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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전랑(戰狼)" 자오리젠(趙立堅)이 외교부대변인직을 물러난 원인은...?

by 중은우시 2023. 1. 11.

글: 주효휘(周曉輝)

 

2023년 1월 9일 중국외교부의 사이트에는 중국의 '전랑외교관'을 대표하는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이 이미 외교부 변경및해양사무사 부사장(副司長, 중국의 司는 우리나라의 局에 상당함)으로 전보되고, 동시에 외교부 신문사 부사장 및 대변인의 직위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그가 마지막으로 외교부의 기자회견을 주재한 것은 2022년 12월 2일이었다.

 

이에 대하여 웨이보의 유명인사 "랴오위징(廖宇靖)"은 이렇게 말했다: "핵심 사의 부사장에서 주변 사의 부사장으로 옮겨간 것은 기실 간단하게 '평조(平調, 동급이동)'이라는 말로 형용하기는 어렵다". 이 말이 아주 정확하다.

 

한 대륙매체는 2020년에 1982년 3월 26일이래 역대 외교부대변인의 거취에 대하여 살펴본 바 있다. 그들은 각각 다음과 같다. 천치천(錢其琛), 치화이위안(齊懷遠), 마위쩐(馬毓眞), 위즈중(兪志忠), 왕쩐위(王振宇), 리자오싱(李肇星), 리진화(李金華), 진구이화(金桂華), 돤진(段津), 우젠민(吳建民), 판후이줸(范慧娟), 리젠잉(李建英), 천젠(陳健), 션궈팡(沈國放), 추이텐카이(崔天凱), 탕궈창(唐國强), 주방자오(朱邦造), 쑨위시(孫玉璽), 장치웨(章啓月), 콩췐(孔泉), 류젠차오(劉建超), 친강(秦剛), 장위(姜瑜), 마차오쉬(馬朝旭), 홍레이(洪磊), 류웨이민(劉爲民), 화춘잉(華春瑩), 루캉(陸慷), 겅솽(耿爽), 자오리젠, 왕원빈(汪文斌). 2022년에 마오닝(毛寧)이 추가된다.

 

이들 중 절대다수는 신문사 사장과 대변인을 물러난 후, 계속 승진하거나 혹은 직접 외국으로 파견되어 어느 나라 혹은 어느 국제조직의 대사, 총영사를 맡거나, 혹은 부사장에서 물러난 후 외교부 다른 사의 사장등으로 승진되어갔다. 자오리젠처럼 평조(동급이동)하여 중요성이나 언론노출도에서 신문사보다 훨씬 못한 변경사 부사장으로 옮겨간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관례에 따르면, 나이 50인 자오리젠은 관료로서 더욱 승진할 수 있는지의 전환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혹은 외국으로 파견되어 대사직을 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예상을 완전히 깨버린 결과가 나온 것은 그의 관료로서의 길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이유때문일까?

 

어떤 분석가는 중국의 대외적인 이미지 측면에서 전략적인 조정국면이라고 본다. 혹은 외교부의 정책조정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또 어떤 사람은 자오리젠의 처가 웨이보 공개계정에서 '사류약품(四類藥品)'을 살 수 없다고 불평불만을 터트리고, 결국 이웃집으로부터 감기약 4알을 받아 난관을 넘겼다고 말한 것이 중국당국을 곤란하게 만들었고, 그것때문에 자오리젠에 좌천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필자가 보기에, 자오리젠의 처가 불평불만을 표시했다는 정도로 자오리젠이 세운 공적(중국당국의 입장에서)을 말살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어쨌든 이렇게 자오리젠을 처리하는 것은 어느 정도 다른 외교관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잘한 일을 너무 크게 처리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친강이 외교부장에 취임한 후 외교전략을 어느 정도 수정하더라도, 대변인을 바꿀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중국당국의 명령을 받아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일단 친강이 이렇게 했다는 것은 토사구팽과 마찬가지로 외교부에 파란을 몰고 올 것이다.

 

그외에 일찌기 미국 하원의장 펠로시가 타이완을 방문했을 때, '전랑'의 본모습을 드러내며, "미국측이 한번 도발하면, 중국측은 반드시 견결하게 한번 투쟁할 것이다!"라고 말한 외교부 대변인 왕원빈은 최근 한달간 그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이는 근본적으로 '전랑외교'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필자는 또 다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것은 건강원인이다. 중국의 공무원들과 저명인사들 중에서 감염되거나 사망한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그가 1개월여간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주요원인은 분명 베이징의 이번 대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전랑'의 역할을 담당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하여, 한편으로 충성을 다해온 '전랑'과 그 가족을 다독이고, 다른 한편으로 그가 1개월여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에 대한 갖가지 말들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당국에서는 그다지 출국할 필요가 없는 변경사로 전보시키고 그가 요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친강이 외교부장에 취임한 후, 앞장서서 미중관계에 대하여 언급했다. 그는 1월 4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에 글을 실어, "건강하고 안정적인 미중관계는 양국인민과 지구의 전도운명에 관편된다." "나는 미중관계가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가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믿는다." 미중관계의 여러가지 난제들 예를 들어 신종코로나기원문제등에 대하여 친강이 바이러스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나온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 이 이슈에 대하여 '전랑'의 자태를 포기할 수 있을까?

 

그후 1월 9일, 친강은 각각 러시아의 외교장관 라프로프, 파키스탄의 외교장관 빌라왈, 한국의 외교부장관 박진과 통화를 하며, 파트너쉽을 공고히 하고 양호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런 모습은 모든 신임 외교부장이 한 것이고, 최고위층의 외교정책과도 부합한다.

 

또 다른 중국외교부의 공식웹사이트의 공개내용을 보면, 친강은 1월 9일부터 16일까지 에티오피아, 가봉, 앙골라, 베냉, 이집트 및 아프리카연합(AU)본부와 아랍연맹(LAS)본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리고 각각 5개국의 지도자와 외무장관, 아프리카연합의 의장, 아랍연맹의 사무총장과 회견, 회담을 진행한다. 이는 33년동안 중국의 외교부장이 매년 가장 먼저 방문하는 나라가 아프리카국가라는 관례를 이어가는 것이다. 대변인 왕원빈의 말에 따르면, "중국과 아프리카국가간의 전통적인 우의 및 중국-아프리카관계발전을 고도로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분명 친강의 미중관계에 대한 발언, 러시아, 파키스탄, 한국의 외교장관과의 통화 그리고 아프리카행을 보면 모두 중국이 국제적으로 생존공간을 확보하고, 지지를 획득하고, 살아남는데 도움을 구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