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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정치

리커창(李克强)은 왜 반드시 죽어야만 했을까?

by 중은우시 2023. 11. 7.

글: 호도도(弧度度)

 

어떤 사람은 중공당내에 좋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말한다.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왜 리펑(李鵬), 장쩌민(江澤民)이 죽었을 때는 그렇게 많은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길거리로 나와서 꽃을 바치면서 추모하지 않았을까? 인터넷이 날로 보급되고 발전하면서 중국에는 깨달은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민심의 향방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이 죽으면 사람들이 꽃을 바치고, 어떤 사람이 죽으면 사람들은 폭죽을 쏜다.

 

어떤 사람은 리커창이 아무런 업적도 내지 못했다고 비난한다. 시진핑이 헌법을 고치고 연임하는 것도 막지 못했다고 비난한다. 그건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 다만, 후야오방(胡耀邦), 자오쯔양(趙紫陽)이 대거 개혁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등소평(鄧小平)이 기꺼이 막후에 머물러 있으면서 일부 권력을 위임해주었기 때문이다;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가 개혁개방의 업적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주로 장쩌민, 후진타오(胡錦濤)가 권력을 탐하는 야심이 없었기 때문이고, 각종 "조장"을 만들어 정무계통의 권력을 허수아비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커창이 재임했을 때 국무원계통의 권력은 완전히 허수아비가 되었다. 게다가 중앙기율검사위, 정법위, 경관위, 발개위등 중요한 권력부문은 시진핑의 사람들이 완전히 장악했다. 이런 상황하에서 리커창이 무엇을 가지고 시진핑에 대항할 수 있었겠는가? 이홍장(李鴻章)은 완고파의 대일선전포고를 막을 수가 없었고, 서태후의 팔국연합군에 대한 선전포고도 막을 수가 없었다. 유소기(劉少奇), 임표(林彪), 팽덕회(彭德懷)등 강자들도 모택동(毛澤東)이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시진핑은 모택동에게 배워서 그를 넘어서겠다고 뜻을 세웠다. 오천년동안 나타나기 힘든 세기의 강자이자 위대한 지도자가 되어, 당정군의 대권을 모조리 장악하고 대소사를 모조리 직접 배치하고 지휘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침대 곁에서 누군가 단잠을 자도록 놔둘 수 있겠는가? 리커창은 심지어 하층민중들에게 노점을 차려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시진핑의 일당들에게 완전히 제지당했다. 그가 내놓은 효과적인 건의를 누가 들으려 했는가? 그는 온갖 방법을 써서 뜻밖의 재난을 막으려 했다. 만일 그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반항했다면 더 빨리 죽지 않았겠는가.

 

다만, 그는 결국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기이하게 죽었다. 이것은 그가 결국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약간의 항쟁을 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자그마한 반항마저도 시진핑은 불충으로 본 것이다. 시진핑의 역행조치는 민중의 분노를 더욱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갈수록 이상해져서 더 이상 여하한 반대의 목소리나 잠재적인 '위협'을 용납하지 못하게 되었다.

 

시진핑이 자신만만하게 전세계에 "14억인민이 가난을 벗어나 소강(小康)을 향하며 공동부유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할 때, 리커창은 기자회견에서 "6억명은 한달 수입이 1천위안도 되지 않고, 9억명은 1달 수입이 2천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진실한 수치를 언급했다. 이건 날벼락이나 다름이 없었고, 전세계에 금방 알려지며, 누군가의 체면을 구겼다. 리총리가 이렇게 말하는 동영상이 미친 듯이 퍼져나갈 때, 중국은 사상유례없는 만마제암(萬馬齊暗)의 지암시각(至暗時刻)을 맞았다. 당시 필자는 이렇게 탄식한 바 있다: "오직 총리 본인만이 진실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민간의 반대인사들은 이미 모조리 제거되어 일찌감치 거의 모조리 소멸되었다." 그러나 네가 감히 위대한 지도자의 체면을 구겨버린다면, 위대한 지도자는 너의 역할을 없애버릴 것이다. 마치 예전에 유소기가 모택동에게 "사람이 사람을 먹는 상황이 되면(人相食), 당신과 나는 결국 사서에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라고 말하여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 원인이 되었던 것처럼.

