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왕혁(王赫)
중국은 펠로시의 타이완방문을 핑계로 환타이완(타이완봉쇄)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비록 "지금까지 계속된 현상을 바꾸려는 방식의 중대한 격화"이기는 하지만, 아직 "제4차타이완해협위기"로 부를 정도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이를 통해 타이완을 공격하려는 계획이 없었고(실력부족으로), 오히려 무력을 과시하고, 심리전을 벌이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환타이완군사훈련의 최종결과는 1995-1996년의 "제3차타이완해협위기"를 훨씬 넘어서서, 중국의 전략적 처지를 악화시켰다. 본문에서는 4가지 포인트를 간략히 언급하기로 한다.
첫째, "제3차타이완해협위기"때 대체로 침묵을 지켰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G7, EU, NATO, 호주등이 속속 목소리를 냈다.
타이완의 국제적 중요성은 1996년에 비하여 현저히 상승했다. 오늘날의 타이완은 활력이 충만한 민주정체이고, 글로벌공급체인에 없어서는 안될 고리가 되었으며, 방역모범생이다. 여기에 타이완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로중 하나이다. 환타이완군사훈련은 '타이완봉쇄'이다.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깨는 것이어서, 중국은 국제질서의 파괴자로 보이게 되었다. 특히 금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이미 세계를 크게 놀라게 한 적이 있어, 더 이상 중국이 또 한번의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국제사회가 속속 목소리를 냈다.
예를 들어, 8월 3일, G7의 외무장관과 EU의 외교및안전정책 고위대표는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했다(이는 중국은 분노하게 했다); 8월 4일, NATO 사무총장 토르발 스톨텐베르그는 펠로시의 타이완방문은 중국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타이완을 위협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NATO 정상회담이 6월말에 통과시킨 '전략신개념'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정식으로 '시스템적인 도전'으로 열거했다); 5일, 미국 국무부는 웹사이트에 성명을 발표하여, 미국, 호주, 일본의 외무장관이 전략대화를 거행하여, 다시 한번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지구를 추진하고,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전을 보호하는데 힘쓰겠다는 약속을 밝히고, 베이징이 즉시 타이완에 대한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외에, 일부 국가는 단독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대사를 초치했다(예를 들어, 백악관은 4일 주미중국대사를 초치했고, 10일 영국외무대신은 주영중국대사를 초치하도록 지시했다).
9일,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등 25개국 및 유럽의회, 220명의 각국의 초당파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대중정책국제의회연맹(IPAC)는 성명을 발표하여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군사위협을 비난했고, 각국은 중국이 즉시 침략적인 군사활동을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심지어, ASEAN 외무장관도 보기 드물게 공동성명을 발표하여, 타이완해협의 긴장된 국면이 '대국간의 오판, 심각한 대항, 공개충돌과 예측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미 각측의 평화협상을 촉진시킬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사실상, 작년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군사위협을 격상시킨 후, 저명한 국제적매체인 <이코노미스트>는 타이완은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칭한 바 있다. 그해 G7 정상회담, NATO 정상회담, 미국-EU정상회담, 미일정상회담,한미정상회담, 일본-EU정상회담, 일본호주2+2등등에서 각각 처음으로 타이완해협문제를 언급하면서,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주목한 바 있다.
둘째, 여러 나라의 외교성명에 "하나의 중국 정책(一中政策)"에 '적용될 상황하에서(where applicable)'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위에서 언급한 국제사회의 타이완해협국면에 대하여 발표한 성명중에서 의미심장한 현상이 나타났다. G7외무장관과 EU외교정책고위대표의 공동성명에서 "하나의 중국정책"을 언급할 때, 뒤에 "where applicable"이라는 문구를 추가시켰다. 즉 특정한 상황하에서만 적용된다는 뜻이다. 미국,호주,일본외무장관의 전략대화후에 발표된 공동성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실상, 미국은 계속하여 "하나의 중국정책"은 중국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원칙(一中原則)"과는 다르다고 말해왔다.
