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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스포츠

장웨이제(江維杰): 기혈광인(嗜血狂人)

by 중은우시 2021. 2. 25.

글: 체육일조(體育日照)

 

2020년 중국바둑갑조리그에서 르짜오팀은 준우승을 차지하여, 10년이래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인 기사는 장웨이제 구단이다. 그는 '최우수기사"칭호를 받았다.

 

장웨이제, 프로9단바둑기사. 세계대회우승자. 이것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다. 기풍은 사나워서, 별명이 "기혈광인(피를 좋아하는 미친 사람)"이 바로 바둑팬에게 비친 그의 모습이다. 그외에 그는 청화대학 학생으로 성격이 온화하고,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노장'이면서 여전히 '소년기'를 지니고 있다. 장웨이제는 침착하고 적극적으로 바둑직업, 학업과 생활을 대한다. 그리고 항상 미래에 대해 기대가 충만하다.

 

이번 갑조리그가 폐막되면서 MVP를 획득한 장웨이제는 축하하고 쉴 시간도 얼마 갖지 못한다. 다음 날 바로 청화대학으로 돌아가서, 바로 마음을 가다듬고 대학3학년학생으로서 기말시험을 치러야 했다. 프로기사와 청화학생이라는 두 가지 신분을 빨리 전환해야 한다. 이는 그에게 있어서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오히려, 그는 이미 양자간에 균형점을 찾았다. 심지어 학업이 자신의 바둑직업생애에 더 많은 역량을 준다고 생각한다.

 

기말시험을 치른 후, 원래 참가할 예정이었던 대회는 코로나로 잠시 취소되었다. 장웨이제는 상하이의 집으로 돌아가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마침내 적당한 시간을 찾아 그와 인터뷰를 했다. 여기에서 장웨이제가 귀한 시간을 내서 인터뷰해주고, 진정성있고 전혀 감추는 것없이 자신의 생활을 얘기해주고, 또한 바둑팬에게 새해인사를 해준데 대하여 감사한다. 

 

르짜오팀이 준우승을 차지할 술은 장웨이제 자신도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 팀이 원래 정한 목표는 6위안에 드는 것이었고, 그후에는 3위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우승을 다툴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장웨이제가 보여준 뛰어난 성적은 그가 갑조리그를 끝내기도 전에 이미 바둑팬과 매체에서 MVP후보로 거론될 정도였다. 그러나 장웨이제 본인은 그 자신의 2020년도 성적은 그저 보통이라고 말한다. "특히 상반기에 성적이 좋지 못했다." 다행히 오랫동안 프로생활을 한 노장인 그는 이미 신속히 컨디션을 조정할 수 있었고, 하반기에는 뛰어난 성적을 보인다. 갑조리그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서는 "수준을 뛰어넘는 실력발휘"를 했다고 느낄 정도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준결승에서 장웨이제와 박정환의 대국은 바둑팬들을 매료시켰다. 각 매체에서 2020년에 가장 재미있는 대국중 하나로 얘기되었다. 어떤 매체에서는 장웨이제의 실력은 '공포스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2020년을 되돌아보면, 이 대국이 장웨이제의 마음 속에 가장 깊이 새겨진 대국이다.

 

이 대국은 직접적으로 르짜오팀이 결승에 올라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했다. 특히 1차전에서 르짜오팀은 3:1로 상대에 패배했기 때문에, 2차전에서 르짜오팀은 최소한 3:1로 이기면서 주장전이 승리해야만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다. 당시 상대팀의 외국인용병선수 박정환은 계속 연승하면서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당시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장웨이제는 시합전에 이길수 있을지 없을지는 생각해보지 않았고, 스스로에게 크게 압력을 느끼지도 않았다. 그저 '최선을 대해서 한수 한수 두겠다"는 심정으로 나갔다.

 

대국에서 박정환은 크게 우세한 가운데 속전속결을 생각했고, 장웨이제가 "어지러운 가운데 대마를 잡는 좁은 길"을 발견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렇게 장웨이제는 멋지게 승리했다. 당시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그는 후반에 들어 이미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바둑을 끝낸 후에는 이미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바로 컴퓨터 앞에 서서 다른 팀원들의 성적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1차전에서 1:3으로 졌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이기더라도 우리 팀은 여전히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나는 바로 팀원들의 성적을 확인하고 싶었고, 그래서 스스로의 승리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2020년 갑조리그는 코로나로 인하여, 대국을 몰아서 했다. 특히 12월에 청두에서의 2회전과 포스트시즌때 기사들은 호텔에서 20여일간 연속하여 바둑을 두어야 했다. 이는 심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이런 상황하에서, 좋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장웨이제가 후반들어 갈수록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심리적으로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다. "만일 이전에 좋은 기세이면 갈수록 더 잘 둘 수 있다. 만일 이전에 모두 순조롭지 않았다면, 아마도 악순환에 빠질 것이다. 이전이라면 몇판두고 중간에 휴식을 취하므로,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러나 이번 대국기간에는 그렇게 조정할 수가 없었다. 그저 한판 한판 연이어 두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학업과 바둑을 어떻게 병행하는가? 이미 졸업한 구리(古力)과 비교하여, 아직 대학을 다니는 커제(柯潔)와 장웨이제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히 바둑을 지면, 네티즌들은 학업때문에 바둑연습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장웨이제에 있어서, 학업은 그의 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뿐아니라, 오히려 어느 정도 자신의 기예를 향상시켜주었다고 말한다. 특히 갑조리그기간동안 청화대학을 다니면서 바둑이 늘었다는 발언을 했다. 