 

이어서 리커창의 또 다른 발언이 시진핑을 분노하게 만든다. 시진핑은 헌법수정에 성공하고, 연임의 장애를 제거했다. 그러나 그가 소매를 떨치고 힘을 내려고 하면서, 개인숭배를 대거 시작하며 문혁의 "계급투쟁을 강(綱)으로 한다"는 노선으로 돌아가려하며, 중국을 빅북한으로 만들려고 할 때, 리커창은 "장강, 황하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개혁개방은 중지할 수 없다"는 말을 해버린다. 20대이전의 베이다이허회의이후 시진핑은 북상하여 "국진민퇴(國進民退)"를 얘기하면서, 전면적으로 계획경제로 돌아가려고 할 때, 리커창은 선전으로 남하하여 등소평동상을 배알하면서, 개혁개방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렇게 되자 두 사람의 의견차이와 갈등은 더 이상 봉합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대회의에서 리커창은 "연임에 반대"한다는 서면발언을 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분노한 시진핑에 의해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가로막힌 뒤 침을 튀기면서 마구 쏟아붓는 민간의 욕설을 모조리 들어야 했다고 한다....

 

결국, 절대권력을 장악한 시진핑은 가볍게 아무런 실권이 없는 리총리를 제거했고, 왕치산(王岐山), 쩡칭홍(曾慶紅)등과 유사하게 리커창은 반항할 실력이나 자본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아무도 모택동을 제지할 수 없었던 것처럼, 아무도 시진핑을 제지할 수 없었다. 네가 정말 살고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면.

 

20대이전에 민간에서는 "시하리상(習下李上)"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는 다시 한번 시진핑의 질투와 원한을 불러일으켰다. 시진핑은 놀라면서도 암중으로 반드시 잠재적인 경쟁자를 제거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만들었다. 독재자는 절대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 반대로 항상 상대방을 제거해야 자신이 더욱 안전해진다고 여긴다. 숭정제는 나무에 목을 매는 순간까지도 여전히 "죄는 짐에게 있지 않고, 여러 신하들이 나를 잘못 이끈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역사는 공정하게 심판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는 일목요연하다.

 

바로 이런 "산우욕래풍만루(山雨欲來風滿樓), 흑운압성성욕최(黑雲壓城城欲摧)"의 대배경하에서, 리커창은 퇴임할 때 도대체 어떤 신경을 건드린 것인지, 아마도 후진타오가 20대 회의장에서 쫓겨나는데 자극을 받은 것인지 소우주가 대폭발하는 것처럼 허공에 대고,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정말 하늘에 눈이 있다!"는 것과 같은 스스로 도발하고 화를 불러오는 말을 내뱉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늘에 눈이 있다(蒼天有眼)"는 것이다. 이건 도대체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만백성이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것과 같이 하늘까지도 재난이 가득한 인간세상을 그냥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하늘마저도 간여해서 모종의 징벌을 내릴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에서 다시 이전에 이미 '암'을 앓고 있다는 소문이라든지, 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이 돌연 체포된 것이라든지, 시진핑의 의료보건팀이 해체되었다는 소식등을 종합해보면 리커창의 말에 다른 의미가 숨어있지는 않았을까?

 

만일 리커창의 말에 숨은 의미를 우리같은 사람들은 포착하지 못하였지만, 똑똑한 체제내의 인물들의 눈을 벗어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리커창에 대하여 뼛속까지 미워할 것이고, 이를 갈았을 것이다. 제거해야만 시원할 정도로.

 

처음에 반항할 수 있을 때는 리커창, 쩡칭홍, 왕치산등이 연합하여 반격하지 않았다. 시진핑의 지휘봉을 따라 서로 공격하고 내부투쟁을 벌였다. 그들 각자의 실력이 모조리 토벌된 후, 돌연 되돌아 반항을 생각해볼 때는 이미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져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은 우리같은 일반백성들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도마위에 올라간 물고기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중공내부의 투쟁역사는 피비린내나고 잔혹했고, 듣기에는 더러운 오물의 역사이다. 약육강식의 철칙에 따라 누구든지 약하면 먼저 먹힌다. 왕치산, 쩡칭홍과 비교하면, 리커창은 가장 약한 위치일 뿐아니라, 민간에서의 명성은 가장 좋고, 평판도 가장 높다. 그래서 그는 가장 먼저 희생당한 것이다. 이것은 투쟁철학과 철칙에 완전히 부합한다.

 

사람들이 리커창을 추모하는 것은 개략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다른 당의 지도자들과 비교하여, 리커창은 비교적 청명(淸明)한 인물이다;

 

둘째, 리커창의 약한 지위는 인민들의 무한한 동정을 불러일으켰다. 동시에 사람들은 역행조치를 하는 자에 대한 강대한 원한을 가지고 있다. 폭력이 무섭기는 하지만, 장기간의 고압적인 조치는 결국 반발을 불러올 뿐이다;

 

셋째, 사람들은 리커창의 비극에서 자신의 비극을 보았다. 대국의 운영을 책임지던 총리마저도 없애려면 바로 없앨 수 있다니. 우리같은 부추, 인광(人鑛)이야 어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겠는가. 

 

넷째, 개혁파와 문혁파의 사이에 나는 개혁개방파를 선택하겠다; 마귀와 정상인간에서 나는 정상인을 선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