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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송)

1271년의 천주(泉州): 한 이탈리아상인의 견문록

by 중은우시 2023. 6. 12.

글: Jacob D'Ancona

(아래 글은 그가 1271년 남송의 천주를 방문하고 쓴 <빛의 도시(City of Light)>의 내용임)

 

하나님의 보우하에 우리는 중국(Sinim)의 영토에 이르러, 자동성(刺桐城)에 도착했다. 이 지역은 현지사람들은 "천주(泉州)"라고 불렀고, 남다른 도시였다. 아주 큰 규모의 무역이 이루어지며, 만자국(蠻子國, 즉 남송을 가리킴)의 주요무역도시중 하나였다.

 

나는 나의 하인들과 배에 후추, 알로에, 단향목(檀香木), 장뇌(樟腦), 정선한 향수, 진귀한 옥석주보, 대추야자(海棗), 옷감등의 화물을 가득 싣고와서 상륙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해는 양(羊)의 해였다. 왜냐하면 만자인(蠻子人, 남송인)들이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다. 그들은 연도에 대하여 동물의 명칭을 부여해서 불렀다. 용의 해, 소의 해, 뱀의 해등등. 

 

길거리에는 많은 유등(油燈)과 횃불이 있어서, 저녁이 되면 이 도시는 특히 찬란했다. 아주 먼 곳까지도 볼 수가 있었다. 그 이유로, 사람들은 이 도시를 "빛의 도시(Hanmancicien)"라고 불렀다. 이곳은 아주 큰 항구로, 심지어 신가란(辛迦蘭, 광주를 가리킴)보다 컸다. 상선이 남지나해를 통해 이 곳으로 들어온다. 그 주위는 높은 산으로 둘라싸여 있고, 높은 산은 항구를 비바람으로 피할 수 있는 피풍항(避風港)이 되도록 해주었다. 

 

이곳의 강은 크고 넓었다. 도도하게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전체 강위에는 한척한척 놀라운 화물선들이 가득했다. 매년 수천척의 후추를 실은 큰배들이 이곳에서 화물을 싣고 내린다. 그외에 많은 다른 나라의 선박도 있어서, 다른 화물을 싣고 왔다. 우리가 도착한 그날 강위에는 최소한 15,000척의 배가 있었다. 어떤 것은 아랍에서 왔고, 어떤 것은 인도에서 왔으며, 어떤 것은 실론(Sailan)에서 왔고, 어떤 것은 자바(Java the Less)에서 왔다. 또 어떤 것은 북방의 아주 먼 나라에서 왔다. 예를 들어 북방의 타타르(Tatary),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온 배와 프랑크 기타 왕국의 배들도 있었다. 

 

확실히 이곳에서 보이는 큰 해선(海船), 삼외범선(三桅帆船)과 소형상산은 내가 이전에 그 어떤 항구에서 본 것보다도 많았다. 심지어 베니스보다 많았다. 그리고, 중국의 상선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선박이다. 어떤 것은 6층외간(桅杆), 4층갑판(甲板), 12장의 큰 돛(大帆)이 있고, 1000여명을 실을 수 있었다. 이들 선박은 기적처럼 정확한 항해노선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기하학자와 천문을 아는 사람들도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천연 나침반을 잘 다루는 사람도 있어서, 그것을 가지고, 육상세계의 끝까지 항로를 갈 수 있었다. 그들의 천부적인 재능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강둑에는 철문을 달고 있는 큰 창고들이 많이 있었다. 마치 수도원같았다. 상인들은 자신의 화물을 그 안에 보관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그들이 팔고자 하는 물건도 있었고, 그들이 구매한 물건도 있었다. 이곳은 아주 큰 무역도시이다. 상인들은 거액의 이윤을 얻을 수 있고, 자유국가의 도시이자 항구로서 모든 상인들은 각종 별도의 세금과 공과금의 납부를 면제받았다. 그러므로, 이 도시에는 중국의 각 지역에서 운송해온 상품들이 아주 풍부했다. 상급의 비단과 다른 물품이 있었는데, 그중 어떤 상품은 타타르가 사는 곳에서 온 것이다.

