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취간역사(趣看歷史)
중국역사상 여포는 유명한 인물이다. 근 2천년동안 그는 '삼국제일맹장'으로 떠받들어진다. 당연히 엄격히 말하자면, 그는 '동한말기제1명장'이라 할 수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그는 일찌감치 조조에게 죽임을 당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포의 용맹은 유명하다. 그는 "비장(飛將)"이라고 불릴 뿐아니라, <삼국연의>에서 무한히 떠받들어져서 심지어 '유비,관우,장비' 세명과 혼자 싸우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다만, 역사상 진정한 여포는 그렇게 대단한 전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출도한 이래 단지 2명의 무명장수를 베었을 뿐이다.
호뢰관전투에서 여포는 병사를 이끌고 출전하였다: 그는 "5합도 겨루기 전에 방열(方悅)을 참하고, 손으로 극을 들어 목순(穆順)을 주살했다." 너무나 가볍게 전투를 끝장내버려 경외심이 들게 만든다. 그러나, 방열과 목순은 그다지 대단한 장수들이 아니다. 한명은 하내군태수 왕광(王匡)의 부장(部將)이고, 다른 한명은 상당태수 장양(張楊)의 부장이다. 모두 무명소졸이고 대단할 것도 없다. 이와 비교하면 <삼국지>에서 관우가 안량을 참살한 것에 대한 묘사가 더욱 자극적이다.
"관우는 고개를 들어 안량의 휘개(麾蓋)를 보고, 말을 몰아가서 안량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찔렀고, 그 수급을 베고 돌아왔다. 원소의 여러 장수들중 막을 수 있는 자가 없어서, 백마의 포위망이 풀어지게 된다." 이를 보면, 이 몇 마디 말은 그저 평범하고 담담하게 쓰여 있지만, 행간에서 관우의 판단력과 용맹함을 엿볼 수 있다. 실력이 출중하지 않다면,어찌 이렇게 모험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여포의 지위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2명의 무명장수를 베었을 뿐이기는 하지만, 그는 또한 아무도 깨트릴 수 없는 기록을 창조했다. 그래서 그는 '삼국제일'이라는 칭송을 받게 된 것이다.
196년(건안원년), 원술이 유비를 토벌하기 위해 대장 기령을 보낸다. 병력으로만 보자면 유비는 절대적인 열세였다. 그러나, 유비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여포와 순망치한의 관계였고, 일단 그가 무너지면, 여포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과연 그의 생각대로, 기령이 침범해온다는 말을 듣고 여포는 바로 회의를 열어, 유비를 구해줄지 말지를 토론한다.
결국 여포는 도와주기로 결정한다. 유비를 지켜주어야 그도 걱정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여포는 친히 1000명의 보명, 200명의 기병을 이끌고 소패(小沛)로 간다. 그 소식을 들은 기령은 제자리에 진을 치고, 형세를 살핀다. 유비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여포는 소패에서 1리쯤 떨어진 곳에 군대를 주둔시킨다. 그는 기령등을 초청하여 함께 술을 마시자고 한다.
실제로 누구도 여포에게 "취옹지의부재주(醉翁之意不在酒)"일 줄 몰랐다. 그는 술자리에서 일을 꾸미려 한 것이다. 예상대로 몇잔의 술이 들어간 후, 여포는 양자를 화해시키려 한다. 그는 이번에 온 것이 유비를 구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자신은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원한은 풀어야지 맺어서는 안된다(寃家宜解不宜結)"는 말을 하며 두 사람의 은원을 해소시켜주려 한다. 그리고, 여포는 영문(營門)에 극(戟)을 하나 세워놓게 한 후에, 기령등에게 말한다: "150보바깥에 세워 놓은 극의 한 갈래를 맞추게 되면, 공격을 멈춰주시오. 만일 맞추지 못하면 그때 두 분이 싸워도 늦지 않을 것이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이 정도 거리라면 맞추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화살을 거기까지 쏘아보내는 것도 문제이다. 기령은 여포의 자신만만해하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여포는 신력을 지닌 것처럼 화살을 쏘아 가볍게 극의 작은 갈래에 맞추어버린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결국 기령은 약속대로 병력을 철수시켰고, 여포는 이 기록으로 인하여 '삼국제일맹장'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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