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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스포츠

신진서의 인공지능일치율 "71%"는 어떻게 된 것일까?

by 중은우시 2022. 2. 27.

글: 후야오위(胡耀宇)

 

2월 25일, 제23회 농심배세계바둑단체전 제13국이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중국의 주장 커제가 흑을 잡고 한국의 주장 신진서에게 완패해서, 중국팀은 유감스럽게도 결승국에 오르지 못했다.

커제는 이 바둑을 잘 두지 못해서 나는 원래 그 배후의 원인을 분석해보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중에 많은 바둑팬들이 글을 남기면서 인터넷에 신진서의 이 바둑은 AI일치도가 71%에 이른다는 말이 돌았고, 나에게 그에 대한 입장을 물어왔다. 

그래서 절예를 살펴봤더니 일치도는 71%가 아니라, 65.8%인 것을 발견했다.

여러분이 위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파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71.4%는 백의 전체 판의 일치도가 아니라, 마지막 14수의 일치도이다(10/14).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65.8%야말로 백의 이번판의 전체적인 일치도이다(75/114)

그래서 이번 바둑의 신진서와 절예의 일치도는 65.8%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신진서의 이 65.8%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나는 두 방면에서 토론하고자 한다. 

 

1. 바둑은 바둑으로 봐서, 커제는 이 바둑을 왜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하고 졌을까?

2. 일치도의 4개구간(포석, 중반, 후반의 삼단계)의 데이타를 결합하여 일치도와 이 바둑의 기술적내용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얘기해보자.

 

아래에서 여러분과 나의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먼저 바둑을 보자 앞의 8수부터 보자(기보는 별도로 올리지 않음)

아마도 어떤 바둑팬은 앞의 8수를 왜 얘기하는지 물어볼 수 있다.

일반적인 상황하에서는 얘기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 바둑에서는 그 배후에 숨은 정보량이 아주 많다:

먼저, 앞의 7수, 특히 흑7의 높은협공은 커제가 최근 시합과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두는 흑포석의 초반이다.

즉, 만일 내가 신진서이고 백포석을 연구한다면, 가장 먼저 연구할 대상이 바로 흑의 이 포석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커제가 이 포석을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 후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흑7의 높은 협공에 현재 프로기사들의 가장 자주보는 대응방식은 한칸 뛰어나가거나 날일자로 뛰어나가는 것이다. 한칸 뛰는 것은 비교적 간명한 대응이다. 그러나, 날일자는 대형정석을 만들고 변화가 복잡하다.

이에 대하여 절예도 두 개의 추천수를 내놓는다. 한칸뜀과 날일자.

다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신진서가 이 두 개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백8로 그냥 보기에 아무런 상관없는 곳으로 두어갔다.

이 수는 절예의 추천수에 없다. 그래서 절예는 승률의 3% 깍았다.

그렇다면 신진서의 백8은 무슨 뜻일까? 아무 이유없이 승률3%를 손해본 걸까?

사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앞에서 내가 얘기한 것처럼, 흑의 앞의 7수는 커제가 가장 둘 가능성이 높은 수들이다. 그래서 분명히 신진서의 최우선연구대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백8의 수는 신진서가 미리 준비한 수이다.

이 견해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다음 수를 보기로 하자. 

이 바둑이 백36으로 2선에서 귀를 지키는 것까지 진행될 때까지 18수를 두면서 백을 쥔 신진서는 겨우 33초만을 썼다.

이 현상은 18개수를 두는 동안 커제의 수는 모두 신진서의 예상범위내에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혹은 신진서가 미리 경기전에 준비해둔 수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커제의 기풍특징은 민첩하며 변화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둑판에 어려운 곳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의 능력이 더욱 발휘된다. 그래서 그는 먼저 실리를 취한 후에 타개하는 것을 즐긴다. 그러나 이 바둑은 신진서가 실리를 취득하면서 커제가 세력을 얻도록 압박하는 국면이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커제는 초반에 상대방에게 당했다. 이는 신진서가 오랫동안 구상한 초반이다.

그리고, 신진서가 만일 이에 대해서 일찌감치 준비했다면, 그 범위는 아마도 단순히 이 36수까지만이 아닐 것이다. 그후의 다른 부분적인 모양의 처리방법도 그는 분명히 미리 생각해놓았을 것이다. 예를 들면, 우하귀가 그렇다:

백44까지 신진서는 2분을 썼고, 커제는 9분을 썼다.

