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지빈(張智斌)
정찰풍선으로 일어난 미중간의 관계위기는 다시 한번 전세계로 하여금 중국의 외교적 약점이 어떻게 미국의 종합대응앞에 드러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러 해동안 베이징은 큰 바둑을 두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렇다면, 지금은 끝내기 단계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바둑은 초반부터 중반까지, 무엇을 보여주었는가? 정석도 둘 줄 모르고, 실리도 취할 줄 몰랐으며, 최대한 화려하게 두느라 실리는 전혀 챙기지 못했고, 그저 꼼수나 썼고, 선수를 두어야할 곳에서 후수를 뽑고, 엄청난 댓가를 치르면서도 외세는 그저 엉성할 뿐이다. 이것들도 다 괜찮다. 지금은 두 집조차 나기 힘들게 되었다. 대마의 사활이 문제가 되고, 게다가 초읽기까지 몰렸다. 악수가 연이어 두어지면서, 이 바둑은 도저히 더 두어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 아마 같은 편조차도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베이징이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은 실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2월 1일에는, <인민일보>에 평론글 <미중은 반드시 정확하게 함께 지낼 길을 찾아야 한다>이 올라왔고, 2월 2일에는 <인민일보>에 또 다시 평론글 <'탈동조화탈체인화'는 안된다. 합작을 심화하는 것이 출로이다>라는 글을 올렸으며, 2월 3일에는 <인민일보>에 다시 한번 평론글 <진영간의 대항은 앞날이 없다. 윈윈이 인심이 바라는 바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3편의 미중관계에 관한 평론글은 분명하게 2월 5일부터 6일까지의 미국국무장관 블링컨의 방중을 앞둔 밑작업이라는 것이 분명하고, 중국측의 미래 미중관계에 대한 희망이나 태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미국측에 대항을 포기하고, 협력윈윈을 추구한다는 신호와 우회적인 '떠보기'인 셈이다.
이 3개의 평론글이 베이징의 '성의'를 정말 포함하고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베이징 스스로 평론글에 나오는 말을 실천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말 뿐인지, 현재 중국의 경제와 기술이 모두 미국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하에서, <인민일보>가 이런 글을 발표한다는 것은 베이징의 입장에서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충분히 말이 되는 것이다. 다만 이런 시기에 미국의 상공을 침범한 정찰풍선은 또 무슨 의도를 드러내는가? 실로 이해하기가 곤란하다.
정찰풍선의 미국영공침입사건은 국제여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었고, 2월 3일 "중국무인기가 불가항력으로 미국영공에 잘못 진입한 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하여" 중국의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대변인이 말하기를, 그 비행정은 중국의 것이고 민용성격이고, 기상등을 과학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서풍대의 영향을 받고, 자체적인 통제능력상의 한계로 인하여 그 비행정은 중대하게 예정된 항로를 벗어났다. 중국측은 비행정이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잘못 진입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시한다. 중국측은 계속 미국측과 소통을 유지하면서, 이번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현상을 적절히 처리할 것이다."