 

"기실 그건 우스개였다" 그 발언을 다시 되새기며 장웨이제는 약간 멋쩍어 했다. 다만 2017년 대학에 입학한 이래 그는 얻은 것이 많았다.

 

2017년 대학에 진학하기로 한 원인에 대하여 장웨이제는 아주 솔직하게 말한다: "주로 나는 스스로 경기에서의 성적이 지지부진하고 병목에 빠진 것같았기 떄문이다. 아마도 심리적인 문제를 조정하기 어려웠던 것같다. 항상 스스로 세계대회우승을 한 후 약간은 짐을 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후 연속 몇년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여 안목을 넓히고 환경을 바꾸어 보자고 생각했다. 정말 대학에 들어가고 난 후에 확실히 아주 유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학교에 들어간 후 기실 인생은 흑백, 승부 이외에 여러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둑계를 제외하고, 나는 여러 분야에서 대단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기실 일시의 승부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심지어 오히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이것이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조정한 후, 더욱 평화로워졌다. 그래서 바둑을 둘 때 좀더 편하게 둘 수 있었던 것같다."

 

바둑의 AI시대는 빠르게 왔다. 프로기사들은 현재 보편적으로 AI를 이용하여 훈련한다. AI일상훈련에 관하여 장웨이제는 아주 빠르게 적응했다. "나는 학교를 가야 해서, 국가대표팀에서 훈련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AI훈련을 하게 된 것인데, 오히려 비교적 잘 적응했다."

 

훈련을 제외하고, 코로나로 인하여, 2020년은 많은 큰 경기가 온라인으로 치뤄졌다. 이런 상황하에서, 기사들은 적응이 필요했다. 장웨이제는 온라인대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약간 적응되지 않는다. 컴퓨터모니터를 볼 때 항상 바둑판앞에서 두는 것과 다르다고 느낀다."

 

인터넷바둑과 대면바둑은 어느 정도 큰 차이가 있다. 대면바둑은 상대방의 상태를 볼 수 있고, 더 많은 심리적인 싸움이 일어난다. "모든 기사들은 다 다르다. 커제는 바둑을 둘 때 표정과 동작이 비교적 풍부하다. 만일 대면바둑이라면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흥분할 수도 있다. 온라인바둑과 비교하면 감정적인 반응이 더욱 강하다. 상대방도 영향을 더욱 많이 받을 수 있다."

 

바둑판위에서 얼마나 격렬하게 싸우든 바둑판앞의 장웨이제는 안정적인 모습이다. 

 

비록 온라인대국을 좋아하지 않지만, 장웨이제에게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다. "모든 사람이 다르다. 나 자신의 경우 온라인이건 대면바둑이건 나의 감정에 그다지 영향은 없다. 왜냐하면 대국때 나는 상대방의 상태는 신경쓰지 않고, 나 자신의 바둑에만 집중한다. 만일 나를 관찰하고 싶더라도 아무 것도 알아낼 수 없을 것이다."

 

바둑팬들은 통상 장웨이제를 '기혈광인', '강도부(江屠夫, 도부는 도살자)'라고 부른다. 그의 기풍이 사납고 직접적이며 대마를 잘 잡기 때문이다. 비록 '기풍은 그 사람과 같다'고 하지만, 생활에서의 장웨이제는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인 것같다. 성격은 온화하고 심지어 부끄럼이 많다. 말도 부드럽게 하고 조용하며 겸손하다.

 

"많은 기사들이 겉으로 보기에 온화하다. 다만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주 많다. 내 생각에 성격의 깊은 곳에 나는 비교적 직접적인 사람인 것같다. 그래서 기풍에서도 비교적 직선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다지 유연성이 없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혈광인'은 그가 예전에 쓰던 인터넷계정이름인데, 바둑팬들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당시 나 자신도 왜 그런 이름을 썼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게 멋지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나이 어렸을 때의 장위이제는 대다수의 그 나이또래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생활에서의 그는 소년같다. 갑조리그 기자회견에서 그는 청화대학을 '우다오커우체육학교'라고 말한 바 있다. 스포츠를 중시하는 전통이 있다. 그는 운동이 스스로의 정신상태와 체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아침에 조깅을 하는 것이 이미 습관이 되었다.

 

그외에 미스테리영화, 애니메이션도 빠질 수 없는 윤활제이다. 갑조리그기간에도 그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마음을 안정시켰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도 소개했다: "갑조리그때 나는 <골든 카무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았는데 아주 좋았다."

