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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대륙과 대만

"Chinese Taipei" 명칭의 유래

by 중은우시 2024. 12. 19.

글: 장석(張晰)

타이완의 정치계에서 최근 일어난 "중화타이페이(中華臺北)"과 "중국타이페이(中國臺北)" 논쟁의 기원은 체육계의 동일한 영어표현 "Chinese Taipei"이다.

Chinese로 타이완의 한 지명을 수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우리는 Chinese Tainan 혹은 Chinese Kaohsiung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외에 "타이페이"의 로마자도 타이완에서 쓰는 Taipei로 적었고, 대륙에서 쓰는 Taibei로 쓰지 않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명칭은 분명 타이완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 Chinese Taipei라는 영문명칭은 특정한 역사시기에 탄생한 것이고, 특정한 의미와 용법을 가졌다.

"중화인민공화국"은 비록 1949년에 성립되었지만, 그후 근 20년동안 세계의 많은 국제조직과 기구에서 중국을 대표한 것은 "중화민국"정부였다.

1971년 제26회 유엔총회의 결의를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지위를 갖게 되고, IOC도 1979년 일본 나고야에서 중국올림픽위원회의 지위를 중화인민공화국이 갖도록 하는 결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UN총회결의와 달리, IOC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올림픽조직회원국자격을 인정함과 동시에 타이완의 회원자격을 박탈하지는 않았다. 타이완의 스포츠조직을 배제하지 않고, 중국과 타이완이 각각 국가와 지구의 명의로 IOC에 나란히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타이완은 반드시 그들이 사용하던 '중화민국'이라는 명칭을 바꾸어야 했다.

IOC는 타이완올림픽위원회에 Taiwan이라는 명칭을 쓸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당시 타이완정부에서 거절한다. 타이완의 건의내용은 대륙은 Chinese Olympic Committee, Peking이라는 명칭을 쓰고, 타이완은 Chinese Olympic Committee, Taipei라는 명칭을 쓰자는 것이었다. 이는 두 개의 중국을 암시하는 혐의가 있기 때문에 대륙에서 거절했다. 최종 협상결과는 타이완정부가 1981년 로잔결의에 서명하면서 타이완지구의 올림픽위원회를 Chinese Taipei Olympic Committee로 하는데 동의하고 확인했다. 이는 기실 원래 타이완정부가 제안한 Chinese Olympic Committee, Taipei를 순서만 바꾼 것이다.

당시 장개석정부에 있어서, Taiwan/臺灣이라는 명칭의 사용을 거절한 것은 Taiwan이라고 하면 한 지방의 명칭에 불과하고, 하나의 국가명칭 같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Taiwan이라는 단어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라는 국명과 뜻이 전혀 멀어져버리고 관련성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올림픽역사상, 장개석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중화민국의 스포츠대표단을 Taiwan대표단이라고 부르는 것에 항의한 바 있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공식적으로 중화민국의 올림픽대표단을 Chinese Republic of Formosa(Formosa는 타이완섬을 가리킴)라고 하였다.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는 공식문서에 중화민국의 올림픽대표단을 Taiwan팀이라고 불렀다. 당시 장개석 정부는 연속 3년간 계속 항의를 제기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때, 장개석정부는 Taiwan으로 명칭을 고치라는 요구를 하는데 불만을 품고 올림픽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를 보면, 장개석정부는 Taiwan이라는 명칭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장개석이 보기에 "중화민국"은 중국을 대표한다. 그 헌법에 따르면, 중국은 반드시 대륙을 포함시켜야 한다.어찌 타이완에 한정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Taiwan이라고 중화민국을 지칭하게 되면, 한 나라를 한 지방으로 격하시키는 것이 되고, 모욕이 된다. 그러니 중화민국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장개석정부가 최종적으로 Chinese Taipei를 받아들인 것은 대체로 명칭에 Taipei/臺北은 지방 혹은 지구를 표시하지만, 그 앞에 Chinese로 수식하기 때문이다. Chinese라는 것이 '큰' 단어이고, 이는 '중화' 혹은 '중국'으로 번역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한 나라의 명칭이라는 느낌을 준다. 한 지방, 지구가 아니라. Chinese라는 단어를 씀으로써 '중화민국'의 존엄을 살릴 수 있고, '중화민국'의 체면을 지킬 수 있고, 격하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Chinese는 중화 혹은 중국과 관련이 있으니까.

Chinese Taipei라는 용어로 타이완 '지구'를 나타내고, 타이완 '국가'를 나타내지 않은 것은 IOC 로잔결의에서 처음 나온 것이다. 그후 중국과 타이완은 IOC에서 공존하여, 소위 "올림픽모델"이 된다. 이 모델하에서, Chinese Taipei가 지칭하는 것은 타이완이다. 즉 타이완의 대명사이다.

이 모델은 금방 다른 국제스포츠조직과 스포츠대회로 확대된다. 대륙과 타이완의 운동선수들이 각각 중국과 Chinese Taipei라는 명칭하에 국제스포츠계에서 함께 경기하게 된 것이다.