우하귀는 원래 흑의 외세가 좋다. 그러나 신진서가 백38부터 흑43까지 두자, 흑의 세력에서 모양의 약점을 파고 들어, 선수로 흑의 외세의 위력을 와해시켰을 뿐아니라, 흑의 4개 돌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것이 간접적으로 조성한 연쇄반응으로, 우변의 백돌이 두텁게 된다.

일단 우변의 백이 두터워지면, 곧이어 발생할 우상귀의 전투에서 백은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백44. 46으로 압박하고 침입할 수 있었던 원인이다.

이 과정에서 커제의 구체적인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볼 수 있다. 우에서 백이 확실히 이득을 보았다. 그래서 이때 백의 승률은 이미 70%에 이른다.

다만 이건 필연적이었건 같다. 어쨌든 초반의 수법을 상대방에게 읽혔고, 상대방은 사전에 미리 충분한 준비를 했다. 그렇다면 즉석에서 수를 생각해내서 대응하게 될 수 밖에 없으니 손해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손해를 본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국면이다(백의 실리가 많고, 싸움을 걸어볼 만한 약한 돌이 없다). 그렇다면 커제의 민첩성이나 변화무쌍함은 시전할 방법이 없다. 그리하여 이 바둑은 도미노처럼 연쇄반응을 불러오게 된 것이다.

우상귀의 전투가 끝난 후의 국면을 보면, 이 전투에서 커제는 다시 손해를 보았다. 이는 커제가 잘 두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전투장면이 단순하여, 커제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 더욱 중요한 원인이다.

신진서가 82로 흑2점을 잡았을 때, 백은 46수부터 시작하여 우변에서 풍성한 실리를 얻어냈다. 흑의 2점을 잡았을 뿐아니라, 흑의 4점도 가두어 잡을 수 있었다. 

흑이 외세는 얻었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백이 (나중의 106수로) 선수를 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흑5점이 급해진다. 그래서 이 흑의 외세는 위력이 많이 약해진다.

여기에서 이 바둑의 신진서 승률은 이미 88%이다.

승률은 2차적인 문제이다. 88%가 아니라, 98%라고 하더라도 역전된 사례는 아주 많다.

관건은 이 바둑에서 커제는 실리가 확실히 부족하고, 싸울 만한 곳도 없다. 세력에 의지하여 바둑을 버텨가는 것은 커제가 잘 두는 것이 아니다.

눈앞의 승률숫자보다도 이런 국면의 형성이 더욱 우려스럽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곤란한 국면이 형성된 것은 커제가 초반에 신진서가 준비한 수법에 당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도 흑이 두기 어렵기는 해도, 아직은 초반이다. 그리고 흑은 좌변의 세력이 상당했다. 만일 우상의 세력과 결합하여 효과적으로 집을 만들어버리면 형세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의 촛점은 흑의 좌변세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집으로 만드느냐에 있다. 

 

내 생각에 절예가 추천하는 위의 흑1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같다. 왜냐하면 형세가 좋지 않으므로 흑이 좌변을 집으로 만들기만 해서는 안되고, 최대한 넓게 집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흑1이 두어지면 백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A의 위치는 위험은 없지만 흑이 7선에서 집을 지을 수 있고 백은 어느 정도 집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B로 깊이 파고들면, 흑이 퇴로를 차단하고 흑이 좌변과 우변의 세력을 활용하여 백을 포위공격한다면, 백이 가볍게 살아나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나는 이전에 바둑을 평론하면서 계속 이런 말을 했다: 열세인 측은 최대한 상대방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어야 한다. 선택지를 주어야 실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당연히 흑이 반드시 흑1에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흑이 둘 때는 상대방이 안전하게 두는 수와 깊이 침입하는 수간의 리스크를 고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커제가 실전에서 놓은 수는 신진서에게 그다지 압력을 주지 못했다.

흑83은 확실히 너무 좁았다. 원인은 두 가지이다.

