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호해(胡亥)
20기 3중전회이후, 중공당수 시진핑의 권력지위에 동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어서 집단지도체제로 점차 회귀하며, 당매체에서 매일 각 상위에 대한 동향을 보도하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끄는 사람은 바로 중공 정치국상위, 정협주석 왕후닝이 날이갈수록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1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왕후닝은 하이난(海南)으로 가서 산야(三亞)에서 거행된 소수민족전통체육운동회 개막식에 눈에 띄는 모습으로 출석하여 운동회조직위원회의 전체성원, 각 대표단대표와 운동선수대표들을 회견하여 마치 총서기가 접견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후 왕후닝은 저장(浙江), 신장(新疆)으로 가서 조사연구했다.
12월에 들어선 이래, 왕후닝은 중공을 대표하여 베트남공산당대표단을 접견하며, 양당 최고지도자간의 중요한 컨센서스를 집행할 것과 공동으로 사회주의이론무장과 상호경험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12월 9일, 2024 양안기업가서미트연차총회가 개최되었는데, 왕후닝이 축하서신을 보내어 양안동포, 양안기업가들이 시대의 조류에 순응하여, 양안관계발전의 정확한 방향을 파악하고, 공동으로 조국통일, 민족부흥의 화려한 역사를 써가길 희망했다. 그 자태나 빈번함은 거의 국가지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도이다. 왕후닝이 이상하게 활발하게 이전에 시진핑이 했던 업무들을 직접 수행하면서 해외여론의 상당한 부분의 사람들은 왕후닝이 4중전회에서 시진핑의 총서기직무를 대체하여, 21대이전의 과도기성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싱가포르매체에 따르면, 11월말 싱가포르의 전총리 리셴룽(李顯龍)이 중국방문을 마친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방문하면서 실질적으로 상황을 느낄 수 있었고, 이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새로 연락하고, 중국의 차세대지도자들과도 새로운 연락관계를 건립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도화면에는 이때 리셴룽이 천지닝과 회견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리하여 현재 나이 60세로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상하이시위서기인 천지닝의 몸값이 급등한다. 리셴룽이 미리 중공후계자에 대한 안배소식을 미리 들은 것같으며, 외부에서는 상하이시위서기 천지닝이 차세대중공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속속 나왔다.
이상의 소식은 모두 관영매체가 고의로 흘린 것이고, 여론을 이끌어 사람들의 관심을 왕후닝, 천지닝에게 쏠리게 만들었다. 해외여론은 당매체가 뭐라고 말하면 그렇게 믿었고, 지금까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왜 그런지 물어보지도, 분석해보려고 시도해보지도 않았다. 중공이 정말 은혜를 베풀어 외부에 미래후계자에 대한 진정한 히든카드를 보여준 것일까? 중공은 만찬과해(瞞天過海), 성동격서(聲東擊西)의 놀음을 하는 것이 아닐까?
중공역사를 살펴보면, 매번 중요한 인선은 항상 수수께끼같은 연막탄과 블랙홀같은 정치배경이 수반되었다. 중요지도자의 선발은 표면적인 관찰로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었다. 이번 왕후닝, 천지닝의 동향은 다시 한번 외부로 하여금 중공권력교체에 대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전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런 동향과 외부의 해석은 왕왕 진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오히려 정교하게 기획된 '쇼'일 가능성이 높다.
왕후닝: 이론가의 정치역할
왕후닝이 빈번하게 언론에 등장하는 것은 사람들의 주목을 확실히 끈다. 그는 오랫동안 이론기획으로 유명한 "중공지낭(智囊)"이다. 20대에 정협주석에 오른 후, 그의 정치적 역할에는 변화가 발생했다. 막후이론가에서 드러나게 조사연구하고 외빈을 회견하는 정치인물이 된 것이다. 왕후닝의 이미지는 조용히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왕후닝의 역할이나 포지셔닝은 아마도 일종의 대외전시용 '소프트실력'의 상징일 것이다. 그의 이론배경과 외국어구사능력은 그로 하여금 대외선전과 내부이론혁신의 임무를 맡기에 적합하였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왕후닝의 드러난 활동이 권력의 실질적인 이전을 의미하느냐는 것이다. 이건 생각해볼 만한 문제이다. 중공의 권력체계는 역대이래로 '집단지도'를 강조하는 표면과 핵심의사결정권으로 나뉘어 있었다. 왕후닝의 활약은 아마도 시진핑이 어떤 분야에서 잠시 뒤로 물러나는 것을 가리기 위해 혹은 외부의 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것이다. 이론가에게 있어서, 정치적 상한에 그는 이미 올랐다. 미래에도 그는 이론의 기치이지 권력의 중심은 아닐 것이다.
천지닝: 기술관료의 도약
다른 한편으로, 천지닝의 등장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환경과학자출신의 기술관료이다. 최근 들어 승진을 거듭했고, 환경보호부장에서 베이징시장, 다시 상하이시위서기까지 그의 이력은 "기술관료가 핵심권력층에 진입하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중공이 과학기술자주와 현대화건설을 부르짖는 배경하에서, 천지닝의 전문적인 배경은 '신형관료'의 모범이 되었다.