베이징의 일관된 일처리방식을 생각하면, 필자는 중국외교부가 왜 두리뭉실하게 이 풍선을 '비행물체'라고 하였는지, 그리고 화사첨족식으로 '비행정'이라고 했는지 이상하게 생각된다. 나는 이전에 모든 국제적인 뉴스보도를 주목했다. 미국의 공식발언을 포함하여 모두 이것을 풍선(Balloon)이라고 말했다. 뉴스보도에서, 일부 국제매체는 "감시풍선(Suveillance Balloon)이라고 했고, 어떤 매체는 "정찰풍선(Spy Balloon)"이라고 했다. 다만, 모두 이것이 '비행정'이라고는 말한 바 없다. 비행물체중에서 풍선과 비행정은 구별되는 것이다. 비행정은 비행상태를 추진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있으나, 풍선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비행상태를 추진하고 통제하는 장치가 달린 비행물체가 타국영공을 침입했다는 것이고, 그 발생원인과 성격은 통제장치가 없이 주로 기류에 따라 흐르게 되는 풍선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두리뭉실하게 그것을 '비행물체'라고 칭함으로써 향후 변명할 여지를 더욱 많이 남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공역(空域)에 대한 관리는 극히 엄격한 규정이 있다. 여하한 비행물체도 행정부서의 심사허가를 받지 않으면 하늘로 올려보낼 수가 없다. 대형비행물체에 대하여(보도에 따르면, 풍선에 탑재된 설비와 태양광전지판은 약 2-3대 시내버스크기라고 한다), 만일 정말 외교부대변인이 말한대로 '서풍대의 영향을 받아, 그리고 통제능력이 한계가 있어, 그 비행정이 예정노선을 중대하게 벗어난 것"이라면, 국제 및 국내의 관련 항공법규에 따라, 통제가 상실되거나 상실될 위험이 있는 비행물체에 대하여 그 비행과 추락과정에 관련공역, 육지와 수역의 다른 비행물체, 인원, 차량, 재산 및 선박의 안전에 위험이 발생할 관련이 있으면, 마ㅣ땅히 주관공역관리부서에 적시에 통보해야 한다. 국제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 풍선은 계속하여 알류샨열도, 알래스카, 캐나다를 지나 미국대륙본토로 들어갔다. 이렇게 장기간의 통제상실기간동은 '책임있는 대국'이라는 중국은 당연히 관련국가에 경보를 통보했어야 한다. 다만, 베이징은 관련통보를 했는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상공을 표류하고, 콜롬비아공역에 침입한 두번째 풍선은 또 어찌된 일인가?
이것이 통제를 상실한 비행정이라면 누구도 언제 풍선이 터지면서 고도에서 하락 혹은 추락할지 알 수가 없다. 관련공역, 육지와 수역에 위협이 될 것이다. 베이징은 처리할 능력이 없는 상황하에서 미국이 자국영공내에서 풍선을 격추시킨 것은 안전을 위해 위험을 제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외교부가 "미국측이 중국무인비행정격추에 관하여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측은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여 민용무인비행정을 습격한 것에 강렬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한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중국외교부의 성명에 따르면, "중국측은 조사를 거친 후 여러번 미국측에 알렸다. 당해 비행정은 민용성격이며, 불가항력으로 미국영공에 진입했으며 완전히 사고상황이라고. 중국측은 미국측에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절제된 방식으로 적절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국방부대변인은 이 풍선은 지면인원과 군사 및 인신에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상황하에서, 미국측이 굳이 무력을 동원한 것은 명백하게 과도한 반응이며, 국제관례에 엄중하게 위반한다. 중국측은 굳건하게 관련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고, 동시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응을 할 권리를 유보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처럼 자신에게 불리한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말로는 강경하게 버티고 있다. 필요할 때는 잘못을 인정해야 대국의 존엄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억지로 체면을 지키려고 하다가는 훨씬 고생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중국의 외교부는 소위 '비행정'이 어느 기업의 것인지, 모두 몇 대를 띄웠는지, 어떤 설비를 탑재했는지, 원래의 예정노선은 어떠한지, 왜 장기간 노선을 중대하게 벗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들은 관련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굳건하게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어떤게 '정당'한 것인가. 어떻게 '보호'한단 말인가. 국제관례로 보면 외교부가 기억력이 있다면, 반드시 옛날 소련이 승객을 가득 태운 민간항공기까지 격추시킨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 대변인 탄커페이(譚克非)는 "미국측이 무력으로 중국민용무인비행정을 격추시킨것에 대한 담화발표"를 통해 외교부의 발언에 추가로 덧붙여 문제를 만들었다. "미국측이 무력으로 우리나라의 민용무인비행정을 공격한 것은 명백한 과도한 잔응이다. 우리는 미국측의 이런 조치에 대하여 엄중하게 항의하고, 필요한 수단을 써서 유사한 상황을 처리할 권리를 유보한다." 하하, 다음에 미군비행기와 전함이 타이완해협 혹은 남해에서 자유항해를 집행할 때 모두 중국이 어떻게 '필요한 수단을 써서 유사한 상황을 처리'하는지 보도록 하자.