중국은 세계각국이 보편적으로 "하나의 중국원칙"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타이완은 중국영토의 불가분의 일부분이며, 중화인민공화국정부는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이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교공보 혹은 관련문건에서 위의 "하나의 중국원칙"을 완전하게 "승인(recognize)"한 나라는 겨우 수십개국이다(세계국가총수의 1/4이다. 2021년 12월 10일까지 181개국가가 중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그리고 이런 국가들 중에서 대국은 거의 없다.
많은 나라들은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첫째는"캐나다모델"이다. 즉 "주의한다(take note of)"라고만 하는 것이다. 둘째는 "일본모델"이다. 즉 "이해하고 존중한다(understand and respect)"라고 하는 것이다. 필리핀과 한국은 단지 "존중한다(respect)"라고만 해서 이해한다(understand)는 말도 넣지 않았다. 셋째는 "미국모델"이다. "인지한다(acknowledge)"고만 하는 것이다. 넷째는 "언급하지 않는"모델이다. 타이완의 지위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그저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부터 쌍방은 수교하고 외교사절을 파견한다고만 하는 것이다. 확실히 많은 나라는 아직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주장을 "승인(recogneze)"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사실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정책"에 "where applicable"을 추가한 것을 비판하면서, "하나의 중국원칙을 형해화시켰다"고 말하면서 불법무효이므로 견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견결반대'의 효과가 있을 것인가?
셋째,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EEZ에 낙하했고, 일본은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중일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일본의 전수상 아베신조는 "타이완에 일이 생기면" "일본에도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고, 중국은 "잘못된 말이며, 성질이 아주 악랄하다"고 말했다. 다만 8월 4일, 중국은 타이완해협의 여러 지역에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는데, 그중 5대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에 떨어졌다. 그래서 아베신조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은 직접 외교채널을 통해 베이징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중국에 즉시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은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중일양국은 관련해역에 대하여 아직 경계획정이 없으며, 그래서 소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의 교도사는 여러 중국인사들의 말을 인용하여, 중국군대는 환타이완군사훈련때 두 개의 방안을 준비했는데, 한 방안은 훈련구역에 일본 EEZ를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고, 다른 방안은 일본의 EEZ와 중첩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진핑이 후자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 뜻은 이본이 타이완의 유사시 개입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견제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은 농교성졸(弄巧成拙)한 셈이 되었다.
금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입이 일어나면서 일본은 거안사위(居安思危)하게 되었고, 군비를 배로 늘여 국내 GDP의 2%까지 올리기로 했다. 아베신조의 피살은 '아베신조의 유지를 계승한다'는 정치분위기를 형성했다. 7월 11일 제26기 참의원선거에서, 집권자민당은 과반수를 넘는 63석을 차지한다. 이는 '개헌파'가 의석의 2/3이상을 차지하게 해준 것이다. 기시다 노부오는 이틀 연속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국회에서 개헌발의를 빠른 시일내에 하고, 개헌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현재 중국의 미사일이 일본의 EEZ에 떨어진 것은 일본의 개헌의 발걸음을 더욱 빠르게 자극했을 뿐이다. 일본이 일단 '개헌'해서 정상국가가 되고나면, 강대한 경제력, 과학기술력이 군사력으로 전환될 것이며 군사대국화할 것이다. 이 기초 위에서, 중국이 만일 타이완을 '무력통일'하고자 한다면 미국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일본은 개입할 것이다. 타이완해협의 국면은 점점 중국에 불리하게 바뀌고 있다.
넷째, 인도가 결국 목소리를 내서 중국을 견제했다.
