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경제/화웨이사건

멍완저우사건과 환구시보의 온라인서명운동

by 중은우시 2021. 8. 21.

글: 진사민(陳思敏)

 

8월 18일, 화웨이의 CFO 멍완저우사건의 최종심리가 끝났고, 결정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같은 날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공식웨이보에는 캐나다정부가 "즉시 멍완저우를 무조건 석방"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19일 중국 외교부대변인 화춘잉(華春瑩)은 정례기자회견때 24시간도 되지 않아 이미 350만명이 <환구시보>의 이 공개서신에 서명했다고 말하면서 화춘잉은 또한 "이것이 중국의 민의"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소위 민의라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 대단해 보이지만, 다른 두 개의 수치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서명자는 많지만 주최측인 환구시보의 웨이보 팔로워는 3천만명이 넘는다; 둘째는 350만에 도달하는 동시에 "다 함께 캐나다에 멍완저우 석방을 요구하자"는 주제의 글을 열람수량은 이미 1.8억회에 달했다. 이 두 숫자를 합하면 이미 2억을 넘는다. 그러나, 실제 서명한 사람은 겨우 350여만이다. 그중에 얼마나 많은 정치조작이 있고, 얼마나 많은 허수가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안의 내용을 진정 이해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저 정부의 뜻에 동의해준 것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언론자유가 없는지는 차치하고, 이 숫자만 보더라도, 이 소위 민의는 그저 몇 %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일 새벽6시까지, 인터넷의 수치를 보면 서명자수는 960만을 돌파했다. 사이트에는 이 활동이 언제 종료하는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인터넷은 완전실명제이다. 그러나, "이번 서명활동은 익명활동이다" 그리고 환구시보가 중복서명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지나치게 수준이 낮다. 일부 사람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미 서명했습니다'라고 나오지만 다시 자동으로 서명되었다고 한다.

 

이상의 여러가지로 볼 때 얼마나 많은 무효인 서명이 포함되었는지 모르지만, 이 사이트의 서명종료일을 멍완저우사건이 1000일째 되는 8월 26일에 끝난다고 보고, 그리고 서명속도가 이전과 같이 유지된다고 한다면 아마도 그때가 되면 6천만명이 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2019년 멍완저우가 체포된 후 1년이 지나서 공개서신을 발표한 이후, 중국은 아래로는 선전기구의 최하단에서 위로는 외교계통까지 "14억중국인이 당신의 가장 든든한 방패막이다", "14억동포는 당신이 하루 빨리 귀국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등의 성원을 보냈다. 2020년 화웨이 핸드폰의 중국출하량은 "애국소비"로 인하여 1위로 1억2330만대에 이르렀다. 즉, 설사 최종 서명자가 6천만명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위의 2개 수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난감한 것은 서명자수의 다과에만 있지 않다. 정부의 강력한 주도하에 여론을 이끄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멍완저우사건에 대하여는 이번 서명활동기간에 네티즌들의 '이의'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주로 2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첫째, 서명에 대한 의문이다. 환구시보는 관영매체이고 정부의 가치관에 따르면, 멍완저우는 사영기업의 경영진이다. 관영매체가 자본가를 위하여 기치를 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무슨 이치인가? 그녀를 '건괵영웅(巾幗英雄)'으로 포장하고, 정부기관이 동원되어 구원활동을 벌일 뿐아니라, 심지어 두 명의 캐나다인을 죽이기까지 한단 말인가? 정부는 멍완저우가 체포된 이유에 대하여는 애매모호하게 말끝을 흐린다.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비밀이 숨어 있단 말인가? 이런 류의 네티즌의 댓글을 보면, 그들이 평소에는 샤오펀홍으로 인식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전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능력이 없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명확하게 지지하지 않고 세뇌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만일 당사자가 멍완저우가 아니고 그거 보통의 중국인민이라면 국가와 매체가 이렇게 주목하면서 서명까지 받아 청원하겠는가? 국내문제에도 서명활동을 벌일 수 있는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을까? 화웨이가 251직원에게 사과하라고 서명할 수 있는가? 닝보의 대학여학생을 죽인 흑인교직원을 붙잡아 사형에 처하라고 할 수 있는가? 20여년전의 녜슈빈사건에 서명할 수 있는가? 금년 8월 충칭대학의 동씨성의 여자 부교수가 고발한 후 투신했는데, 그것에 대하여 서명활동을 벌일 수 있는가? 즉시 정부가 농민들의 택지를 빼앗거나, 택지를 농지로 구분하거나, 농민의 이익을 침해, 철거, 청원하거나 공권력을 고발하다가 박해당한 것에 대하여 서명활동할 수 있는가? 이런 류의 토론은 중국에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진실한 목소리들이다.

 

여기서 언급해야할 것은 19일의 기자회견에서 화춘잉은 환구시보의 이 '민의'를 내놓았을 뿐아니라, '비정'함까지 드러냈다는 것이다. 화춘잉은 이런 말을 했다: "멍완저우 여사는 나이드신 부친이 있고, 나이어린 자녀도 있다. 나는 캐나다측이 인권과 민주를 수호하면서, 멍완저우여사의 인권은 고려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멍완저우의 어린 아이의 인권은 고려했는지 모르겠다. 멍완저우의 가족의 인권은 고려했는지 모르겠다."

 

화춘잉의 이 말은 손쉽게 중국의 두 공민을 떠올리게 만든다. 금년 7월, 탕지텐(唐吉田) 변호사는 출국금지를 당한다. 그리하여 일본에 유학중인 딸이 중병에 걸려 ICU에 들어갔지만 가볼 수가 없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딸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년 8월, 가오즈셩(高智晟) 변호사는 출옥후 연금되어 이미 4년간이나 연락이 되지 않는다. 골육과는 13년이나 헤어져 있다. 가오 변호사의 처자식은 "살아 있으면 사람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보여달라"고 애걸하고 있다. 탕지텐 변호사는 오랫동안 국내의 에이즈피해자, 멜라닌피해자, 토지불법징용주민든 사회적 약자들을 변호해왔다. 가오즈셩 변호사는 1996년 변호사업무를 시작해서, 전국각지의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료변호를 해왔다. 2004년에는 여러번 중국고위층에 글을 써서, 파룬공신자에 대한 불법박해를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가오즈셩의 이름은 바이두에서 검색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외국에서는 명성이 높다. 여기에서 네티즌의 말을 빌리면, 화춘잉은 마찬가지로 두 중국변호사의 인권에 대하여 중국정부에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할 수는 없단 말인가?

 

결국 환구시보의 이번 멍완저우를 위한 공개서명활동은 지난 번의 곤경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되었다.  지난번에 중국에서 민중서명운동을 일으킨 것은 WHO에 미국의 포트 데트릭(Fort Detrick) 군사기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시간은 7월 17일부터 8월 7일까지 모두 20여일인데 겨우 2천여만명이 서명했다. 걸핏하면 서방국가에 대하여 "14억중국인민을 적으로 삼는다"고 말해온 당매체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