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전랑외교(戰狼外交)의 내재적 논리

중은우시 2023. 5. 10. 19:32

글: 오국광(吳國光)

 

5월 8일 캐나다는 중국외교관 자오웨이(趙巍)의 추방을 선언했다. 그는 베이징을 비판한 캐나다의원과 그 가족을 협박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몇 주 전에는, 중국의 주프랑스대사 루샤야((盧沙野)는 전소련국가의 주권지위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여 유럽각국의 분노를 산 바 있다. 루샤야는 최근 본국으로 소환되었다고 하며, 어떤 사람은 당국이 앞으로 그가 공개장소에 나타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 많은 사람들은 루샤야의 견해가 중국의 국가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만일 이 두 가지 견해를 모아보면 그것은 한가지 관점을 은연중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당국은 외교에서 국가이익을 아주 중시한다고.

 

일찌기 "행패부리는 발언"은 개인적인 승진을 노리고 하는 행위일 뿐 중국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추단했던 사람들의 대다수가 아마도 이런 전제를 취하는 것같다: 중국외교정책은 반드시 중국의 국가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그런데, 루샤야의 발언은 중국의 국가이익을 해쳤다. 그러므로, 그가 혼자서 내뱉은 말이고, 헛소리일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이전 글에서 그런 분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는 두 가지 원인을 들었다. 본문에서는 또 다른 두 가지 더욱 중요한 원인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외교전랑은 중공의 정권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중국당국의 외교정책은 반드시 중국의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결정된다는 가설은 성립하지 않는다. 필자는 이렇게 본다. 먼저 중국당국이 스스로 하는 말을 보자. 중국외교의 최고이익은 중국의 국가이익(national interests)가 아니라, 중국 당금정권의 정권이익(regime interests)이다. 

 

일찌기 후진타오시기에 당시 중공중앙판공실주임, 국무위원인 다이빙궈(戴秉國)는 국제교류과정에서 특별히 미국과 교섭할 때, 재삼 이 점을 강조한 바 있다. 2009년 7월, 다이빙궈는 워싱턴으로 가서 미중전략경제대화에 참여했는데, 그때 미국인들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해치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명확히 말했다: "중국의 핵심이익의 첫째는 기본제도와 국가안전을 보호하는 것이고, 다음은 국가주권과 영토완정이며, 셋째는 경제사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이다." 2010년, 다이빙궈는 관방신분으로 글을 발표해서 중국의 핵심이익을 추가로 설명했다: "첫째는 중국의 국체, 정체와 정치안정이다. 즉, 중국공산당의 영도, 사회주의제도, 중국특색사회주의도로이다. 둘째는 중국의 주권안전, 영토완정, 국가통일이다. 셋째는 중국경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본적인 보장이다. 이들 이익은 침범되거나 파괴될 수 없다."

 

시진핑이 취임한 이래, 여러번 "국가핵심이익"을 강조한 바 있다. 시진핑은 다이빙궈처럼 1,2,3의 소위 '핵심이익'을 열거하지는 않았고, "국가핵심이익을 마지노선으로 하여 국가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견지하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이 말은 2018년 6월 시진핑의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의 발언이다). 필자가 보기에, 시진핑이 비록 명확하게 '국가핵심이익'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않았지만, 기실 그는 이에 대한 범위를 더욱 집중시켰다. 그것은 바로, 국가주권, 안전, 발전이익이 중국의 국가핵심이익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이익보다 위에 또 무슨 이익이 그렇게 '핵심'이 될 수 있을까? 다이방궈의 이전의 발언을 종합하면 그것은 바로 "공산당영도, 사회주의제도, 중국특색사회주의도로"등이다. 즉 중국 현정권의 정권이익이다. 다이빙궈는 이 것들을 3가지 국가핵심이익의 첫번째로 언급했다. 보기에 시진핑은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본 것같다. 뒤의 2개를 '국가핵심이익'과 분리했고, 첫번째만 단독으로 중국의 국가핵심이익이라고 범위를 좁힌 것이다.