8월 12일, 타이완해협의 형세에 대하여 인도가 마침내 침묵을 깨고 각측이 절제하여, 현상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행동을 취하지 말고, 긴장국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인도의 외무장관 수브라마니안 자이샹카르는 인도-중국관계에 대하여 매체에 이렇게 언급했다: "우리의 관계는 비정상적이다. 만일 국경에 평화가 없다면 정상일 수가 없다." 얼마전인 8월 6일 CNN은 미국과 인도가 중인변경실제통제선(LAC)에서 약 9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연례공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인도매체는 또한 중국전투기의 '빈번한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2,3개월내에 인도는 북부변경지역에 새로운 S-400방공미사일중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외에 매체는 중국의 '원망(遠望)5호' 측량선이 장인(江陰)항에서 출발하여,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8월 11일 중국기업이 운영하는 스라랑카의 함반토타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인도의 반대로, 스리랑카정부는 이미 중국이 이 배의 입항을 미루도록 요구했다.
원래, 중국의 환타이완군사훈련초기에 인도는 침묵을 지켰었다. ASEAN외무장관회의기간 및 인도외무장관 수브라마니안 자이샹카르가 미국국무장관 블링컨과 만났을 때도 타이완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었다. 3일, 주인도중국대사 쑨웨이둥(孫衛東)이 <Times of India>와 인터뷰할 때, "중국측이 자신의 주권, 안전을 지키고 이익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해하고 지지해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인도여론은 중국의 희망과 달랐다. 예를 들어, 8월 6일, 자와하랄네루대학(JNU)의 부교수인 Happymon Jacob은 <The Hindu>에 발표한 글에서 뉴델리는 타이완형세의 변화에서 세 가지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면서, 첫째, 인도는 국경분쟁에서 명확하게 레드라인을 그어야 한다. 왜냐하면 마지노선이 불명확해서 중국이 계속 야금야금 침입할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인도는 포용주의노선을 걸어서는 안된다. 타이완을 예를 들어, 타이완은 원래 펠로시의 방문을 완곡하게 거절하거나 조용히 처리할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타이완은 포용주의는 베이징의 침략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인도는 경제무역관계때문에 중국에 대하여 인내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타이완은 긴밀한 양안간의 무역관계가 있지만 중국에 물러서지 않는다.
오랫동안, 중국과 인도간에는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인도는 중국의 전략적 함정에 빠져,중국에 대하여 환상을 품었고 그리하여 "쿼드"는 지금까지도 하나의 '포럼'에 불과하고 '인도태평양버전의 나토'가 되지 못했다. 이번에 중국의 환타이완군사훈련을 하면서, 타이완과 국제사회의 반응을 보면서 인도는 분명히 크게 느꼈을 것이다. 인도가 결국 목소리를 낸 것을 보면, 인도의 대중정책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코 중국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
결론
우크라이나전쟁이 인도태평양에서 재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목소리이다. 중국이 펠로시의 타이완방문을 빌어 대거 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은 시류를 역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은 스스로 곤경에 몰아넣고 있다.
이번 환타이완군사훈련은 일부 인도태평양국가의 중국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고, 조용히 미군의 주둔을 지지한다. 미군도 계속 중국군대를 주시하고 있다. 4월 28일,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에 대하여, 미국의 해군작전부장 Michael Gilday는 미국의 싱크탱크 CSIS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유지하려는 균형은 바로 미국이 오늘 저녁에라도 전쟁에 응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고, 2027년 혹은 더욱 이른 때의 상황도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만일 정말 그렇게 하고 있다면, 중국은 우리 속에 갇혀버리게 될 것이다.
'중국의 정치 > 대륙과 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이에나전술": 무력통일, 평화통일 이외의 제3의 타이완통일방안 (0) | 2022.08.19 |
---|---|
타이완해협위기에 대하여 아시아태평양국가들은 어떤 입장일까? (0) | 2022.08.18 |
우크라이나사태는 중국의 타이완무력통일입장을 포기하게 만들었는가? (0) | 2022.05.04 |
대만문제의 국제화 (0) | 2022.01.30 |
중국의 2021년 외국인투자보도에 타이완자본을 빠트린 이유는? (0) | 2022.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