1. 흑83 자체의 집을 짓는 효율이 높이 못하다. 왜냐하면 좌하의 흑은 빵때림을 해서 튼튼한 모양이고, 좌상의 백은 나중에 A로 2선에 붙이는 수가 있어(흑B, 백C, 흑D, 백E), 선수로 모양을 정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좌하와 좌상이 모두 아주 두터운 상황하에서 흑이 83으로 6선에서 집을 짓는 것은 확실히 효율이 높다고 할 수가 없다.

2. 흑83으로 한칸을 적게 두니까. 백이 깊이 침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백은 84로 가볍게 삭감하는 것이 정상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백이 84로 가볍게 삭감한 후 흑이 오히려 골치아파지게 되었다. 집을 짓자니 실리가 크지 않고, 반격하자니, 상대가 가볍게 삭감을 들어온 것이니 다시 반격하는 것은 한박자 늦은 것이 된다.

 

그래서, 형세는 이미 낙관할 수 없는 형세가 되었다. 위의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해서 본다면, 커제의 흑83은 완착의 혐의가 짙다.

더욱 관건적인 것은 커제는 바둑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같았다는 것이다.

백이 84로 삭감들어온 후, A로 집을 지을 수는 없다. 그래서 흑85이후 흑91까지는 필연적인 반격이다. 다만 흑84로 삭감이 들어온 후에 다시 반격하는 것은 흑이 이미 한발 늦었다.

이 책임은 모두 흑83에 있다.

신진서가 92로 부딛쳐 간 것은 백84를 둘 때부터 미리 준비했던 교과서적인 맥이다.

그러나 흑이 한발 늦었지만, 어찌되었건 이 바둑은 흑백이 엉켜서 싸우게 되었다. 그리고 좌변에서는 흑의 돌이 많다. 백이 쉽게 도망치도록만 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실수할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가 관건적인 승부처였다. 흑은 절대로 가볍게 백을 살려주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백92(백삼각형)로 부딛쳐 오면, 흑1로 백을 단수치고, 다시 흑3으로 미는 것이 가장 먼저 생각할만한 수법이다.

흑A로 단수치는 것이 절대선수이므로, 이후에 B나 C중에 하나는 흑이 취할 수 있다. 

당연히 이렇게 둔다고 흑이 좋아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첫째, 최소한 전단은 구해지는 것이고, 둘째, 백에 최대한 압박하는 것이 되어, 신진서의 실수가 나오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두는 것이 커제답다. 그는 원래 열세인 상황하에서 국면을 흐트려놓고, 난전에서 민첩하고 변화무쌍한 특징을 발휘하여 결국 역전시키는 것에 능하다.

다만 실전에서 커제의 다음 한 수는 전혀 그 답지 않았다.

실전에서 커제가 둔 흑93은 전혀 반격하겠다는 태도가 아니고, 아주 싹싹하게 물러나서 집이나 짓겠다는 태도이다. 

내 생각에 이 흑93이 이번 바둑의 패착이다.

첫째, 형세가 불리한 상황하에서 흑93은 바둑을 난전으로 끌고갈 좋은 기회를 놓쳤다.

둘째, 흑93으로 집을 짓는 것은 효과가 아주 낮다. 왜냐하면 좌하의 흑돌(세모)과 좌상의 흑돌(원)이 모두 두텁기 때문이다. 

둘째점에 대하여, 여러 바둑팬분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다시 한번 상세히 해설하고자 한다. 이 모든 것은 백A의 2선붙임과 관련이 있다. 

좌상 백1로 붙이는 것은 교과서적으로 모양을 정리하는 맥이다. 여기에 흑은 아래쪽에 철통같은 흑돌(삼각형)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흑93(A의 자리)은 기실 중복되고 효율낮게 집을 지은 셈이 된다.

원래 형세가 불리한데, 다시 효율도 낮은 수를 두다니, 그렇다면 이 바둑을 어떻게 이긴단 말인가.

더욱 관건적인 것은 이렇게 둔 것은 신진서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흑이 93으로 물러서니, 신진서는 백94로 젖혀서 나올 수밖에 없고, 흑이 95로 뻗으니, 백은 96의 호구로 끊기는 것을 보완하는 것도 필연이다.

이 바둑에서 흑은 모두 명령형의 수였다. 백으로서는 선택할 도리가 없었다.

다만 백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은 후에 흑의 형세는 더욱 나빠진다.

백은 두 돌(삼각)은 가볍게 버릴 수 있다. 주력부대는 손쉽게 빠져나가고 앞날은 광명이다.