그러나, 천지닝이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 그가 '후계자'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전에 후계자로 "예정"되었던 사람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시라이(薄熙來)부터 쑨정차이(孫政才)까지 일찌감치 여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지는 못했다. 상하이시위서기라는 직위는 확실히 중요하지만, 역대이래로 관찰과 시험을 받는 중요무대였다. 천지닝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그가 순조롭게 시진핑의 핵심권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외부에서 핫이슈가 되는지 추측하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성동격서"의 가능성
중공은 여론전술을 잘 이용한다. 명확한 권력국면인 것처럼 만들어 외부를 현혹시키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왕후닝과 천지닝이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마도 주의력을 분산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진정한 권력배치는 암중으로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중공정치를 관찰해온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무는 개는 짖지않는다." 진정한 핵심인물은 관건적인 순간에 돌연 등장하지, 미리 광범위하게 토론대상이 되지 않는다.
진정한 후계자는 어디에 있을까?
문제의 핵심을 되돌아보면, 중공이 진정한 후계자를 앞장서서 드러낼 것인가? 답은 아마도 후계자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진핑이 권력이양할 의사와 시간표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시진핑 자신의 상태이다. 만일 그의 신체상황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버틸 수 없다면, 혹은 그가 현재의 정치형세에 실망하여 의욕을 잃었다면, 선택은 사전에 물러나거나 부득이하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일 것이다. 이런 안배야말로 현실적이다. 또 다른 가능성이라면, 당내외의 역량이 전복되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권력을 내놓는 것일 것이다. 이와 관련한 문제는 4중전회가 열릴 것이지지만, 회의에서 중공권력교체의제가 논의될 것인지에 대하여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모든 것은 3년후인 21대가 되어야 결정될 것이고, 수면위로 올라올 것이다. 결국 중국고위층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는 아직 블랙박스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 분명한 증거를 찾을 수가 없다.
그외에, 시진핑은 현재의 형세하에서 중도에 퇴장할 이유가 없어보인다. 각종 조짐을 보면, 만일 그가 2027년까지 임기를 마치고 은퇴할 것을 결정했다면, 정치적으로는 그다지 큰 걸림돌이 없을 것이다. 그는 이미 효율적인 권력집중으로 당정의 핵심권력을 장악했고, 설사 가끔 불리한 소문이 나더라도 그의 지위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하에서, 왕후닝이건 천지닝이건, 기껏해야 현단계에서 체계운영을 위해 일하는 역할밖에 못할 것이다. 후계자의 핵심후보가 아니라.
주목할 점은 왕후닝과 천지닝의 신분배경은 중공고위층내에서 모종의 '특수'한 특징이 있다. 그들 두 사람은 모두 당정간부중에서 학자색채를 지닌 전형적인 인물들이다. 정치적으로 여러 해동안 구르면서, 세력기반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노련한 정치가가 아니라.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그들의 공중이미지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현임 지도자에 도전할 정치적기반도 없다. 이런 특징은 그들이 신구교체의 관건적인 시기에 더 많은 자유도를 갖게 해준다. 진정 지도자의 지위를 다투는 강권파세력처럼 칼날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어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왕후닝은 속속 모습을 드러내지만, 당수를 경쟁할 야심은 없는 것같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은 오히려 그에게 많은 역할을 하도록 맡길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당내외에서 고의로 활발한 이미지를 조성하여 외부의 주의력을 흐트리고자 할 수 있다. 진정 권력에 대해 강력한 야심을 가진 중신들 예를 들어 리창(李强), 차이치(蔡奇)등은 시기를 받을까봐 우려하여 고개를 숙이고 꼬리를 말고 있으면서 감히 지나치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런 국면은 어느 정도 현재 가장 활발한 인물이 왕왕 제위와 무관한 사람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고 할 것이다.
천지닝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 상하이시위서기로서, 그의 정치적 앞날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 정치국 상위에 오른다든지. 그러나 최고지도자가 되는데는 확실히 충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싱가포르 전총리 리셴룽이 중국방문을 언급할 때 천지닝을 '차세대지도자'라고 형용한 것은 외교적인 수사일 것이다. 또한 중공이 외부에 전파하길 바라는 정보일 것이다. 이런 수사는 시진핑의 금기를 범하는 것도 아니고, 통상적인 정치예의에 부합한다. 그리고 천지닝이 미래후계자로 점지되었는지에 관하여는 시진핑 자신도 아마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설사 명확한 후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이렇게 직접적인 방식으로 외국인들에게 알리지 않을 것이다.
결국, 외부에서 중공후계자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들이 난무하지만, 더 많은 것은 겉모습을 보고 추단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충분한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중공의 정치논리로 보면, 겉으로 보기에 활발하고,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인물은 반대로 왕왕 진정한 제위와 관련이 없다. 진정한 후계자는 아마도 암중으로 살피고 있을 것이다. 최대한 매체와 여론의 주목을 피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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