 

모든 상인들은 대형거래를 하건 소형거래를 하건, 모두 이 곳에서 돈을 벌 수 있었다. 이 도시는 시장이 놀라울 정도로 컸다. 이곳에서 너는 세계의 머나먼 곳에서 온 상품들을 찾을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현지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만들고 외국상인들에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비단과 다른 상급의 물품을 팔고, 우리에게서 향료, 훈료(薰料), 목재, 옷감과 기타 물품을 샀다. 그 결과 내가 말하는 것처럼 자동성에서는 사람들이 아라곤(Aragon) 혹은 베니스, 알렉산드리아(Alessandria), 플랑드르의 브루거(Bruge)등지에서 온 상인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흑인상인과 영국상인도 있었다.

 

자동성의 인구는 그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를 정도이다. 그러나 그들의 말에 따르면 20만이 넘는다. 베니스보다 크다. 하나님을 찬양하라. 실제로 이 도시의 거주지와 주위의 마을은 보기에 일체를 이룬다. 건축물의 수량은 아주 많아서, 서로 가까이 붙어 있다. 그리하여 도시사람과 시골사람이 섞여서 살고 있다. 마치 그들은 하나에 속하는 것처럼. 도시에서 사람들은 백여가지의 서로 다른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 거기의 사람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서 왔다. 그러므로, 만자인들 중에는 프랑크어와 사라센어에 능통한 사람들이 있다. 

 

확실히 도시에는 여러 종류의 기독교도들이 있다. 어떤 신도들은 유대인에 반대하는 선교를 한다. 그외에 사라센인, 유대인과 많은 다른 자신의 사원, 건물을 가진 신도들이 있다.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도시내의 각자의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곳에는 모든 인종이 개설한 여관이 있다. 우리 선박의 기독교도와 사라센인은 거기에서 자신이 머물 곳을 고르면 된다. 이 도시에서, 많은 프랑크인 및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이 도시의 여인들과 잤다. 우리는 길거리를 걸어가다가 쉽게 그런 후예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현지사람들은 그들을 arguni라고 불렀다. 우리가 사생아를 mamzerim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이 도시에서 이 도시의 여자들과 기독교도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바로 이런 arguni들 중에서 외국상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고른다. 그들은 만자어에도 능하면서, 프랑크어도 할 수 있기 대문이다. 그중에 이분리(李芬利)라는 사람이 있는데, 24살이다. 그는 우리가 이 도시에 머무르는 8일동안 우리를 계속 도와주었다. 두 눈을 빼면 그의 모양은 만자남자의 외모를 가졌다. 모친은 현지인이고 부친은 피사에서 온 Guglielmo라는 상인이다. 

 

그는 '빛의 도시'의 각 방면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도시내에서 출신이 고귀한 사람들은 그가 신분이 비천하다고 여기지만, 그는 우리에게 아주 잘 대해주었다. 부자들과 출신이 고귀한 사람들은 바닥에 끌리는 비단으로 만든 장포(長袍)를 이는다. 발에는 바닥이 높은 신발을 신는다. 이건 그들의 지위가 높다는 것을 드러낸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저 허리와 엉덩이를 가리는 짧은 옷을 입는다. 어떤 사람은 맨발로 걸어다닌다. 하나님 이들을 가련하게 여기소서. 

 

길거리에는 거지들도 많다. 나무판자위에서 자는 불쌍한 사람도 있고, 먹을 것과 돈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도시의 부자들과 귀족들은 돈을 그들의 소매 속에 넣고 다니면서, 돈을 지급할 때는 허리를 숙여서, 돈을 다른 사람의 소매속으로 넣어준다. 이것은 그들의 풍속이다. 그외에 그들은 길을 걸을 때 항상 부채를 들고 다닌다. 길을 걸을 때는 항상 오만한 모습을 한다. 혹은 그들이 말등에 탈 때는 안장을 항상 칠한다. 그들의 여자들은 작은 문이 달린 가마를 탄다. 가난한 사람들은 걸어다닌다. 

