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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스스로 노동자계급에 속한다고 확신하는가?

by 중은우시 2023. 6. 15.

글: 인멸지성(湮滅之城)

 

아동절이 금방 지나갔는데, 한 영상이 온라인에 널리 퍼졌다: 허난(河南)의 어느 지방에서 한 대학생이 집안이 가난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해야 해서 공사장으로 가서 철근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첫날 같은 공사장의 동료들에게 놀림을 당했다. 그들은 그를 속여서 철근 아래에서 작업하도록 시킨 것이다. 동료들은 그렇게 한 후에 떠나버였다. 결국 그 대학생은 철근 아래에 갇혀버리게 되었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서, 대학생은 구출되었다. 그리고 그를 놀린 3명의 동료들은 각각 1,000위안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건 순전히 노동자의 장난이다. 단지 장난이 너무 심했다. 왜냐하면, 당사자를 잠재적인 큰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기 대문이다. 만일 아무도 거기를 지나가지 않았다면, 만일 공사장이 연속 며칠간 작업을 쉰다면, 그리고 만일 극단적인 날씨를 만난다면, 혹은 공포와 긴장으로 대학생의 어떤 질병을 유발시킨다면,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어떤 사람은 우려한다. 현재는 대학입시와 대학졸업시즌이다. 올해 1,200만이 넘는 대학생 그리고 20%이상의 젊은이들이 실업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 대학생들의 출로는 어디에 있는가?

 

어떤 사람은 가슴아파한다. 지금 사람들은 이미 서로가 서로를 해치는 사회에 놓여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사회적약자이자 피해자인 노동자들마저도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 대학생들은 편하게 살아와서, 가장 기본적인 상식과 경험조차도 갖추지 못했다. 그들에게 약간 고생하도록 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더더욱 어떤 사람은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이는 분명히 대학생의 몸값이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들 집단은 이제 내권(內卷, 내부소모)에 빠져서, 냉혹한 사회현실에 무정하게 짓밟히는 일족이 되었다.

 

등등....

 

그러나, 이 사건을 보면서, 나는 돌연 '간단'해 보이지만 아주 긴요한 곤혹에 빠져버렸다:

 

이들 공사장의 노동자들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노동자계급'인가? 노동자계급은 바로 프롤레타리아계급인가?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을 살펴보면 제1장 제1조에 명확히 나와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노동자계급이 영도하고, 공농연맹을 기초로 하는 인민민주독재의 사회주의국가이다."

 

중국공산당 당장의 총강에는 더욱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중국노동자계급의 선봉대이다.

 

이를 보면, 노동자계급은 대단하다. 그들은 선진사회생산력의 대표이다. 믿기지 않는다면, <등소평문선> 제2권 136페이지를 펼쳐보라:

 

"노동자계급의 가장 중요한 특징의 하나는 바로 사회화된 대생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각오(覺悟)가 가장 높고, 기율성이 가장 강하다. 현시대의 경제진보와 사회정치진보에서 영도역할을 할 수 있다."

 

각오가 가장 높다고? 영도역할을 한다고? 그러나 사회에서 많은 농민공, 즉 기본적으로 위 사건에 나오는 노동자들은 어떻게 보더라도 당금중국에서 각오가 가장 높은 류의 사람들은 아닌 것같고, 더더구나 영도계급이라고는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럼 그들이 아니란 말인가? 그럼 그들은 무엇인가?

 

연초에 귀국하여 동창들과 모임을 가졌던 때가 떠오른다. 한담을 나누는 중에 한 동창이 억지로 정의를 내려 나를 가리켜 확고하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프롤레타리아계급인데, 너는 아니다. 너는 엘리트계급이다."

 

나는 깜짝 놀랐다. 마치 일시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은 것같았다!

 

나는 정말 노동자계급에 속하지 않는단 말인가?

 

만일 속한다면, 우리같이 은퇴한 후 이미 더 이상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한량'인원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럼 나의 각오가 가장 높은가? 내가 영도역할을 하는가?.....

 

만일 속하지 않는다면, 나는 뭔가. 과연 '엘리트'일족인가?

 

급히 인터넷에서 엘리트에 관한 정의를 찾아보고, 하나하나 대조해 보았다:

 

60세가량의 연령? 부합하지 않는다. 단지 이 연령대는 아주 의문스럽다. 그대는 지금 20-50세가량의 엘리트들이 수두룩하게 많다는 것을 보지 못했는가?

 

남성? 부합한다. 다만 이건 그저 백분율이다. 지금 여성 '엘리트'가 기실 남성보다 더욱 성공하고 더욱 대단하다.

 

대학이상의 학력, 거기에 명문대학? 부합한다. 단지 지금 갈수록 많은 명문대학이 철저히 타락하고 있다. 후안강(胡鞍鋼), 진창룽(金燦榮), 천핑(陳平), 리이(李毅)같은 류는 사람들에게 멸시당하고 있다. 하물며 위의 사건에서의 대학생은 뭐란 말인가?

