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주한경(周漢卿)
필자는 한 블로거와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인의 일은 나와 무관하다. 중국인은 동정할 가치가 없다." "그는 과거에 중국인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인이 아니다."
그의 이런 견해는 해외에서 아주 보편적이다. 그들은 자신을 화인(華人)이지 중국인(中國人)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 일본인이 미국으로 이민갔다고 하여 일본인이 아니란 말인가? 한 러시아인이 미국으로 이민갔다고 하여 러시아인이 아니란 말인가? 한 한국인이 러시아로 이민갔다고 하여 러시아인이 되어버린단 말인가?
중국인, 일본인, 러시아인, 프랑스인, 영국인, 독일인, 한국인이 언제 국적으로 정해졌는가? 만일 국적으로 정해진다면, 일본인들은 왜 화인을 '중국로(中國佬)'라고 부르고, 조선후예를 "한국로(韓國佬)"라고 부르는가? 만일 국적으로 정해진다면, 홍콩은 중화인민공화국홍콩특별행정구라고 부르고, 대만은 중화민국이라 부르는데, 그들도 진정한 '중국인'이 아닌가. 그러나, 그들이 어찌 그것을 알겠는가?
화인들은 이렇게 이상하다. 아마 그것은 천하질서에서 민족국가를 만난 결과일 것이다.
동이,남만,서융,북적이 있고, 중간에 "화(華)"가 있다. '화인'의 국가를 '중국'이라고 부른다. 그게 몇 개의 국가이든. 하나도 좋고, 3개국도 좋고, 7개국도 좋고, 18개국도 좋고, 수백개국도 좋다. 이들 국가를 '중국'이라고 부른다. 사서에서는 구분을 위하여 다시 '중국'을 '중원지국(中原之國)', '중화지국(中華之國)', '중하지국(中夏之國)'으로 구분해놓았다.
중국이 파촉오월(巴蜀吳越)을 병합했을 때 파촉은 익주(益州)와 사천(四川)이 된다. 오월은 중국의 양주(揚州)와 강남(江南)이 된다. 원래의 그 중국은 이제 중원(中原)으로 바뀌었다. 다만 천하삼분때, 강남은 습관적으로 자신을 '오월'이라고 칭했고, 북방의 그 나라를 '중국'이라고 불렀다.
이치는 아주 간단하다. 일본이 에조(蝦夷)를 점령하고나서 에조는 간토(關東)가 되어 버렸다. 원래의 그 일본은 칸사이(關西)로 된다. 일본이 아이누를 점령했을 때, 그곳은 홋카이도(北海道)가 된다. 원래의 그 일본은 혼슈(本州)가 되고. 일본이 타이완, 유구(오키나와), 대만을 점령했을 때, 원래의 그 일본인들을 "화인(和人)"이 된다.
같은 이치로, 중국이 오월파촉백월(百越)을 점령했을 때, 원래의 그 중국은 '중원중주(中原中州)'로 되고, 그 식민지는 중국의 강소(江蘇), 절강(浙江), 사천(四川), 강서(江西), 호남(湖南), 복건(福建), 광동(廣東)이 되어버린다. 1945년 대만을 회수했을 때, 대만도 중국이 된다. 원래의 그 중국은 이제 "대륙(大陸)"이 되었다.
만청(滿淸)이 건립된 후, 원래의 중국인과 화인은 한인(漢人)이 된다. 만청은 자신을 '달로(韃虜)'라고 부르지 않았기 때문에, 만청은 명나라의 그들을 '중국인' 혹은 '화인'이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화인은 만청이 그들을 '한인'이라고 칭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화인은 여전히 자신을 화인과 중국인으로 불렀고, 그들은 전세계 어느 곳에 가서 살더라도 자신을 '화인'이라고 불렀다.
화이호한(華夷胡漢), Chinese를 천조(天朝)에서는 '한(漢)'이라고 칭했지만, 외국에서는 자신의 본명인 '화인(華人)'이라고 칭했다. Chinese는 중국에서는 한어(漢語)라고 부르지만, 외국에서는 화어(華語)라고 불렀다.
근대에 들어, 서방의 민족국가개념이 동방에 전래되었고, 일본, 한국은 민족국가를 건립한다. "화인(和人)"의 국가는 일본이라고 불렀고, 고려인(高麗人)들의 국가는 한국(韓國)이라고 불렀다. 화인과 일본, 고려와 조선은 같은 것이다. 비록 한자는 다르지만.
원래, 한족인(漢族人)의 국가를 중국이라고 불렀다. 한족인들이 바로 중국인과 화인이다. "한화조(漢和朝)"와 "중일한(中日韓)"으로 족명과 국명이 다른데, 이는 동아시아문화의 특색이다. 고대인들의 명(名)과 자(字)와 마찬가지이다. 제갈량과 공명, 왜구도 멋진 국명을 취하고자 하여 스스로를 '일본'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화인(華人)은 민족국가를 건립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912년의 그 중화민국은 청나라를 개편해서 만들어졌다. 중화민국은 여전히 만청의 국가구조와 정치구조를 답습한다. 즉, 중화민국은 여전히 '청국(淸國)'이라 할 수 있다.
현대중국이 청국과 같으므로, 화인(華人)은 중국인이 아니라는 개념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소위 '아편전쟁백년국치'라는 류의 이상한 개념도 나타난 것이다. 국민당의 이데올로기대로라면, 조선인, 대만인은 미국이 대일본제국을 무너뜨린 것을 욕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천하질서, 청국, 중국, 민족국가, 이 몇가지 개념이 교차하면서 현재의 이상한 중국이 탄생한다. 해외화인들이 현재 이 중화민족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아마 손중산도 몰랐을 것이다.
러시아족, 타이족, 조선족등 민족도 중국공민이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역사를 어떻게 중화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겠는가? 만일 그들의 역사인물도 중국인이라고 한다면, 그렇다면, 유비, 관우는 일본인 러시아인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현재 어느 국가에 중국계가 살지 않고 있단 말인가?
일본, 러시아에도 수백만의 화인(華人)이 있다. 그렇다고 하여 5천년 중화문화도 일본, 러시아의 민족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 몽골족은 러시아의 제2대민족이다. 그리고 러시아를 수백년간 통치한 바 있다. 그렇다고 징기스칸도 러시아의 민족영웅이고, 징기스칸도 러시아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민당은 중국인에게 애국하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당의 그 중국은 도대체 무엇을 가리키는가? 유명블로거도 모르고 있다. 유명블로거조차 모른다면, 13억 화인이라는 말도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필자는 지금까지 중국인을 공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현재의 그 '중국'과 '중국인'은 마치 '동방인' '소련인' '지구인'과 마찬가지의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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