1991년생인 장위이제는 현재 활약하는 중국프로기사들 중에서 '노장'에 속한다. 커제를 대표로 하는 95년이후생들을 제외하고, 2000년대이후의 소장들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이의 장점이 없는데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을까? 장위이제는 이전에 확실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다만 현재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게 되었다.

 

"현재 프로기사랭킹 30위 이내에 천야오예(陳耀燁)만 나보다 나이가 많다. 저우루이양(周睿羊), 퉈자시(柁嘉熹)는 나와 나이가 같다. 나머지는 모두 나보다 어리다. 그래서 나느 현재 나보다 어린 기사들과 대국할 때 오히려 압박을 받지 않는다. 반대로 그들이 노장과 대국할 때 오히려 압박을 받는 것같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바둑을 둘 때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그들에게 지는 것은 정상이다. 현재 2000년대이후생들중 많은 기사들은 이미 실력이 상당하다."

 

사회에서는 "30세초초감"에 대하여 얘기한다. 같은 연배의 초조감에 대하여 장웨이제는 스스로는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나는 프로기사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직업방면에서의 목표가 명확하다. 흔들릴 것이 없다. 대국에서 이기는 것이다. 생활에서도 나는 현재 솔로이고, 그다지 큰 압박은 없다. 그래서 그런 방면에 대하여는 그다지 생각이 없다."

 

장웨이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사인 이세돌은 이전에 프로바둑계를 떠났다. 비록 현재는 압박이 없지만, 아주 솔직하게 말한다. 자신도 머지 않은 장래에 새로운 길을 찾아야할 수도 있다고. "최근 2년간 그런 마음가짐이었다. 나는 아직 1년여동안 학교를 다녀야 한다. 그후 나는 아마도 새로운 길을 찾아야할지 모르겠다. 현재 시합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래서 현재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그것은 아마도 약간 흔들리는 것일 것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바둑을 둬왔는데. 나는 아직도 생각하는 과정이다."

 

바둑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인가? 장웨이제는 가볍게 말한다. "나는 바둑이 아주 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둑은 이미 나의 생명의 일부가 되었다. 아주 중요한 것이고,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얼마전 인기리에 방송된 TV드라마 <기혼(棋魂)>에서 '바둑인생'과 '바둑이 있는 인생'을 언급했다. 많은 바둑애호가들은 프로기사의 길을 걷지 않는다. 장웨이제는 다른 프로기사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서부터 베이징으로 와서 바둑을 배웠고, 자신의 바둑인생을 결정했으며, 프로기사의 길을 걸었다. 마치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어렸을 때의 그는 그다지 많은 것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이 바둑을 좋아한다고 느꼈을 뿐이다.

 

"어렸을 때는 사실 잘 몰랐다. 당시 프로의 길을 가겠다고 결정한 주요 원인은 나의 스승이 나에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이징으로 가서 발전한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나 자신은 그다지 많이 생각지 않았고, 바둑이 좋다고 여겨서, 가서 해보았다. 당시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이 나중에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생각지 않았다. 만일 프로의 길을 걷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당시 바둑을 배우는데 재능이 있어서, 계속 이겼다. 그래서 성취감이 있었다. 그게 관건적인 요소이다." 현재의 어린 친구들이 프로기사의 길로 들어설지 말지에 대하여 장웨이제는 이주 이성적인 제안을 한다: "어린 친구에게 특별히 재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나는 프로의 길을 걷지 말라고 한다. 바둑을 평생의 취미로 삼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이다."

 

최고수준의 프로기사로서 자신의 이름이 바둑역사에 남겨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장웨이제는 솔직하게 자신은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다만 이와 동시에 그게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고 여긴다고 말한다. "이왕 역사에 이름이 쓰여진다면, 나는 역사에 더욱 멋진 장면으로 남기고 싶다. 그래서 현재 무슨 느낌은 없다. 그저 좀더 잘하고 싶을 뿐이다." 이것이 아마도 프로기사가 가진 프로정신이 아닐까?

 

새해에 세운 목표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장웨이제는 전혀 망설임없이 말한다: "나는 다시 한번 우승하고 싶다."

 

더욱 긴 장래에, 비록 어떻게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인지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장웨이제는 자신은 바둑보급방면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중국바둑의 발전에 대하여, 장웨이제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졌다. "현재 바둑은 아주 인기이다. 많은 가장들이 바둑에 좋은 점이 많다고 여긴다. 내 생각에 이건 좋은 일이다. 바둑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바둑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바둑을 배우는데 대하여 장웨이제는 자신의 견해를 말한다: '바둑은 개인의 종합적인 자질을 끌어올려준다. 아주 좋은 지력스포츠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주 재미있는 지능게임이다. 만일 바둑을 잘 알지 못한다면 배워보길 권한다. 바둑을 두는 매력을 느껴보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장웨이제는 간단하고 진심어린 말로 바둑팬들에게 신년축하인사를 보냈다: "바둑팬들이 새해에 즐겁고, 건강하며, 온 집안이 행복하고 바둑도 발전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