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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기업가

왕징(王靖): 베이징 목욕탕주인의 1,000억위안(한화16조) 사기극

by 중은우시 2021. 6. 14.

글: 화상도략(華商韜略)

 

2021년 6월 1일, 아동절은 A주 12만주식투자자들의 악몽이 되었다. 시가총액이 한때 2,000억위안에 달하던 ST신웨이(信威)가 상장폐지되었다. 주식투자자들에게 남겨진 것은 장부상의 결손 147.11억위안뿐이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이 일을 벌인 사람이 바로 베이징의 별 거 아닌 목욕탕 주인이었다는 것을.

 

2011년 국유기업인 신웨이집단이 파산에 직면한다. 그때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목욕탕주인 왕징이 현금 1.5억위안을 내도 신웨이집단의 41% 주식을 사들여, 실제지배인이 된다.

 

취임하자마자 캄보디아에서 30억위안짜리 주문을 받아낸 왕징은 5.7억위안을 벌었고, 신웨이는 흑자전환에 성공한다.

 

2년후, 왕징은 직접 500억달러를 내서 "니카라과운하"를 운영할 계획을 세운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직접 파나마운하의 지위에 도전할 수 있었고, 현행 국제해운의 국면을 바꿀 수 있었다. 전세계 8%의 물류의 가격결정권이 신웨이의 손에 쥐어지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난이도는 히말라야산맥을 폭파시켜 길을 내는 것에 가깝다. 그러나 니카라과 대통령은 그를 믿는다.

 

이 계획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전세계 매체의 눈은 이 "중국의 신비한 상인"에게 집중된다. 신웨이는 A주에 우회상장하고 상장하자마자 10여일연속 상한가를 기록하여, 시가총액이 천억에 근접한다.

 

주식투자자들은 환호했고, 왕징은 더더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다.

 

그는 호언장담한다. 3년내에 '일전사성(一箭四星)'(로켓 하나로 위성 4개를 쏜다)을 발사하고, 2019년까지 최소 32개의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신웨이집단이 운영하는 위성은 전세계 95%의 인구가 분포된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항공엔진기술을 도입하여, 중국항공기술을 최소 10년 앞당기겠다고도 했다....

 

확실히 중국의 머스크가 나타난 것이다.

 

"기적"은 계속 창조된다. 신웨이의 실적은 계속 오른다. 2015년에는 시가총액 2,000억을 넘는다. 그리하여 상하이50지수에 포함된다.

 

환호속의 신웨이투자자들은 아마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되리라는 것을.

 

2016년, 이 신비상인의 '기적' 배후의 여러가지 수수께끼들이 매체에 의해 속속 드러난다.

 

2011년 캄보디아의 그 주문을 기억하는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신웨이와 캄보디아신웨이간에 30억짜리 설비주문을 체결한다. 그러나 고객으로부터 대금을 즉시 수령하지 못했다.

 

이어서 왕징은 깜짝 놀랄만한 조작을 벌인다. 그는 현금등을 담보로 넣고, 국가개발은행으로부터 30억위안의 대출을 받는다. 그리고 캄보디아신웨이는 이 돈을 신웨이에 대금으로 송금한다.

 

왜 왕징은 대출을 받아서 고객을 위해 사용했는가?

 

원래 캄보디아신웨이는 신웨이의 자회사인 충칭신웨이가 2010년 캄보디아에 설립한 자회사이다. 그리고 2011년 충칭신웨이는 캄보디아신웨이를 캄보디아의 회사 1개와 자연인 3명에게 양도해 버렸다.

 

이 회사를 넘겨받은 실제오너는 베트남의 가죽가방대리업체이다.

 

똑같은 방식으로 왕징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아프리카의 무선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사기기술이 아무리 높더라도, 결국은 들키는 날이 온다.

 

니카라과운하의 착공은 계속 연기되었고, 나중에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게 된다. 대통령의 아들은 어쩔 수 없어 신웨이집단의 본사로 찾아와서 재촉한다. 신웨이의 위성도 계속 쏘아지지 않았다. 등록자본금이 70억위안에 달하는 텐차오항공공장도 흐지부지된다.

 

공중누각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주식투자자들은 악몽에서 깨어난다. 왕징은 일찌감치 현금을 챙겨서 달아났다.

 

이런 사기극이 낯설지는 않다. 머우치중(牟其中)은 캔으로 소련비행기를 얻고, 일찌기 히말라야를 뚫어버리겠다고 큰소리쳤다. 팡칭넨(龐靑年)은 "물로 기름을 만들 수 있다"고 하였지만 거품으로 끝난다. 사람들은 항상 기적을 믿는다. 그런나 결국 이런 '기적'의 손실을 부담하는 사람은 무수한 보통투자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