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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스포츠

중국의 농심배 감상: 비관할 것없다. 일대자유일대마(一代自有一代磨)

by 중은우시 2022. 3. 2.

글: 사예(謝銳)

 

2013년은 중국기사들의 전성기였다. 그해 개최된 6개의 세계대회를 모두 중국기사들이 휩쓸었다. 이세돌 9단이 이끄는 포스트이창호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그해 춘란배 결승전은 세계대회에서 14번 우승한 이세돌이 두번째로 세계대회결승에 진출한 천야오예와의 사이에 전개되었다. 결과는 천야오예의 2:1 승리였다. 승리후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이세돌)은 자신의 흔들기가 아주 대단하다고 여기지만, 그는 우리가 어려서부터 흔들기를 익히면서 자랐다는 것을 몰랐다."

 

이세돌은 2002년 처음 후지쯔배에서 우승한 후 2012년까지 모두 14번의 세계대회우승을 차지하여, 이창호의 17번 우승에 바로 다음가는 성적을 거두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세계2위의 성적이다. 그의 유명한 장기는 '강시류'라고 불리는데, 아무리 열세에 처해 있더라도, 그는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흔들기'를 시전하여 승리했다. 그 근원을 따져보면, 그가 상대한 60후, 70후는 흔들기 분야에서는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60,70년대에 출생한 기사들이 따른 것은 일본의 바둑이론이었다. 초나라군대를 상대하면서 먼저 강을 건너게 해주고 다시 진영을 갖추어서 공격한 송양공처럼 돌의 모양을 따지고, 바둑을 도(道)로 보고 술(術)로 보지 않았다. 그리하여 세부적인 기술이나 지엽말단적인 부분은 아예 고수들이 훈련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지금까지도 기성으로 불리는 섭위평등의 바둑을 보더라도 단지 돌의 방향, 국면의 흐름에 따라 놓을 뿐이다. '미씨비도(羋氏飛刀, 미위팅이 시작했다는 정석)같은 류의 대형AI정석같은 것은 아예 논의대상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훈현, 서봉수가 시작한 '한국류'는 기리를 따지면서도 실전에 더욱 치중하고, 술(術)을 중시했다. 바둑이 끝나지만 않았다면, 승부는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된다. 그리하여 중국기사들을 많이 괴롭혔다. 아무리 우세가 크더라도, 자주 그들의 흔들기에 무너지곤 했다. 기성 섭위평, 창하오 사제는 그 고통을 수도 없이 겪었다.

 

이세돌시대에 이르러, 그들은 바둑도장에서의 훈련을 통해 양성되었다. 이는 한국류의 업그레이드버전이라 할 만하다. 흔들기방식을 계승하는 외에, 그들의 초읽기 실력도 발군이었다. 중국기사들의 여러 바둑에서의 떡수는 모두 초읽기단계에서 발생했다.

 

중국바둑도장은 1990년대의 섭위평도장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21세기 초반에 강대해진다. 판팅위, 미위팅, 커제같은 95후들이 나타나면서 강대해진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직업적인 자질을 갖추고 거의 등장하자마자 고수였다. 그들은 중국에서 성숙된 바둑도장생산라인의 엘리트라고 할 수 있다. 이세돌이 겪었던 마귀훈련방식을 그들은 어려서부터 체험했고, 몸에 익혔다.

 

그래서 이세돌은 이들 기사들에 대하여 전혀 우세를 점할 수 없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정력도 그들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그리하여 2012년이후 이세돌은 더 이상 세계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하게 된다.

 

후배들이 아무리 등장하더라도, 미위팅, 판팅위, 커제 세대의 기사들은 모두 여러 해동안 강대함을 유지해오고 있다.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 그들으니 훈련방식은 세대차가 없고, 기본실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개인적인 실력도 도두러진다. 그러면, 그들도 왜 신진서의 앞에서는 전혀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연령이고, 다른 하나는 AI이다.

 

95후와 00후는 모두 바둑도장에서 마귀훈련을 받아서 성장했다. 그러나 AI가 나올 때, 95후의 엘리트들은 이미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래서 AI를 보조도구정도로 여겼다. 나이거 더욱 어린 00후는 AI를 훈련수단으로 본다. 당시 천야오예ㄱ 이세돌에게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모두 흔들기를 하면서 자랐다"는 것처럼, 95후들은 AI를 그저 하나의 추가적인 도구로 여길 때, 00후들은 AI와 일체가 된다. 그래서 선천적으로 우세를 가지게 된 것이다. 정상적인 시합훈련외에, 매일 기력이 오청원, 이창호같은 초고수들보다 뛰어난 코치로부터 훈련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훈련강도나 훈련고도에서 모두 95후를 훨씬 넘어선다. 천부적인 자질도 중요하다. 그러나 AI에 대한 숙련도가 더욱 결정적이 되었다.

 

지금은 모두 AI로 훈련한다. 젊은 기사들은 아주 총명하다. 신진서가 발군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다른 사람들을 뛰어넘는 노력과 심혈이 있었을 것이다. LG배결승전 이전에 그가 부친과 둘이서 시끄러운 곳을 벗어나 거의 두달동안 문을 걸어잠그고 AI를 이용하여 강화훈련을 했던 것처럼. 다만 그의 이런 우세는 예전 오청원, 이창호와 같은 것은 아니다. 그와 동년배의 기사 혹은 나이어린 후배들이 그만큼 노력한다면 그리고 AI에 대한 이해도가 그를 넘어선다면, 그의 장점은 금방 약화되어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