 

소그룹의 권세있는 사람? 확실하게 아니다.

 

비율이상의 재산, 특권, 정치권력 혹은 기능을 보유한다? 약간의 기능은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건 확실히 '지난 일'이다. 그외에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다른 유형의 사람들과 비교하여 가장 좋은 혹은 가장 강대한 사람 혹은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주관적인 자아인정은 어떻게 검증한단 말인가? 조직이라는 것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정치, 군사, 기업배경과 인맥? 같이 놀고 밥먹는 친구를 제외하고 일찌기 같이 골목에서 뛰놀았던 동창이나 소꿉친구를 제외하면 원래 알고 있던 몇 사람들도(나는 알고 있지만, 그도 나를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일찌감치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

 

이렇게 대조해보니 실망하고 기운이 빠진다. 

 

만일 '노동자계급'과 '엘리트'에 모두 속하지 않는다면 나는 도대체 어디에 속한단 말인가?

 

오호!

 

마르크스주의이론에 따르면, 노동자계급(working class)는 바로 무산계급(Proletariat)이다. 노동력을 팔아서(체력과 지력포함), 생산자료를 갖지 않고, 노동성과의 대부분을 자산계급(부르조아계급)에 착취당하며, 사회를 위해 주요부를 창조하는 사람으로 구성된 계층이다. 그중에는 대부분의 체력 및 지력노동자(화이트칼라)를 포함한다.

 

기업소유권과 타인노동에서 생계를 얻고 심지어 이익을 얻는 사람은 자연히 무산계급에서 제외된다. 단지 만일 '사유제'가 만악의 근원이고 '사유재산'은 신성불가침이 아니라는 논리라면, 오늘날의 중국은 어찌 그런 사람들의 존재를 용인할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말하다보니, 노동자계급에 들어가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중국의 전통문화는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

 

맹자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유항산자유항심(有恒産者有恒心), 무항산자무항심(無恒産者無恒心). 구무항싱(苟無恒心), 방벽사치(放辟邪侈), 무불위이(無不爲已)

(일정한 산업이 있어야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일정한 산업이 없으면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없다. 안정된 마음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사악하고 사치스러운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무산계급은 자연히 무항산자에 속한다. 무항산자가 영도하다니, 혼란스러워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마침내 당금 사회의 난상의 근원을 알았다.

 

그리고, 이는 바로 설명해준다: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중국전통문화는 근본적으로 서로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중국인들의 모호한 인식을 바르게 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이런 정의를 내려주었다: 중국의 노동자계급은 노동자, 지식분자, 공유제기업의 경영관리자와 기관간부등을 포함한 통일적인 집단이다. 

 

확실히 중국특색을 지녔다.

 

신시대에 노동자들은 다시 전통노동자와 신노동자로 나뉜다.

 

소위 전통노동자는 바로 전통적인 국유기업의 노동자들이다. 초기의 인상에서 그들은 강철노동자, 방직노동자, 석유노동자 및 기계제조노동자등등이었다. 그들은 무산계급의 선명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규모생산에 종사하고 그들은 사회주의교육을 받은 후, 공장을 집으로 알고, 선명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유화의 반대역량이다. 다만 그들은 자산계급과 투쟁한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당의 말을 듣고, 당을 따른다. 그들은 중국의 영도계급이다.

 

그러나 이어서,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 퇴직? 실업? 질병에 고통받는다? 생활수준이 극히 낮다? 자연히 소멸했다?

 

하물며, 민영기업의 경영자들은? 대량의 농민공은?

 

이를 보면 노동자계급의 성분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동자계급에 속하도록 해놓은 기관간부는 당연히 각급 당조직을 포함한다. 그들은 사회에서 어떤 노동에 종사하는가? 그들은 전체사회를 위해 어떤 가치를 창조하는가?

 

만일 개혁개방후 기업공장장책임제가 회복되면서, 공장장, 사장 및 기타 고위관리인원등 기업경영진도 노동자계급의 일부분이라고 한다면. 그렇다면, 1990년대 '쌍궤제'의 '감원으로 효율증가'시킨다는 명목으로 '주보분리(主輔分離)', '내퇴(內退)' '매단(買斷, buy out)' '퇴양(退養)' '퇴직(退職)' '거가(居家)' '하강(下崗)'등을 당한 인원은 또 어디에 속한다고 해야 하는가?

 

알아야 할 것은 은퇴노동자만 하더라도 수가 수천만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 농촌의 향진기업이 급속히 발전했고, 인구가 급속히 비농업분야로 이전하고 있다. 지금 중국의 농민공집단의 총수는 이미 3억에 가깝다. 그중 절반이상은 도시로 들어왔다.

 

소위 신노동자는 까놓고 말해서 농민공이다.

 

이들은 이미 노동자계급의 주체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중국을 이들 집단이 영도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분석하면 할수록 모호해진다.