 

"외교전랑"이 출현하는 심층적인 논리는 필자가 보기에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의 현정권은 정권성격으로 볼 때 국제고아 내지 인류공적이다. 외교관이 그것을 보호하려면 할 수 없이 "투쟁해야 한다" 전랑의 모습을 하고 '울부짖어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번에 말한 외교전랑은 제도적 현상이라고 한 것이 바로 이런 의미이다.

 

전랑들이 중국현정권의 정권이익을 보호한다면, 당연히 현정권으로부터 칭찬과 상을 받게 될 것이다. 루샤야가 계속 승진한 것이나, 외부에서 욕을 얻어먹는 '전랑'들이 중국외교가에서 득의양양한 것은 바로 여기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만일 외교는 국가이익을 보호한다는 논리로 분석하면, 그건 교주고슬(膠柱鼓瑟)이 될 수밖에 없다.

 

독재정권의 국제사회에서의 '양면수법'

 

이렇게 말하는 것은 독재국가의 외교관은 국가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만일 명확하게 국가이익이 손해입는 경우라면 국가를 자악한 독재정권에도 도전이 된다. 문제는 첫째, 국가이익과 정권이익이 충돌할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시진핑의 그 말은 아주 명백하다:  "국가핵심이익을 마지노선으로 하여 국가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견지하여야 한다" 즉, 만일 국가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중공정권이익의 마지노선에 저촉된다면, 전자를 희생하여 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독재국가에서 무엇이 국가이익인지는 대체로 독재정권이 정하게 된다. 그 국가의 전체인민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독재정권은 여러 수법을 쓴다. "국가이익"의 범위에 있어서 민중의 인식을 미혹시키고, 기망하고 조종한다. 정권이익을 국가이익과 동등시하며 '국가핵심이익'이라고 정하게 된다. 이것이 그 중의 한가지 수법이다. 국제사회에서 독재정권은 마찬가지로 이 방면에서 여러가지 조작을 하게 된다. 단지 국제사회는 독재정권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조작의 난이도가 훨씬 크다.

 

 중국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략전쟁이라는 국제적 대사건에 대한 입장은 결국 근본을 따져보면, 중공정권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있다. 가장 먼저 중국의 국가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만일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푸틴정권은 붕괴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는 중공정권에 거대한 충격이다. 그래서, 중국은 차라리 천하의 금기를 어기더라도 푸틴을 지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첫째, 중국은 국제제재를 겁내고, 둘째, 푸틴은 전쟁에서 불리하다. 이런 상황하에서 중공은 절대로 푸틴과 함께 매장되기를 원치 않는다. 그리하여 평화창의등의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고아 혹은 인류공적이 국제사회에서 이익을 얻고, 붉은깃발이 쓰러지지 않도록 하고 심지어 세계를 주재하려고 하려면 반드시 양면수법을 써야만 한다.

 

루샤야가 공공연히 일찌기 전소련에 속했던 가맹공화국들이 독립한 이후의 주권국가지위를 부정한 것은 국제사회의 분노를 샀다.이는 중공이 계속하여 양면수법을 쓰는데 불리하다. 그리하여, 몇달을 끈 후에, 시진핑은 마침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이건 무엇을 위해서인가? 시진핑은 자신이 제왕처럼 존귀하다고 여긴다. 루샤야가 아무리 총애를 받더라도 황상이 그의 엉덩이까지 닦아주지는 않는다. 시진핑은 당과 국가의 이익을 위하여 이렇게 보완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래야 이 일에서 계속 양면수법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사 루샤야가 처벌을 받고, 강급되더라도, 기실 양면수법의 강화에 불과하다. 중국외교가 중대한 전환을 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정권이익이 제일이다. 이를 위하여 살야랑(撒野狼, 행패부리는 늑대)과 소면호(笑面虎, 웃는 호랑이)를 함께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점은 루샤야사건을 관찰하는데 적용할 수 있을 뿐아니라, 상당한 정도로 중국외교의 심층적인 내재적논리를 드러내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