않는 한 전체 업종의 쇠퇴는 더욱 악화할 것이다.

시장요소외에, 영화드라마의 불황은 정치적인 관제가 너무 심하고, 역사정치를 탐구하는 주제의 영상을 찍을 수 없고, 심각한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주제도 역시 금기가 되었으며, 항전이슈로 일본귀자를 죽이는 것은 이미 웃음거리가 되고 있고, 타임슬립드라마도 이미 찍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찍었다. 가정윤리드라마, 남녀관계주제는 너무 많이 찍었고, 남은 것은 중공의 공덕을 칭송하는 이야기인데, 틀에 박힌데다가 후안무치한 내용이어서 오히려 사람들은 역겹게 느낀다.

하나의 업종이 쇠퇴하는 것은 그 업종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사회의 문제이고, 경제와 사회문화의 문제이며, 결국은 정치의 문제로 귀결된다. 영화드라마업종의 불황은 후방의 교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련대학본과의 영화드라마제작, 연기, 광고,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이 감소하고, 학과도 줄어들고, 교수들은 실업자가 될 것이다.

같은 이치로, 부동산이 하락을 멈추지 않으면, 관련된 전후방산업에 종사하는 인원도 실업자가 된다; 금융시장이 불경기이면, 역시 취업과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투자는 고갈되고, 오래된 공장은 이전하고, 제조업은 과잉생산이 되며, 대외무역은 배척당하여 대량의 농민공과 도시빈민은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 현재 상층구조의 문화교육마저도 한겨울을 맞이했다. 이처럼 광범위한 쇠락은 1978년이래 처음 보는 경우이다.

과거 수십년, 정부는 토지매각과 세금수입이 상당했다. 그리하여 정부기구를 대량으로 확장했다. 어떤 사람이 통계낸 바에 따르면 현정부의 산하에 5,60개국이 설치되어 있고, 모든 국에는 대량의 직원을 고용했다. 이들은 대부분 현지각급정부관리의 친인척이다. 현재 지방재정이 고갈되어 이렇게 많은 용원(冗員, 쓸모없는 인원)을 먹여살릴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는 아무런 걱정없이 먹고 살던 이들 정부인원들을 정리하게 될 것이다.

겉으로는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이 크다. 국민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식과 부동산은 비록 경제의 지표이지만 경제의 명맥은 아니다. 경제의 명맥은 취업이다. 충분한 취업이 보장되지 않으면, 백성들의 생계가 문제로 된다. 누가 소비하겠는가. 누가 주식을 사고 부동산을 사겠는가? 전체 시장이 쇠퇴하면, 근본적으로 불경기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머리가 아픈데 다리를 치료하고, 다리가 아픈데 머리가 치료하다가 결국은 온 몸이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중국당국이 몇차례 경기부양조치를 했고, 중점은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이었다. 필자같은 경제문외한이 보더라도, 이건 "착착용신(捉錯用神, 엉뚱한 신에게 빌었다. 즉, 핵심을 잘못 잡았다)"이다. 전체 취업형세는 날이갈수록 악화되고, 위로부터 아래까지 모두 비관적인 정서가 만연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온 힘을 부동산과 주식에 쏟고 있는데 이는 한 사람이 간암에 걸렸는데, 계속하여 보약만 먹다가 오히려 죽음을 앞당긴 것이나 다름없다.

오늘날 중국의 병폐는 모두 체제에 있다. 체제를 고치지 않으면, 도로를 바꾸지 않으면, 국책을 바꾸지 않으면, 매일 돈을 뿌린다고 하더라도, 돈은 탐관오리의 주머니로 들어가거나 쓸데없는 곳에 들어갈 것이다. 최근에 듣기로 브라마푸트라강(야루장부강, 雅魯藏布江)에 초대형발전댐을 짓는다고 한다. 그리고 황토고원을 평탄화시켜 농경용지로 만든다고 한다. 모두 큰 돈이 드는 사어비다. 그러나 취업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백성들은 앞날을 갈수록 비관적으로 보고 있고, 모든 업종이 불경기의 연쇄반응을 불러일으켜, 실업자가 계속 늘어난다 .이렇게 계속하면 결국은 죽는 길만 남게 될 것이다.

시장경제의 궤도로 되돌아가고, 시장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지방정부의 욕심을 억제하여, 백성들이 숨을 쉬게 해주고, 작은 기업들에게 살길을 열어주어, 하루빨리 취업형세를 개선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중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출로이다. 그러나, 이는 시진핑에 있어서 불가능한 임무이다. 시진핑은 국진민퇴(國進民退)를 밀어부치고, 풍교경험(楓橋經驗)을 내세우며, 지방정부가 과거 10년치 세금을 조사해서 거두도록 종용하며, 원양포로(遠洋捕撈, 다른 성의 기업을 붙잡아 돈을 뜯어내는 것)하여, 사기업의 생존공간을 남겨두지 않고 있다.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면 전체 시장은 애홍편야(哀鴻遍野)이다. 현재 쇠퇴가 영화드라마에까지 만연되었고, 교육업종도 풍전등화이다. 그는 최종적으로 중공의 가업을 모조리 탕신하여, 그의 역사사명을 완성할 것이다.

그가 그런 웅심장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가 뜻을 이루도록 해줄 수밖에 없다. 단지 중국인은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을 준비해야 하고, 젊은이들은 그들의 할아버지세대처럼 죽지 못해 겨우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 탈삼층피(脫三層皮), 류인실혈(流一身血)하면서. 세상이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는지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