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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정치

중국은 이미 "전소련함정(前蘇聯陷穽)"에 빠졌는가?

by 중은우시 2024. 10. 25.

글: 왕단(王丹)

20241022

중국경제는 개혁개방이래 장기간의 고속성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근년 들어 사상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계속하여 경제부양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데, 구체적인 경기부양방안 혹은 조치는 공표하지 못하고 있어, 외부에서는 격렬한 토론과 억측이 나돌고 있다. 중국의 경제문제는 성장완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더욱 심층적인 구조적위기이다. 실업문제부터 소비약세까지 이런 문제는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 겪었던 곤경을 연상하게 만든다. 중국도 "전소련함정"으로 향해가는 것이 아닐까?

소련해체는 여러가지 원인이 겹쳤다. 그 중 관건적인 요소는 바로 재정자원의 고갈이다. 재정압력이 계속 증가할 때, 소련지도층은 절약과 증산으로 난관을 넘기고자 시도했다. 그러나 체제에 내재한 문제는 간과했다. 소련지도자 유리 안드로포프는 일찌기 엄격한 절약조치를 추진했다. 노동자에게 노동시간연장을 요구하고, 물자분배를 삭감하여 경제를 구해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 정책은 경제를 진흥시키는 작용을 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오히려 민중의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강화시키고, 사회의 불만이 점점 누적되면서 결국 체제의 붕괴를 불러왔다.

소련과 유사하게, 중국도 현재 재정압력과 내부갈등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대규모의 사회기반시설건설과 소비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구하고자 시도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과거 수십년의 고속성장은 수출과 부동산시장의 확장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이들 엔진이 정체되자 국내소비부족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소련이 후기에 과도하게 자원수출에 의존했던 상황과 동일하다. 글로벌시장의 수요가 하락하자 국내경제는 동력을 잃어버린다. 일찌감치 리커창(李克强)이 총리로 있던 시기에 중국정부는 지출절약을 제기했다. 이는 '전소련함정'에 빠진 후의 초조함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얼마전, 어떤 지방정부는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잡과매철(砸鍋賣鐵, 솥을 깨트려 쇠로 판매한다)'을 하자고 얘기하여 추가로 중국이 이미 전소련의 전철을 밟고 있음을 실증했다.

중국이 소련과 유사한 또 다른 현상은 젊은 세대의 무력감이다. 소련해체전의 사회분위기는 미래에 대한 초초와 불안으로 충만했다. 젊은이들은 의미없는 경쟁에 빠졌고, 결국 소극적인 대응이나 체제를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중국의 젊은이들도 현재 유사한 곤경을 겪고 있다. 이런 상태를 당금 중국사회는 "탕핑(躺平)"현상이라고 한다. 많은 젊은이들은 교육배경이건 능력이건 그 무엇도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사회제도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런 "탕핑"은 보통민중들 사이에서 존재할 뿐아니라, 중하층 관료들에게도 만연하다는 것이다. 일부 중하급관료는 실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 직무태만을 선택한다. 이는 정부가 하층에서 효과적으로 운용되지 못하게 만든다. 나아가 민중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 약화시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젊은이들의 정치참여도가 극히 낮다. 그들은 제도에 대한 신뢰가 매우 부족하다. 이런 현상은 소련해체전기의 사회정서와 극히 유사하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지 사이에 태어난 중국의 '범90후'세대는 중국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던 시기에 자란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비교적 높은 교육수준을 지녔지만, 극히 제한된 취업기회와 집값압력에 부닥치게 된다. 미래에는 노인부양과 자녀양육의 이중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런 환경하에서, 젊은이들은 주의력을 인터넷으로 돌려, 영상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따. 이런 현상은 소련해체전 사회의 오락화와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다.

주목할 점은 실업문제는 경제의 안정을 위협할 뿐아니라, 정치체제의 기반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록 현재 젊은이들은 정치체제에 대한 저항이 비교적 소극적이지만,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이다. 역사상 많은 동란과 혁명의 도화선은 바로 실업과 경제곤경으로 인해 일어났다. 만일 정부가 민생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젊은이들은 아마도 불만정서를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로 전환시킬 것이고, 이는 사회동란의 역량이 될 것이다. 중국사회의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젊은세대는 부득이 갈수록 많은 사회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게 되었다. 이런 부담은 아마도 그들의 인내심과 믿음을 무너뜨려버릴 것이다. 만일 중국이 젊은세대에게 충분한 기회와 출로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렇게 누적된 불만정서는 결국 유사한 사회동란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의문의 여지없이, 오늘날의 중국은 심각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했다. 이들 도전은 경제성장완화의 문제만이 아니고, 전체사회구조와 정치체제의 안정성에 관련된다. 소련의 붕괴는 현재 중국에게 하나의 경고이다. 정부가 경제와 민생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사회의 불만정서는 최종적으로 정치제도에 대한 도전으로 전환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전소련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인지 중국이 앞으로 관건적인 시험에 들어섰다. 이는 '대수만관(大水漫灌)'의 방식으로 주식시장을 끌어올린다고 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