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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매미시(知了詩)사건"

by 중은우시 2022. 7. 19.

글: 덕국지성(德國之聲)

상하이라디오TV방송국 SMG의 룽미디어센터(融媒體中心)의 기자인 쉔커죵(宣克炅)이 7월 15일 개인웨이보계정에  <치지료(致知了)>('매미에게'라는 의미임. 知了는 매미의 우는 소리가 그렇게 들린다고 해서 붙은 명칭임)라는 타유시(打油詩)를 올렸다. 그리고 녹수성음(綠樹成蔭, 나무가 잎이 무성하여 그늘을 이루다)의 사진을 붙였다.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폐취(閉嘴)! 설니니(說你呢).                                         입닥쳐! 너말이야.

고고재상(高高在上)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일편괄조성(一片聒噪聲)                                               시끄럽게 떠들기나 해서

평첨기분조열(平添幾分燥熱)                                        괜히 더 덥게 만들기나 하고

 

자이위총명(自以爲聰明)                                                자기가 똑똑한 줄 아는

비두대이(肥頭大耳)                                                        머리는 살찌고 귀는 큰 놈아.

 

도퇴리(土堆裏),                                                              흙무더기 속에

칩복(蟄伏),                                                                     웅크리고

오년이상(五年以上)                                                        5년이상 있다가

재파출음간(才爬出陰間)                                                 비로소 세상에 나왔으면서

각지회용비고(却只會用屁股)                                          기껏 엉덩이로

창하일리적찬가(唱夏日裏的讚歌)                                   여름에 찬가나 부를 줄 알고

부지인간질고혹서(不知人間疾苦酷暑)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에 빠져있고 무더위에 고생하는지 모르지.

 

그런데, 이 짧은 시가 지상매괴(指桑罵槐)한다고 인식되고, 중국의 국가주석 시진핑을 조롱한 것이라고 취급되었다. 이 글은 올라온지 약 30분만에 스스로 삭제한다. 현재 그의 개인 웨이보의 상태를 보면: "관련법률법규위반으로 이 유저는 현재 금언(禁言)상태이다"라고 나온다. 

 

쉔커죵은 근 166만의 웨이보 팔로어를 가진 유명한 미디어인사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그가 일하는 상하이룽미디어센터의 고위층은 이 타유시를 '고도로 중시했다'고 한다. 관련통보를 받은 후, 센터는 즉시 쉔커죵에게 전화를 걸어 글을 삭제하도록 요구했고, 그 본인도 전화를 받은 후 즉시 글을 삭제했다고 한다. 

 

센터는 쉔커죵의 말을 전했는데, 그는 새벽에 조깅을 하는데, "머리위에서 매미가 너무 울어대서 정신이 사나웠다. 최근 들어 날씨도 무덥고 고온이다보니, 시를 써서 울어대는 매미를 주제로 '타유시'를 짓게 된 것이고, 개인 웨이보계정에 올렸던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글을 올린 후, "네티즌들의 연상이나 확산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웨이보에 글을 올린 후 30분만에 삭제한 것이다. 센터는 이미 당사자 쉔커죵기자에게 엄중하게 비판교육을 했고, 쉔커죵 본인도 잘못을 인식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민감도가 부족하고, 핵심장악의식이 부족했으며, 일시의 충동으로 웨이보에 글을 올린 것에 대하여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사실상, 쉔커죵은 2013년에도 웨이보에 매미에 대한 불만글을 올린 바 있다. 그때 그는 이렇게 썼다: "죽을 놈의 매미가 나무 위에서 오줌을 누어 내 얼굴을 적셨다. 누가 큰 나무 아래가 시원하다고 말했던가. 그놈은 일찌감치 금선탈각(金蟬脫殼)해서 나무 꼭대기에서 놀리면서 날카롭게 소리지르고 있다. 그 아래에 서 있으면 지내기가 괴롭다. 언젠가 나도 매미를 볶아서 먹어버리겠다!" 

 

당시의 글은 삭제되지도 않았고, '지상매괴'라고 취급되지도 않았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말한다: 2013년에 쓴 글은 아직도 남아 있는데, 2022년에는 매미에 대한 글을 쓸 수 없단 말인가?"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그저 시 하나 쓴 것만 가지고 이렇게 긴장해서 난리를 치면, 스스로 '이곳에 은 삼백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