신진서는 삭감으로 가볍게 이득을 취했다고 말할 수 있다. 흑93의 대완착의 결과이다.

우리는 다시 실전을 살펴보자. 커제는 형세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못느끼고 있는 듯했다.

실전에서 커제는 백의 세 점(삼각)을 공격하지 않았다. 오히려 97, 103의 두 수로 좌변의 집을 지었다. 

문제는 좌변에서 집을 짓는 것은 효율이 아주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백이 B의 자리로 비마달리기하고, 위에서 A로 한칸 뛰어들어가면 집은 더욱 쪼그라든다.

전략적인 층면에서, 백이 선수를 잡았으므로 108로 먼저 움직인 후, 백의 세점(삼각)은 원래 피고에서 원고로 바뀌어 버렸다.

백이 일단 두터워지면, 흑은 자신의 다섯 점(원)의 약점만 도드라진다(백이 다음에 C로 106을 끌고 나오면 흑 5점이 끊어지게 된다)

좌변에서 흑이 좋은 세력을 가지고, 흑이 먼저 수를 두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다지 크지도 않고 효과도 적게 집을 지었다. 자신의 외세를 오히력 약한 돌로 만들고, 게다가 국면이 원래 낙관할 수 없었으니, 이 바둑은 두기가 더욱 힘들게 되어 버렸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전체 판을 통해서 흑은 실리가 확실히 부족했고, 백이 중앙의 돌을 가볍게 안정시켜버리면, 흑으로서는 방법이 없어지게 될 것이었다.

이건 안락사이다. 후반전은 농구시합의 Garbage Time(경기결과를 뒤집을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은 커제가 아마도 형세판단에서 큰 착각을 한 것같다. 그는 이 바둑의 후반전에서 끝내기로 승부를 볼 수 있다고 보았던 것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가 이렇게 뜨뜻미지근한 수를 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바둑은 기술적인 내용으로 보면 커제가 두 가지 방면에서 졌다고 생각한다

1. 초반에 자신이 자주 쓰는 포석을 썼다가 신진서에게 말렸다. 신진서가 설계한 대로 흘러갔고, 커제가 그 함정에 빠졌다. 그렇게 하여 커제는 끌려가는 형세로 되고, 자신이 잘 두지 못하는 국면으로 진행되었다.

2. 형세가 불리한 상황하에서, 커제는 국면을 혼란시킬 전단을 찾지 못했을 뿐아니라(이건 원래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이다), 오히려 아주 느슨하게 둔다. 관겅는 상대방이 별다른 선택없이 가볍게 승세를 굳히도록 만든 것이다. 그 배후의 원인은 내 생각에 커제의 형세판단에 큰 착각이 있었던 것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의 수준이나 바둑스타일을 말할 것도 없고, 보통의 프로기사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좋다. 바둑에 대해서는 다 얘기했다. 이어서 여러분이 관심을 가지는 AI일치도를 보기로 하자.

이건 커제와 신진서의 AI일치도이다.

그렇다면 이 65.8%는 어떻게 된 것일까. 도대체 이게 정상적인 것일까 아닐까

아래에서는 내가 일치오의 4개구간의 데이타를 가지고, 이번 바둑의 기술내용(포석, 중반과 후반단계)을 결합하여 여러분들에게 해답을 드리겠다.

먼저 제1구간 전 50수의 일치도수치를 보자.

신진서의 초반에서 절예 1번추천수와의 일치도는 76%에 달한다. 즉 50수까지의 백의 25수중에서 19수가 절예의 1번추천수라는 말이다. 그리고 백이 맞추지 못한 나머지 6수도 모두 10%이상 승률이 떨어지지 않았다(커제는 2수가 10%이상 승률이 떨어졌다).

여기에서 여러분은 백색의 긴 줄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건 1번추천수명중이 계속되고 끊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1구간의 50수를 두고 난 후, 백의 승률은 73%였다(시작때의 승률은 52%)

이들 수치는 무엇을 설명하는가?

1. 일치도가 높고, 일치하는 구간이 길다는 것은 신진서가 초반에 준비를 했을 뿐만 아니라, 일련의 연결되는 수들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는 세트이다.