중국 외교부의 관료들의 일처리는 총명하게 굴려다가 지나친 경우가 많다. 항상 깨처럼 작은 것을 수박처럼 부풀리고, 수박처럼 큰 것은 깨처럼 줄여버린다. 만일 이것이 정말 민용비행정이고 불가항력으로 침입한 사건이라면, 외부의 여론이 어떻게 평가하든지 간에 ,베이징은 그저 솔직하게 상대하고,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하면 되지, 굳이 화를 내면서 과격한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사실을 보여주면 원래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은 사건은 쉽게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이 풍선과 미중관계를 비교해보면 어느 것이 크고 어느 것이 작은 일인지 어느 것이 중요하고 어느 것이 가벼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분명한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손해볼 수 밖에 없는 일에서 억지로 자신이 맞다고 우기고 있다. 물러나야할 곳에서 굳이 머리를 쳐박고 드리밀고 있다. 그렇다면 네가 두는 그 바둑의 수는 떡수가 아닌가.
최근 몇년동안, 악명높은 전랑외교(戰狼外交)는 국제적으로 이미 여기저기서 두들겨맞는 과가노서(過街老鼠)가 되어 버렸다. 2022년 10월, 중국 주멘체스터총영사관은 총영사관밖에서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발과 주먹을 휘둘러, 국제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것은 멍완저우사건으로 일어난 '인질외교'위기, 체코상원의장 비스트르칠의 타이완방문 및 미국하원의장 펠로시의 타이완방문후 베이징의 강렬한 반응 및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후 베이징이 중러관계를 처리하는데서 취한 입장등 일련의 중대사건과 비교하면, 실로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들로 인하여 선명하게 대조되는 것은 타이완은 외교적으로 신축성있게 대응하면서 곳곳에서 주도권을 쥐고, 여기저기서 곤마들을 살려냄으로써, 원래 질 것이 분명했던 바둑을 다시 되살려내고 있다.
2022년말, 친강(秦剛)이 왕이(王毅)의 뒤를 이어 외교부장에 오른 후, 여론에서는 이번 임명이 베이징이 국제적으로 전랑외교로 인하여 나타난 나쁜 인상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여기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1개월여가 지났지만, 최근 베이징이 미국에서 새로 당선된 하원의장 매카시의 타이완방문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이번 정찰풍선침입사건에서 강력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정치체제의 원인과 이데올로기의 요소로 인하여, 베이징의 거친 외교스타일과 국제업무처리의 북한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베이징의 혼란한 외교어프로치는 중국의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장기간 부정적으로 만들 것이다. 중국은 이로 인하여 엄청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번 정찰풍선칩입사건은 아주 전형적인 사례이다. 중국외교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것은 불가항력으로 인한 우발적 사건이다. 그러나 베이징은 문제처리방식에서 완전히 정상적인 외교적인 일처리원칙을 벗어났고, 솔직하고 탄력있는 구제조치를 하지 않았다. 블링컨방중의 문제에서 미중양국은 다시 한번 대치상태에 들어갔고,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것은 성공적인 외교성과라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찰풍선침입사건후 블링큰은 왕이와 통화했고, 중국측에 이런 시기에 방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통보하며, 일단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후인 2월 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사실상, 미중쌍방은 모두 무슨 방문을 선포한 적이 없고, 미국측이 관련소식을 발표한 것은 미국 자신의 일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얼마전인 1월 17일, 외교부 대변인 왕원빈(汪文斌)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이미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중국은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을 환영한다. 미중쌍방은 구체적인 일정을 서로 소통하고 있다." 이렇게 왔다갔다하는 것은 외교수단의 북한화이고, 정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 국제적인 웃음거리라 아니할 수 없다.
2021년 3월 18일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중앙외사공작위원회판공실주임인 양제츠,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인 왕이가 미국의 블링컨, 백악관국가안전고문 설리번과 알래스카에서 미중고위층전략대화때 중국측이 보여준 강력한 대항자세를 연상해보면, 블링컨의 방중전에 일어난 모든 사건들도 그다지 큰 의외로 보이지는 않는다.
만일 중국인민의 각도에서 보자면, 미중관계는 원래 반드시 승부를 겨뤄야 하는 바둑판이 아니다. 다만 굳이 그것을 바둑판으로 본다면, 미중관계라는 바둑은 중국인민의 장기적인 이익과 복리에 관련되고, 중국경제와 과학기술발전의 앞날과 미래에 관련된다. 이 바둑은 단순히 한 사람이 보라고 두는 것이 아니고, 더더욱 한 사람만 기쁘라고 두는 것이 아니다. 외교부가 만일 바둑을 만방으로 지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중반에 돌을 던져 불계패하는 것이 조금 덜 괴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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