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치아(李治亞)
일반적으로 여포의 처는 초선(貂蟬)이라고 알고 있다. 여포가 초선을 희롱하는 장면은 아주 유명하다. 즉, 사도 왕윤이 자신의 의녀(義女)인 초선을 여포에게 주겠다고 하고서 그 딸을 동탁(董卓)에게 바친다. 이렇게 계책을 써서 여포와 동탁의 불화를 조장한다. 여포는 기회를 봐서 초선과 정을 나누고 그 장면이 동탁에게 발견된다. 동탁은 방천극을 여포에게 던지고 이로 인하여 두 사람은 반목한다.
여포는 동탁을 죽인 후, 삼국연의의 내용대로라면 여포는 초선과 합쳐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 떨어지지 않았다. 기실 초선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여포의 처는 아니다. 최소한 정실부인은 아니고 기껏해야 첩이었을 것이다.
삼국연의를 읽어보면 여포의 부인은 따로 있다. 그 여자는 엄씨(嚴氏)이다. 엄씨도 보통내기가 아니다. 일찌기 여포가 포위망을 돌파하려는 계획을 막은 적이 있다. 그녀는 남편을 망하게 한 여인이라 할 수 있다. 한겨울이었는데, 따르는 사람들에게 면의(綿衣)를 많이 준비하라고 분부한다. 여포의 처 엄씨가 이를 듣고 나와서 묻는다: "뭘 하시려는 겁니까?" 여포가 진궁(陳宮)의 계책을 얘기해준다. 엄씨가 말하기를, "당신이 성을 전부 맡기고 처자식도 주고서 혼자서 나가서 싸운다면 만일 변고가 있을 때, 제가 어찌 장군의 처라고 하겠습니까?" 여포는 주저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3일간이나 출정하지 않았다. 진궁이 들어와서 말하기를, "조조의 군대가 사방에서 성을 포위했는데, 만일 하루빨리 출정하지 않으면, 반드시 포위될 것입니다." 여포가 말한다: "내 생각에 멀리 나가는 것보다는 굳게 지키는 것이 낫겠다." 진궁이 말하기를, "최근에 듣기로 조조의 군대는 양식이 부족하여, 사람을 허도로 보내어 가져오게 한다고 합니다. 곧 도착할 것이라고 하니, 장군께서 정예병사를 이끌고 그 양식이 오는 길을 막으면 아주 뛰어난 계책이 될 것입니다." 여포는 그 말이 맞다고 여기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 엄씨에게 이 일을 얘기했다. 그런데 엄씨는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장군이 만일 나가면, 진궁, 고순이 어찌 성을 굳게 지키겠습니까. 만일 잘못되면 후회해도 늦을 것입니다. 제가 옛날 장안에 있을 때, 이미 장군에게 버려졌었고, 다행히 방서(龐舒)가 몰래 숨겨주어서 다시 장군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저를 버려두고 가시려 합니까. 장군은 앞날이 창창하니, 저는 신경쓰지 말고 가십시오!" 말을 마치고는 통곡한다.
여포에게는 또 하나의 처가 있었다. 조씨(曹氏)이다. 그녀는 조조와는 관계가 없다. 그녀는 서주대장 조표(曹豹)의 딸이다. 장비가 서주를 지키고 있을 때, 술을 마시게 했는데, 조표가 재삼 마시지 않았다. 장비는 취한 후에 주정을 부리며 화를 냈다: "네가 내 명을 어겼으니 백대는 맞아야 겠다." 그러면서 병사들에게 끌고가라고 했다. 진원룡(陳元龍)이 말하기를, "현덕공이 떠나실 때 뭐라고 당신에게 분부했는가?" 장비는 말하기를, "너는 문관이니 문관의 일이나 신경써라. 나를 막을 생각은 말라." 조표는 어쩔 수 없이 사정을 한다; "익덕공 네 사위의 체면을 봐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장비가 말한다: "네 사위가 누구냐?" "조표가 말한다: "여포입니다." 장비가 대노하여 말한다: "나는 원래 너를 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네가 여포로 나를 겁주려 하다니, 나는 너를 꼭 때려야겠다. 네가 너를 때리는 것은 바로 여포를 때리는 것이다." 그 후에 장비는 조표를 때린다
그런데, 실제 역사상 여포의 처는 다른 사람이다. 바로 위속(魏續)의 자매이다. <영웅기>에는 이런 말이 잇다. "위속에게는 외내지친(내외지친)이 있다. 하작이 말하기를, 여포의 처는 위씨이다." <통감>에도 같은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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