2. 10%이상 떨어지는 수가 없다는 것은 이 초반에 대하여 아주 깊이있게 연구가 되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3. 이것이 가장 핵심인데, 백의 승률이 20% 올랐다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관건은 국면이 커제가 잘 두지 못하는 영역으로 진행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을 종합하면, 수치상으로 우리는 알아볼 수 있다. 커제가 가장 자주쓰는 포석에서 신진서에게 당했다. 그리고 상대방은 아마도 아주 깊이있게 연구한 것같다. 수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까지도.

일반적인 대국에서 60%이상의 일치도가 나오는 경우는 왕왕 초반 제1구간에서 아주 높은 일치도를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좋다. 아주 중요한 포석의 제1구간에 대한 소개는 여기서 마ㄴ친다. 우리는 다음 중반단계의 제2구간을 보기로 하자:

이 구간에서 신진서의 일치도는 64%이다. 비록 초반만큼 높지는 앉지만, 낮지도 않다. 다만 국면을 살펴보면 이 일치도는 필연적이다.

이 구간에서 쌍방은 모두 2곳을 두었다. 첫째 부부은 우상귀이다. 

우리는 볼 수 있다. 흑51-백82의 16수중에서 백이 진정 생각할 필요가 있고 선택해야할 곳은 백60, 백78의 두 수이다. 나머지 수는 거의 강제로 두어야 하는 수이다. 

즉, 신진서가 커제를 위해서 준비했던 전반50수를 내버려두고, 더욱 깊이있는 연구를 했다는 것도 고려하지 않더라도, 백의 실전을 보면, 포석에서 우세를 점하고 커제가 잘 두지 못하는 국면으로 이끈 후에 우상에서의 전투는 백이 비교적 두기 편했다. 그리고 커제의 처리가 비교적 너무 간단해서, 신진서가 무슨 선택을 할 필요가 없었다. 제1감으로 두더라도 만족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치도가 높은 것은 당연했다.

이어서 두번째 장면을 보자. 이것이 본분에서 기술적인 평가를 할 때 승부처였다:

이 십여수의 공방에 대하여는 위에서 상세히 설명했으므로 여기에서는 간단히 설명하기로 하자.

이때 커제는 형세가 이미 부족했다. 그러나 흑83부터, 커제는 거의 형세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같았다. 우선 흑83은 당연히 더 넓게 집을 짓는 수를 고민했어야 한다. 다음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흑93이 너무 완착이라는 것이다. 이 수는 반드시 싸워야 했다. 실전에서 흑은 좌변을 집으로 짓는데 효율이 너무 낮았다. 관건은 여기에서 백을 쉽게 살려준 후, 흑은 더 이상 전단을 마련하거나 난전으로 이끌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흑93은 너무나 커제답지 못한 수였다.

이는 원래 형세가 아주 부족했던 흑에게는 설상가상이 되어 패색이 짙어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백이 선택해야하는 수는 84, 90, 108이다. 나머지는 거의 모두 강제로 두어야 하는 수이거나 기본적으로 그렇게 두는 수이고, 그렇게 두어야 편한 수들이다.

그리고 백 84, 90, 108의 세 수는 전략층면의 선택이 아니라, 어떻게 두는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한 선택이다. 그래서 선택에 대한 압력이 크지 않았다. 

백에게 압력이 없었으므로 자연히 일치도가 낮지 않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제3, 제4구간도 같은 이치이다.

제3, 제4구간은 원래 변수가 많고, 문제수(떡수)가 많이 발생하는 구간이다. 그런데, 이 바둑은 일찌감치 Garbage Time에 접어들어서 백이 실수를 범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흑109에서 백132까지, 이 일련의 수는 백이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었다. 중앙을 선수로 처리한 후, 132의 최후의 큰 자리를 점하려는 것이다. 

흑 자체가 약했으므로(흑은 계속 방어만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 신진서는 무슨 어려운 선택을 해야하는 것도 아니었다.

백이 140으로 는 후에는 전체적으로 백이 실수를 하거나 양보를 해도 충분할 정도의 실리상의 우세를 점했다. 게다가 바둑도 두터워서 약점이 전혀 없다.

그후 종국까지 근 45수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45수에서 신진서같은 절정고수가 아니라, 보통기사라 하더라도 내용은 비슷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건 그저 크기를 따져서 끝내기를 하는 과정이고, 실수를 하거나 양보를 해도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적인 난이도가 낮다.