 

모든 곳에서 사람들은 상품을 휴대할 때, 대나무장대에 매단다. 그외에 많은 노새, 당나귀와 개가 있다. 사람들은 그 사이를 오간다. 혼란하고 시끄러운 장면은 실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 도시의 사방은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중 일부 성벽은 이미 무너졌다. 성문에는 성루가 있고, 모든 성문앞에는 시장이 있다. 그들은 성안의 서로 다른 구역에 서로 다른 직업과 수공업을 가진 사람들이 분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성문앞에는 비단시장이 있고, 저 성문의 앞에는 향료시장이 있다. 이 성문앞에는 소시장과 수레시장이 있고, 또 다른 성문앞에는 말시장이 있다. 이 성문의 입구에는 시골사람들이 도시사람들에게 곡식을 파는 시장이 있고, 다른 성문앞에는 여러 종류의 쌀시장이 있다. 이 성문앞에는 면양과 산양시장이 있고, 저쪽 성문앞에는 해산물과 민물생선시장이 있다. 다른 여러 성문앞도 마찬가지이다. 

 

확실히 이 도시는 부가 흘러넘친다. 심지어 각양각색의 시장도 있다. 생선시장의 물고기는 신선하고 맛있다. 물론 깨끗하지 못한 물고기도 있다; 고기시장에도 깨끗한 고기와 깨끗하지 않은 고기가 있다. 그리고 과일시장, 꽃시장, 포필(布匹)시장, 서적시장, 향료시장, 도자(陶瓷)시장, 주보(珠寶)시장이 있다. 이들 시장은 성벽의 안팎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이분리는 여러번 우리를 데리고 이들 시장으로 갔다. 우리가 거기에서 물건을 사기 편리하도록.

 

시장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자세히 물건을 고르는 것을 보았다. 이곳의 상품이 풍부한 정도는 전세세계의 사람들이 전혀 몰랐을 정도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원하는 모든 물건을 보았다. 그리고 각종 경로를 통하여 그것을 가졌다. 어떤 것은 선한 경로로, 어떤 것은 악한 경로로. 어떤 사람은 노동과 노력을 통하여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고, 또 다른 사람은 절도나 범죄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이곳의 상점수는 세계의 그 어느 도시의 상점보다 많다. 상점내에는 각양각색의 상품이 있다. 예를 들면, 향료, 비단, 주보, 술 그리고 유고(油膏)등. 모두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물품을 나는 모두 대량으로 구매했다. 거기에서 감기를 치료하는 약도 찾을 수 있고, 벌레를 퇴치하는 약도 살 수 있으며, 종기를 치료하는 한약도 살 수 있고, 부녀들이 눈을 염색하는 안료도 살 수 있다. 한 거리는 삼반가(三盤街, the Street of the Three Plates)라고 부르는데, 거기에서는 모두 비단을 팔았다. 종류는 200종이상이었다. 이런 방직기술은 사람들이 그저 기적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거리는 모두 금은기를 판다. 그중에는 사라센사람도 있고, 유대인도 있다. 한 거리는 전문적으로 약을 판다. 또 다른 거리는 모조리 점쟁이이다. 그들은 자신의 거주구역에 거주하지만, 전해듣기로 서로 적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도시의 모든 간선도로의 탑에는 시계가 걸려 있다. 모든 시계는 지키는 사람이 있다. 그는 동라(銅鑼)를 쳐서 시간을 알린다. 좁은 골목길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후 그들은 그들의 문자로 적어서 시간을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이곳은 우리와 같이, 통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들은 놀거리를 찾아서 각종 향락가로 간다. 하나님이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태양이 다시 떠오를 때도 여전히 사람으로 가득하다. 자동성의 사람들은 자신의 집 입구와 정원에 모두 등을 켠다. 그래서 도처에 등불이 있다. 그리하여 밤에 길을 가는 사람도 무수흔 등의 조명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전체 도시가 빛나고 곳곳에 등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