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자유아주전대(自由亞洲電臺)
금년 10월 1일, 중공건정75주년을 맞이하여, 당국은 크게 축하행사를 했다. 당매체는 전후로 두 차례에 걸쳐 76개 국가, 정부요인의 축전을 실었다. 그중 대다수는 제3세계국가이고, 서방국가는 아주 적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처음으로 미국정부 혹은 정부유인의 축전이 빠진 것이다. 이건 예년과 크게 다른 점이다.
이전에, 미국대통령과 국무장관은 통상 9월말에 즉 중국 국경절전날 중국정부 혹은 지도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예를 들어, 바이든정부, 블링컨 국무장관은 2021, 2022, 2023년에 연속 3년간 베이징에 축하의 뜻을 전달했는데, 금년에는 하지 않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돌연 침묵을 지켰다.
다만 국경절이 지난 후, 두 건의 괴이한 일이 벌어진다.
첫째, 10월 2일,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은 성명을 발표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화인민공화국 75주년 국경절을 맞이하여, 아메리카합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인민에게 축하를 표시한다." 그 뜻은 중국인민에 대한 축하이지 중국정부에 대한 것이 아니다. 고의로 10월 1일이후를 택했으니, 그 의미가 오묘하다. 미국측은 아마 개략 알고 있을 것이다. 중국당국의 소위 국경절(國慶節)은 많은 중국민중의 마음 속에 "국상일(國殤日)"이라는 것을.
둘째, 10월 5일, 국경절이 4일 지난 후, 중공당매체 신화사는 돌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도한다:
"외교부대변인은 5일 미국대통령 바이든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국경절축하인사에 관한 질문에 답하였다. 어떤 기자가 물었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많은 국가, 정당지도자 및 국제조직책임지가 속속 중공중앙총서기, 국가주석 시진핑에게 축전을 보내거나 서신을 보내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5주년을 열렬히 축하했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중국측에 축하인사를 전했는가?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미국대통령 바이든은 국가주석 시진핑에게 축전을 보내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5주년을 축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축전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5주년을 맞이하여, 본인은 미국인민을 대표하여 당신과 중국인민에게 축하를 표시하며, 가장 아름다춘 축원을 보낸다고 하였다."
이건 확실히 베이징이 스스로 설계한 정부대변인과 관방기자간의 자문자답식의 연출이다. 중국측이 이런 소식을 내보내는 것은 바이든이 시진핑에게 국경절 축전을 보냈다는 내용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궤이한 점은 미국측에서는 백악관 공식웹사이트를 포함하여 바이든이 이런 축전을 보냈따는 내용이 전혀 없다. 중국당국이 공공연히 조작한 것인가? 아니면 사적으로 미국측과 소통하여, 어떤 묵계를 달성한 것인가?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시진핑당국은 왜 이렇게 미국의 축전에 신경쓸까? 베이징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이미 공산중국을 최대의 위협 내지 최대의 적으로 규정했다. 미국정부는 대통령부터 국무장관에 이르기까지 처음으로 중공에 국경절축하인사를 전하지 않았다. 이는 정식으로 그런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기실 시진핑 본인에 있어서, 미국정부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는 개의치 않는다. 심지어 미국정부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도 개의치 않는다. 그가 더욱 신경쓰는 것은 미국정부의 그 본인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역대 중공지도자들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은 모두 세계의 최대 수퍼강국 미국의 지지를 신경썼다. 미국의 국사방문을 끌어낼 수 있는지는 역대이래로 그들이 미국측과 교섭한 중요한 의제였다. 만일 국사방문을 이끌어낼 수 없으면 차선책으로 업무방문의 명목이라고 요구했다; 그것도 안되면 부득이 캠프회담이라도 요청했다. 기실 이는 격을 낮춘 비정식회담이다.
미국정부가 중국지도자를 접대하느냐 여부는 중공당내에서 은연중에 미국정부가 이 중국지도자를 인정하느냐를 대표한다. 시진핑은 반미, 반서방을 외치지만, 장쩌민, 후진타오의 심병(心病)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년 7월, 중공이 20기 3중전회를 개최한 후, 시진핑의 권력이 약화되고, 특히 군권을 잃었다는 소식이 국내외에서 속속 나왔다. 이러한 때, 시진핑은 미국의 지지가 더욱 필요해진 것이다. 이를 통해 그의 당내, 군내에서 대폭 하락된 권위와 권력을 끌어올리고 싶은 것이다.
다만, 이러한 때, 미국정부는 정반대의 선택을 해버린 것이다. 미국정보에 민감성과 정확성의 정도를 감안하면, 미국은 이미 중남해 내부의 미묘한 상황변화를 알아차린 듯하다. 국가안보보좌관 설리번을 베이징으로 보내어 군사위부주석 장여우샤를 찍어서 만나 허실을 탐지했는데, 이는 미국측의 동작중 하나이다. 중국국경절에 미국의 정부요인이 처음으로 축하의 뜻을 표시하지 않고 침묵한 것은 두번째 동작이다. 시진핑파에 이용되기를 피하고, 시진핑의 권력을 뒷받침해주는 것을 피한 것이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공당내에 오래 지속되고 수시로 악화하는 권력투쟁에서 미국측은 도대체 어느 파를 지지하는 것일까? 답은 이러하다. 미국측이 지지할 수 있거나 지지하는 쪽은 절대로 시진핑 혹은 시진핑일파가 아니다. 오히려 상대로 이성적인 반시진핑파이다. 미국정부요인의 축전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보여주는 것은 바로 3중전회이후 시진핑의 권력이 쇠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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