기술적인 난이도가 낮으면 당연히 일치도는 올라간다.

 

그래서 4개구간의 분석을 통해서, 신진서가 일치도 65.8%에 이른 이유를 보면 세 가지이다:

첫째, 포석에서 커제의 수법을 파악해서, 전 50수에서 일치도를 높였고, 국면을 주도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커제가 잘 두지 못하는 국면으로 이끌었다.

둘째, 중반에서, 커제는 열세인 상황하에서 반드시 죽기살기로 싸워야 하는데, 아마도 형세판단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물러나고 집을 지었다. 그리하여 수법에서 신진서에게 무슨 압박을 주지 못했다. 그리하여 신진서는 많은 수를 그저 강제로 두어야할 곳에 두었다. 그래서 실수를 할 조건이나 전제가 마련되지 못했다.

셋째, 후반에서 일찌감치 Garbage Time으로 접어들어, 백이 실수를 할 가능성은 더욱 적어졌다.

 

그래서 이 바둑 자체로 데이타를 분석해보면, 이 65.8%의 일치도는 필연성이 있다.

이 필연성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커제가 작년 제1기국수전 준결승에서 판인에게 완승할 때 일치도수치를 보면, 백을 쥔 커제가 전체판의 AI일치도가 65.5%에 이른다(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숫자)

작년 제1기 대기사전 16강전에서 천야오예가 백을 쥐고 리셴하오와 둔 대국의 수치를 보면, 백의 전판에 걸친 AI일치도는 64.1%에 이른다. 관건은 역시 천야오예가 후반전에 역전당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2019년 농심배에서 양딩신이 7연승한 것을 보자.

그가 신진서를 이길 때의 대국데이타를 보면 우리는 볼 수 있다. 양딩신의 AI일치도가 65.9%에 달했다는 것을(빨간색 화살표)

양딩신의 포석일치도는 72%에 달했다. 이건 측면에서 이렇게 설명해준다. 포석일치도는 한편으로 이후의 진전에 적극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전체판의 일치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상은 그저 3개의 예를 든 것뿐이다. 단지 이 세 판에서만 이 정도의 일치도가 나타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신진서의 이 바둑에서의 65.8%의 일치도는 아주 정상적이며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커제는 스스로 잘 두지 못했고, 상대방에게 초반에 당했을 뿐이다.

커제는 옛날에 한국기사들 특히 신진서를 참혹하게 이겼었다. 그래서 한국의 제1호 가상적이 되었다. 그래서 그가 상대해야하는 것은 단순히 신진서 한 사람이 아니다. 분명 팀에서 커제의 포석, 기술적인 결함과 그 자체에 대해서 연구했을 것이다.

그래서 만일 내가 커제라면, 이 바둑을 두고 난 후, 주의력을 두 가지 방면으로 기울일 것이다.

첫째, 자신이 가장 잘하는 포석에서 어떻게 상대방에게 당해서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게 되었는지, 만일 시간을 들여서 준비했다면, 준비하는 방법이나 효율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둘째, 형세가 불리한 상황하에서, 이전에는 어려운 상황하에서도 도박을 걸고 맞서 싸웠다. 그리고 상대방이 실수를 범하도록 만들었다. 현재 형세판단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만일 그것과 관련이 있다면, 이 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인터넷대국(인터넷의 15초바둑으로는 형세판단을 할 시간이 없다. 그리소 상대방과 심도있게 복기를 할 수도 없다)으로 훈련하는 방식이 이렇게 된 중요한 원인중 하나가 아닐까?

신진서는 대단하다. 그러나 이길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에도 많은 우수한 기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전제는 중국의 기사들이 지피지기의 전제하에서 수준을 끌어올리고, 상대방에 맞는 훈련방법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이슈에 대하여, 나는 '신진서는 어디가 강한가? 우리와 그의 차이는 얼마나 큰가'에서 상세히 얘기한 바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실패를 직시하고 객관적으로 대할 때부터 시작된다.

작년에 나에게 인상깊었던 말은 박정환이 삼성배결승에서 신진서를 이기고 우승한 후에 한 말인데, 대체로 이러했다:

"남해칠번기에서 0:7로 신진서에게 패배한 것은 나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그러나 연패는 나로 하여금 내 약점을 보완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