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의 지방/홍콩; 마카오

중국정부는 홍콩인의 용기를 오판했다.

by 중은우시 2019. 11. 14.

글: 왕단(王丹)


최근 필자는 친구와 한담을 나누었는데, 모두가 가장 크게 관심을 가진 것은 역시 홍콩의 현재 국면이었다. 우리들은 89년 6.4에 참가했던 사람들이고, 홍콩에 대하여는 특수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홍콩정서" 이런 정서는 우리가 내심으로부터 홍콩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정서때문에, 우리는 홍콩인의 집단특질, 홍콩의 민심에 대하여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나는 반드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이번 항쟁운동이 여기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의 아주 큰 부분은 중국정부가 홍콩인의 용기를 오판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왜 그렇게 얘기하는가? 우선 옛날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1991년 1월 24일 1년반의 진성감옥(秦城監獄)에서의 수감조사를 받은 후, 중국당국은 필자가 89년 6.4운동에 참여한 사건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이 소식은 매체를 통하여 먼저 홍콩에 알려졌다. 그 결과 홍콩대학의 학생들이 대표를 파견하여 '전상학련(專上學聯)'의 명의로 개정당일 북경시 중급인민법원 문앞에 외서 방청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다. 그러자 다시 인민대회당으로 가서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얘기한다. 당연히 아무런 결과는 없었다. 이 과정은 그냥 듣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그 시절의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마 모를 것이다. 1991년 그때의 정치적인 분위기하에서 감히 북경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필자를 위하여 청원하는게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한 일인지. 그들은 아예 나와 같이 감옥에 들어갈 각오를 하고 온 것이었다. 그때 위험을 무릅쓰고 북경으로 왔던 홍콩학생의 리더는 지금 홍콩 "지련회(支聯會)'의 부주석인 초이유청(蔡耀昌, Tsoi Yiu Cheong Richard)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초이유청을 대표로 하는 홍콩의 민주역량은 30년동안 한번도 '6.4'기념을 중지한 적이 없고, 민주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멈춘 적이 없다.


필자가 이 일을 얘기하는 것은 다음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홍콩인의 용감함 그리고 그들의 민주에 대한 견지는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라든지 수십년동안 홍콩에서 발전한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아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정부는 1997년 홍콩을 회수한다. 그들이 정한 절차에 따라 따뜻한 물로 청개구리를 삶는 방식(溫水煮靑蛙)으로 천천히 관련 사회체제를 바꾸어 갔고, 홍콩의 자유를 말살했다. 그렇게 하여 홍콩의 소위 '진정한 회귀'를 완성하고자 했다. 이것은 그들의 첫번째 오판이다. 그들은 홍콩인이 천천히 세뇌되어, 민주자유에 대한 견지를 포기할 것이라 여겼다. 이번 홍콩항쟁운동의 원인은 바로 홍콩인들의 내지 중국공산당독재체제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다. 이점은 중국당국의 판단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증명한다.


이어서, 북경은 두번째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습관적인 사고와 방식에 따라, 홍콩사람들의 민주에 대한 견지에 대하여 그들은 국가폭력으로 홍콩인의 반항을 진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북경당국의 뜻에 따라, 홍콩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며, 홍콩인들의 주요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시에, 중국당국의 협조하에, 경찰역량을 동원한다. 구타, 체포, 새로운 금지규정의 제정, 심지어 홍콩인의 생명까지도 희생을 치르게 만들었다. 여러가지 폭력수단을 동원하였는데, 이렇게 하면 홍콩인들을 겁줄 수 있을 것이고 항쟁을 포기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은 증명한다. 중국당국은 홍콩인들을 정말 잘 몰랐다. 그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홍콩인들의 용기를 완전히 오판했다. 얼마전, 억울하게 죽어간 저우(周) 학생을 추도하기 위하여 십만의 홍콩인들이 모였고, 분노의 촛불에 불을 지폈다. 이는 홍콩인들이 전혀 겁먹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아마 이런 폭력행위에 오히려 분노하여, 운동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용무파(勇武派)가 더 많은 동정과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중국당국은 홍콩인들의 용기를 오판했기 때문에 완전히 닭을 훔치지도 못하면서 쌀만 잃었다(偸鷄不成蝕把米). 그들은 습관적으로 폭력으로 탄압하여 통치를 유지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철판을 걷어찬 셈이다.


확실히 보통선거에 응하지 않는다면, 홍콩인들은 항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홍콩정부수장을 다른 사람으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순조롭게 홍콩을 통치하기 어려울 것이다. 설사 중국당국이 군대를 파견하여 홍콩을 접수한다고 하더라도, 홍콩인들은 그것때문에 겁먹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더욱 강렬한 의지로 반항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홍콩인의 용기는 중국당국이 전혀 상상할 수 없다. 더 많은 폭력은, 중국당국에 더 많은 골치거리만 가져다줄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