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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외국의 중국관

중국에서의 생존법칙

by 중은우시 2006. 11. 29.

작자: 중국에 사는 어느 미국인

 

중국에서 생활하게 되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우리가 자라면서 습득한 많은 서방사회의 규칙은 적용되지 않는다.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고, 도로는 무단횡단하며, 안전벨트는 매지 않고,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우고, 심지어 대놓고 욕을 해도 한대 얻어맞을 염려는 없다. 하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나는 이제 완전히 중국특색의 라오와이(老外, 중국에서는 성앞에 老, 少를 붙여서 상대방을 호칭하는데, 외국인을 노외라고 보통 부른다)가 되었다.

 

내가 중국에서 10년간 생활하고 난 다음에, 형님이 미국에서 상해로 나를 보러 오셨다. 그 날, 우리는 함께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곳곳이 사람이고, 쓰레기이고, 오물이었다. 상해의 날씨는 정말 엉망이었다. 그러나, 나의 형님은 신기한 곳에 온 것처럼, 아주 감격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이곳, 저곳을 구경했다. 나중에 나는 주의를 기울인 끝에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사람이 많은데서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는 너무 예의를 차렸던 것이다. 계속 다른 사람에게 먼저가라고 양보하는데, 결국은 밀려서 한쪽 귀퉁이로 떼밀리곤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그를 봐주지 않았다. 그들은 늘 하던대로 밀어부쳤다. 사람들 틈을 뚫고 지나가면서, 그들은 기본적으로 길을 양보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았다.

 

분명히, 형님은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아직 아무도 이 곳의 생존법칙을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어찌 나의 친 혈육이 이렇게 학대받는 것을 두 눈 뜨고 볼 수 있겠는가? 여기는 중국이다. 그도 여기서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도 더욱 강인해 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도 주위의 환경을 자기가 콘트롤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커피숍에 들어가 앉아서, 내가 그에게 중국에서의 생존법칙을 전수해주었다. 말하다보니 모두 9가지의 행동준칙이 되었다.

 

첫째, 길을 걸을 때는 직선으로 똑바로 걸어라. 전후좌우에 사람이 있던 없던 신경쓰지 말라. 물러서지 말고, 피하지도 말라.

 

둘째, 앞에 노인이 길을 막고 있으면, 직접 팔로 밀치고 나가라. 젊고 힘센 사람은 그냥 힘으로 밀고 나가면 된다.

 

셋째, 눈빛을 강하게 하여라. 천주교인의 원죄의식을 눈빛에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일 못하겠으면, 아예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지 말라. 그러면 상대방이 너의 연약함을 금방 눈치채게 될 것이다.

 

넷째, 만일 어떤 사람이 고마운 일을 해주더라도, 절대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지 말라. 심지어 인정하지도 말라.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면 된다. 사실, 그저 한번 매섭게 째려보아주면 그만이다.

 

다섯째, 길을 건널때, 옆에 사람을 확보해라. 이렇게 하면, 만의 하나 정차하지 못하는 차량이 밀고 오더라도 완충역할을 그가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도로를 무단횡단할 때, 호루라기를 부는 아줌마 아저씨는 신경쓰지 말라.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들의 업무는 네가 길을 잘 건너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고, 네가 지각해서 보스에게 혼나게 하려는 것이다.

 

일곱째, 지하철을 탈 때, 너는 이렇게 해야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간 다음 다리를 벌리고 출구를 가로막는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네가 내리기 편하다. 다른 사람이 내릴 때는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여덟째, 기억해야 할 것은 상식적인 선에서 도로위의 자동차들의 행태를 짐작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다음에 무슨 짓을 할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아홉째, 길가를 걸어갈 때,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오면, 피할 필요가 없다. 나를 믿어라, 내가 말한 것이 틀림없다. 너는 네 갈길을 가면 되고, 그들을 신경써줄 필요는 없다.

 

행동준칙을 다 말해주고, 커피도 다 마셨다. 우리는 계속 구경하기로 하였다. 이번에는 형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았다. 그는 아주 노련하게 행동했다. 마치 여러 해동안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봐라. 한 여자가 그의 앞길을 막았는데, 그는 그대로 앞으로 갔고, 그 여자가 한켠으로 밀려나지 않는가? 그래도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