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푸텐살인사건에 대한 사상유례없는 현상공고....

중은우시 2021. 10. 14. 23:34

글: 관동(冠東)

 

오늘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저녁 11사이다. 원래 뭘 쓸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오는 도중에 들은 소식은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중국역사 이천여년동안 진나라이래로 역대왕조는 도망친 범인을 추적하여 체포하기 위하여 각양각색의 체포문서, 현상공고를 반포한 바 있다. 다만 대다수의 경우 현상금은 단서를 제공하거나 흉수를 체포하는데 도움을 준 경우에 지급했다. 비록 적지 않은 경우에 "살아있으면 사람을, 죽었으면 시신을"(活要見人, 死要見屍)" 같은 류의 내용이 있기는 했지만, 시신을 찾았을 때의 현상금은 분명히 살아있는 사람을 붙잡았을 때의 현상금보다 훨씬 적었다.

 

첫째 이유는 법률은 공개적이고 공정하게 범인을 심판하도록 요구하고, 그 후에 법에 따라 처벌함으로써 조정의 위엄을 드높일 수 있기 때문이고,

 

둘째 이유는 누군가 현상금을 노리고 사람을 죽여서 더 많은 현상금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오인살해할 우려도 크다.

 

그런데, 오늘 푸젠 푸텐 핑하이진에서 올린 현상공고는 천고에 없었던 새로운 사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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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0일 13시경, 슈위구 핑하이진 상린촌에서 중대한 형사사건이 발생했다. 범죄혐의자 어우0중(歐0中)은 사건을 저지른 후 현장에서 도망쳤다. 사건의 성격은 악랄하고, 영향이 극히 나쁘다. 

 

지금 공안기관은 전력을 다해서 추적체포하려 하고 있다. 여러 군중들은 집안의 안전에 주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1. 각 집에서는 자신의 집에 설치한 감시카메라(10월 10일 오후 14시부터 지금까지)를 검토해보고, 만일 아래 사진의 인물을 발견하고, 조사결과 사실로 확인되면 일시불로 2만위안의 현상금을 지급한다.

 

2. 여러 군중들은 주변의 이상상황에 주의해달라. 주거침입흔적, 의복, 음식이 도난당하거나, 숨는 모습을 보거나 의심스러운 소리를 듣는 등의 경우에 만일 사실을 확인하여 사건해결에 중대한 도움이 되면, 일시불로 2만위안의 현상금을 지급한다.

 

3. 만일 신원불명의 시신을 발견하고, 조사결과 어우0중의 시신으로 확인되면 일시불로 5만위안의 현상금을 지급한다.

 

 

이 현상공고에서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감시카메라영상을 제공하면 2만위안, 사건해결의 단서를 제공하면 2만위안을 준다. 그러나 시신을 발견하면 5만위안을 준다.

 

그럼 살아있는 사람을 붙잡았을 때는 어떤가? 아무 현상금도 없다.

 

이게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가? 죽은 시신을 발견하면 현상금을 주는데, 살아있는 사람을 붙잡으면 현상금이 없다니.

 

만일 사건이 10월 10일에 발생했다면, 3일이 지났다. 아마도 흉수는 자살했을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시신을 찾아내는 것도 단지 사건해결의 단서를 제공하는데 불과하다. 혐의자가 이미 죽었으면 더 이상 위해를 가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단지 2만위안을 지급하는데 적당하지 않은가?

 

만일 위의 현상공고의 논리대로 추단한다면, 핑하이진은 흉수가 아직 자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기고, 사건은 아직 계속되고 있으며, 더욱 큰 사회적 영향을 조성할 것으로 보는 것같다. 오직 그런 논리에서만 비로소 시신을 찾는 것과 사건해결단서를 제공하는 것을 분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혐의자가 살아있다면, 그를 만나는 사람은 현상공고로 형성된 이런 논리적 함정에 부닥치게 된다: 만일 그를 잡아서 공안기관으로 데려가면, 아무런 현상금도 없다; 만일 그를 귀신도 모르게 죽여버리고, 시신을 공안기관으로 보내면 5만위안을 받을 수 있다.

 

5만위안. 많은 사람들에게는 양심을 팔만한 가격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모험을 해볼만한 금액이 된다.

 

그러므로, 핑하이진의 이 이천년동안 보지 못했던 그저 죽은 시신만 원하고, 살아있는 사람은 원치않는 현상공고는 인간의 양심을 시험하는 악마의 글인 것이다.

 

상식에 벗어나는 경우에는 분명히 무슨 연유가 있다. 왜 죽은 혐의자가 살아있는 혐의자보다 더욱 비쌀까? 

 

그것은 그에 관한 뉴스를 보면 알 수 있다.

 

5년동안이나 계속 호소했는데도 지방정부와 매체는 전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신문에서도 기율검사위가 하급지방정부의 부작위문제에 대하여 엄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하급지방정부는 누구일까?

 

살아서 붙잡히면 그는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입을 가지고 있다.

 

죽으면, 그냥 조용히 묻힌다.

 

푸젠의 핑하이진 너희가 정말 이런 현상공고를 내놓다니. 이천년동안 이런 현상공고는 전례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