 

전통노동자중에서 은퇴노동자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현상과 이전의 '고용주'였던 기업간에 갈등과 불공정이 충만하다.

 

신노동자중에서 대량의 1세대 농민공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서 노년을 보내겠다는 꿈이 이미 깨진지 오래이다. 그들은 도시에 융합해 들어갈 수도 없고, 다시 농촌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소위 조화사회의 '배우고 싶으면 가르쳐주고, 일하고 싶으면 얻을 수 있고, 병이 들면 치료받을 수 있고, 나이가 들면 양로할 수 있고, 거주해야하면 주택이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천방야담(天方夜譚)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생 차례가 되었다. 이건 현재 무산자화하는 집단이다. 생존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원래 주로 각종 '화이트칼라'와 전문기술자로 구성되어있던 중산계층이 현재 와해되고 있다. 부유계층과 빈곤계층의 사이에서 모순과 충돌을 완충하는 층이 현재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예견해볼 수 있다. 그들중 대부분은 하층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것이 혹시 현재 통치자가 바라는 바인가?

 

저명한 작가 오사(吳思) 선생은 진나라가 군현을 설립한 이래의 중국사회를 '관가주의(官家主義)'라고 말한 바 있다. 소위 '관가'는 황제, 아문(衙門, 관청), 관리로 구성된 주체이다. 황제는 자연히 일언구정(一言九鼎)이다. 아문은 각 부문을 설립하여 각각의 직책을 가진다. 관리는 성숙되고 기정사실이 된 잠규칙을 운용한다.

 

그들의 모든 주체는 자신의 기반 자신의 이익, 자신의 자본을 가지고 있다. 그들 내부에서 어떻게 권력과 부를 나누고 쟁탈아든지간에 모두 '백성'들과는 무관하다. 왜냐하면 전체사회의 주도권은 시종 관가에 장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수천년간 일관되게 내려온 '관본위'이다.

 

'관가주의'는 사회역사형태를 주도했고, 당금사회제도를 주도한다.

 

그래서, '관가'는 무산계급이 아니다. 그들은 절대다수의 '백성'을 통치하는 소수의 집단이다. 그들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이 근접할 수 없는 '엘리트'인 것이다.

 

만일 '주진지법(周秦之法)'이전에 중국은 '분봉제'를 특징으로 하는 명실상부한 봉건사회였다고 한다면, 황제가 최대지주이고, 그가 형식적으로 영도하는 '상회'는 각각의 제후귀족들이 서로 다른 '상호'를 가지고 모두 자신의 영토, 자원, 군대, 정부, 세수와 재물을 갖는다. 그리고 세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시황이래로 원래 귀족으로 구성된 '상회'가 '독점회사'로 통일된 것이다. 각자의 '상호'도 폐지된다. 소주인들은 모조리 소멸한다. 원래의 영토, 자원, 군대, 정부, 세수와 재물은 모조리 통일된 중앙정부로 귀속된다. 모든 것은 황제가 결정한다. 누구도 자신의 영지를 자신의 가산으로 여길 수 없고, 세습도 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관가주의'이다. 회사이고 독점을 특징으로 한다.

 

이렇게 비교해보면, 약 100년전의 마르크스주의이론가인 부하린이 말한 것이 딱 들어맞는다: 일찌기 1929년, 부하린은 이렇게 예견한다: "오늘의 국가정권은 그저 거대한 역량을 가진 기업가회사이다. 그 영도자는 심지어 은행과 신디케이트사무실에서 오너지위를 자진 사람과 같다."

 

관가가 무산계급을 영도하고 나아가 강화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사회의 현상이다. 수천년간 그랬고,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자신의 계급위치를 살펴보자.

 

'서방'의 정의에 따르면,

 

노동자계급(working class)는 바로 노동계급(Labour class)이다. 체력노동과 공업직업에 종사하는 피고용자이다. 그들은 완전히 급여수입으로 생활한다. 보수는 급여나 월급을 기초로한 계약에 따르고, 그들은 블루칼라와 대다수의 핑크칼라(비서, 간호사, 육아, 매장판매, 보모, 청소등 여성직장인을 가리킴)를 포함한다.

 

광의적으로, 노동자계급은 공업화경제체의 거의 모든 노동인구를 포함한다. 그리고 비공업화경제체의 도시지구에 취업한 사람 혹은 농촌노동력을 포함한다.

 

단지 이 정의는 마르크스주의와 부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노동자가 무산은 아니고, 노동자계급도 무산계급과 동일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연구자에 따르면, 노동자계급의 지위는 주관적으로 노동자계급집단에 대한 자아인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사람들ㅇ느 자신의 '주관'과 '느낌'으로 자신의 사회계층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 일하기 편하다. 자신이 어떤 걸 좋아하면, 자신이 그것이라고 여기면 그만이다.

 

이렇게 하고나니 계급은 더 혼란스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