이 '올림픽모델'은 처음에 스포츠계에서 시작하여 점차 다른 국제분야로 확장하고, 국제사회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다. 예를 들어, 타이완은 Chinese Taipei라는 명칭으로 옵저버신분으로 WHO에 출석한다. 타이완은 APEC에도 Chinese Taipei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참가한다.

Chinese Taipei라는 명칭에 대하여, 대륙과 타이완은 그 중의 Chinese라는 단어를 번역할 때 서로 다르게 쓴다. 대륙에서는 "중국"으로 번역하고, 타이완에서는 "중화"로 번역한다. 단어번역의 각도에서 보자면 둘 다 가능하다. 중국어의 "중국" 혹은 "중화"는 모두 Chinese로 번역될 수 있다.

정치의 각도에서 보자면, 해협양안이 각자 스스로 정확하다고 생각하거나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번역을 선택한 것이다. 대륙이 선택한 것은 "중국타이페이"이고, '중국'과 '타이페이' 간에는 종속관계라고 여긴다. 이는 타이페이가 중국에 속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타이완이 선택한 것은 '중화타이페이'인데 글자로 봐서 타이페이는 '중화'에 속하지 '중국'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양안의 Chinese의 번역에 대한 취사선택은 진정한 일중각표(一中各表)이다. 각자 자신이 필요한 것을 취하고,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한 것이다.

그런데, 만일 타이완대표팀이 '중화'를 쓰고 '중국'을 쓰지 않으면 타이완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건 너무나 천진난만한 생각이고, 헛소리이다.

"중화"와 "중국"은 깊은 관련이 있다. "중화"의 개념은 예로부터 있어왔고, 그 의미는 중국과 통한다. 또한 화하(華夏)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Chinese Taipei를 "중국타이페이"로 번역하든, "중화타이페이"로 번역하든 모두 민진당(民進黨)이 원하는 바는 아니다. 왜냐하면 두 명칭에는 아직 "중(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민진당은 Chinese Taipei라는 칭호에 대하여 기실 섭공호룡(葉公虎龍, 실제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타이완'으로 대체하고 싶은 것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 개막식때, 일본TV는 Chinese Taipei팀이 입장할 때 '타이완'이라고 불렀다. 민진당은 기뻐 날뛰었고, 아주 흥분한다. 마치 타이완대표팀이 마침내 '타이완'이라는 명칭으로 국제무대에 나설 수 있는 것처럼. 타이완에서 생활하는 우크라이나체조코치가 사진을 올려 타이완 "중화팀"화이팅을 외쳤을 때, 타이완독립을 주장하는 녹영(綠營, 민진당계열) 매체는 그녀에게 '중화팀'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타이완팀'이라는 말을 썼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중화팀'과 '타이완팀'...어느 명칭이 더욱 지방대표팀같은가. 어느 명칭이 '중화민국'을 더욱 격하시키는 표현인가?

민진당은 집권이래, 타이완독립을 그 최종목표로 삼고 있다. '살라미'전술로 '탈중국화'일정을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타이완주체의식'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여러가지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한 '중국', '중화'와 관련한 명칭, 부호는 모두 말살하고자 한다. 공식기구의 중영문명칭에서 '중(中)'자가 들어간 기업, 사업명칭은 모두 "타이완"으로 바꾸었다. 심지어 "중의(中醫)", "중약(中藥)"조차도 "대의(臺醫)", "대약(臺藥)"으로 고치려고 하는 병적인 "공중증(恐中症)"을 나타내고 있다.

대륙으로서는 당시 장개석정부가 타이완올림픽위원회의 명칭을 결정할 때 Chinese Taipei를 선택하고 Taiwan을 거절한 것이 다행이라고 여길 것이다. 명칭에 Chinese가 들어 있으므로 '중국'으로 번역하든 '중화'로 번역하든 모두 타이완섬은 대륙과 하나로 묶여있다는 것이 되니까.

타이완의 야구팀이 어떤 명칭을 붙였든간에 타이완과 대륙이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역사적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양안동포에게 뿌리깊게 박혀 있는 중화문화에 대한 인식과 중화민족이라는 인식은 바꿔지지 않는다. 그리고 양안간의 역사관계와 혈연관계도 끊을 수가 없다.

대륙학생이 타이완을 방문했을 때, "중국타이페이"라는 용어를 쓴 것이 핵폭탄을 터트린 것처럼 민진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대륙학생이 선의로 한 말에 대하여 대륙의 타이완에 대한 '통일전선전술'로 보는 것은 민진당이 내심으로 초조해하고, 취약하고, 자기비하하는 측면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양안청년학생의 체육문화교류를 취소한 것은 더더구나 자승자박의 행위라 할 것이다. '중화타이페이'라는 명칭을 쓰면 타이완이 중국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민진당이 엄이도령(掩耳盜鈴), 자기기인(自欺欺人)하는 타조의 심리상태를 가졌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