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약백(若白)
2019년이래, 세계바둑계에서 공인된 6대고수는 차례로, 세계대회8관왕 커제, 3관왕 신진서, 5관왕 박정환, 2관왕 미위팅과 1관에 그쳤지만 구쯔하오와 양딩신이다. 현재 그들의 지위에 도전할 수 있는 두드러진 기사는 한국의 신민준, 변상일과 중국의 딩하오등 3명의 젊은 기사들이다.
3명중, 신민준은 2021년 2월 커제를 물리치고 제26회 LG배를 차지한 바 있으나 그후 계속 부진하며, 최근 한국랭킹에서도 5위밖으로 밀려났다; 변상일은 여전히 랭킹에서 3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작년 제7회 국수산맥배라는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의 딩하오는 전형적인 '국내용'(방안퉁수)이다. 3년동안 4개의 국내대회우승을 차지했고, 랭킹은 이미 사상최고인 2위까지 올라 커제 바로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딩하오에 있어서, 가장 큰 유감은 지금까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전의 최고성적은 겨우 16강이다. 당연히 최근 2년간 팬데믹의 영향으로 세계대회가 줄어들었고, 한국에서 개최하는 세계대회에 중국의 참가자쿼터가 적은 것등으로 인하여 딩하오는 아예 거의 참석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딩하오는 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도 세계대회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것일가. 이 문제를 논증하기 위하여, 필자는 딩하오와 위에서 언급한 6대고수와의 대국데이타를 분석해 보았다.
2000년에 출생한 딩하오는 2019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래서 그때이후의 데이타를 대상으로 하기로 한다. 구체적인 숫자는 다음과 같다:
1. 대신진서 3승5패
2. 대미위팅 5승2패
3. 대양딩신 4승2패
4. 대커제 4승1패
5. 대구쯔하오 3승1패
6. 대박정환 1승2패
총성적은 33전 20승 13패로 승률이 60.6%에 이른다. 그중 한국의 양대최고수인 신진서, 박정환과는 4승 7패로 36.4%이다. 성적과 랭킹이 모두 가장 앞서는 4명의 중국고수를 상대로 하여서는 22전 16승 6패로 승률이 72.7%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상의 통계대상은 모두 정식시합들이다.
부족한 부분은 두 가지이다: 첫째, 세계대회의 시합기록은 단지 1판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2019년 10월 제4회 몽백합배 32강전으로 딩하오가 신진서에 승리한 것이다. 둘째, 신진서와 박정환이라는 두 한국최고수와의 성적이 좋지 않고, 승률이 낮다는 것이다.
딩하오의 기풍은 이창호와 비슷하다. 대체로 본격파에 속하고, 대국관과 끝내기가 좋으며, 비교적 균형잡힌 바둑을 둔다. 대마를 잡거나 난전을 벌이거나 혼전으로 이끄는 스타일은 아니다.
종합적인 실력도 아주 강하고, 최근 국내대회의 성적도 아주 뛰어난 딩하오에 대하여 많은 바둑계인사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당금 세계1인자인 신진서도 딩하오가 세계대회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 적이 있다. 딩하오 본인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대회우승이 목표라고 솔직하게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딩하오가 돌파구를 마련해서 세계대회우승을 차지하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필자의 생각에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째, 학업과 바둑이라는 이 주업의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 특별입학생으로서 딩하오는 작년 9월 상해재경대학에 입학해서, 대학생기사가 되었다. 이렇게 전성기에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비록 대다수의 바둑팬들에게 좋게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건 개인의 자유이다. 우리가 뭐라고 간섭할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가 양자의 관계를 잘 처리하기를 바랄 뿐이다. 시간과 정력을 바둑에 쏟는데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둘째, 절대로 조급하게 마음을 먹지 말아야 한다. 같은 나이의 신진서는 이미 2년전에 세계대회우승을 차지했지만, 딩하오가 굳이 그와 비교하려고 할 필요는 없으며, 단지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흐르면 도랑이 된다)의 태도로 세계대회우승을 노려야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맹목적으로 조급하게 이루려고 하면 오히려 역작용이 날 수 있다. 이 방면에서 중국기사들에게는 침통한 교훈이 있다. 한명은 창하오(常昊)이다. 그가 6번이나 연속으로 준우승에 머물렀을 때, 이미 세계대회우승자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너무 조급해하다보니,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결국 2,3번은 거의 다 익은 오리가 날아가버리게 되었다. 또 다른 한명은 구리(古力)이다. 2003년부터 그는 국내에서는 최강자였고, 창하오를 넘어 국제1인자의 지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세계대회에서는 우승을 못하고 있어, "고일륜(古一輪, 일륜은 1라운드)"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었다. 원인은 마음이 조급했기 때문에, 심리상태가 안정적이지 못해서이다.
셋째, 중후반실력을 강화해야 한다. 사람도 완벽한 사람은 없고, 금도 100%순금은 없다. 설사 오청원 이창호같은 두 세계바둑계의 수퍼대가들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딩하오에 있어서, 부분전투력, 민첩도, 중후반수습능력등에서 제고할 여지가 있다. AI에 대한 연구와 연습바둑에서도 신진서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딩하오가 분명히 인식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기 바란다.
딩하오가 하루빨리 세계대회에서 꿈을 달성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한류에 항거하는 길에서 건공입업해주기 바란다. 그가 사명을 욕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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