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북경경혼(北京驚魂)

중은우시 2019. 9. 21. 14:07

글: 장환재(張奐才)





어제 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지하철을 타고 건국문까지 갔다. 잠시 차 한대 지나갈 정도의 시간을 머뭇거리고 있을 때, 돌연 귀에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지하철은 봉쇄되었다. 지금 바로 역을 나가라!" "승객들은 즉시 역을 빠져나가라. 역안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빨리! 빨리! 빨리!" 내가 그 말을 들었을 때 첫 반응은 당황스럽다는 것이었다. 혹시 북경에 무슨 사건이 터진 것인가? 혹시 북경에 남아 있으면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두번째 반응은 혹시 북경에 갇힌 것은 아닐까라는 문제였다. 지하철도 탈 수 없으면, 어떻게 서역(기차역)까지 갈까? 아직 기차가 출발하려면 1시간 반정도의 여유가 있기는 했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거의 쫓겨나듯이 지하철역에서 나왔다. 등 뒤에서는 큰 철통자물쇠가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제서야 지하철역 바깥에 사람들이 가득 모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복을 입은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무엇때문에 지하철역은 봉쇄한 것인지? 그는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말할 수 없습니다." 이어서 줄줄이 군복을 입은 해방군이 위풍당당하게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2,30미터 떨어진 도로에도 한 무리가 서 있었다. 이런 장면을 나는 처음 보았으므로 마음 속으로 당황스러웠다.


나는 물었다: "해방군 동지. 북경서역은 어떻게 가면 되나요? 어느 방향입니까? 시내버스는 있습니까?" 나는 연이어 세 가지 질문을 했다. 이걸 보면 나의 당시 심리가 아주 초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도로에 시내버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고, 택시도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큰 문제가 닥친 것이다. 듣기로 전체 지하철1호선은 건국문에서 군사박물관까지의 노선이 봉쇄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길이 바로 북경서역으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외지인이고, 기차를 타야할 상황이라면, 아마 당신도 나처럼 초조해 했을 것이다.


동서장안가는 걸어갈 수 없을 것같았다. 그렇다면 남북로에는 차가 있을까? 나는 할 수 없이 남북로의 우회로를 선택해서 걸어갔다. 나는 미친 것처럼 트렁크를 끌면서 남북로를 걸었다. 길가에는 보안, 교통경찰이 있어 경비가 삼엄했다. 나는 머리가 아팠다. 도대체 얼마나 걸어야 이 삼엄한 경비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개략 십자교차로 두 개를 지나자 마침내 시내버스가 있었다. 아무 거나 오는 차를 탔다. 기사에게 서역으로 가려면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운전기사는 머리를 흔들며 미안하다고 했다. 그래도 예의있었다.


두 역을 지났다. 이제 북경역에 가까워 졌을까? 나는 차에서 내려서 시내버스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여전히 북경서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머리가 더 아파졌다. 이제 기차 출발시간에서 겨우 60분밖에 남지 않았다.


한 관광버스가 마치 장안가로 방향을 트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시내버스가 다니는가보다 생각하고 돌연 흥분했다. 그러나 금방 실망했다. 그 관광버스에는 "자원봉사자"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던 것이다. 원래 자원봉사자들은 차를 타고 갈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길가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그들은 단지 천안문으로 가는 것이고, 북경서역으로는 가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모든 환상을 버렸다. 그런데 정말 우연하게도 택시 하나가 내 앞에 멈추고, 사람이 한 명 내렸다. 나는 반응이 빠른 편이었다. 기사에게 서역으로 가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빨리 타세요, 뭘 멍하니 있어요. 여기는 승차가 통제되는 곳입니다." 나는 그냥 차 뒷자석으로 굴러들어가듯이 탔다.


택시를 타고나니 마음이 안정되었다. 그래서 기사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이렇게 군사관제를 하다니요. 기사는 역시 노련한 기사였다. 북경말투로 무슨 일이긴, 천안문에서 열병식 훈련하는 거죠. 이 시간에는 길을 막습니다. 6시가 넘으면 차도 못다닙니다. 나는 다행이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 6시는 되지 않았다. 1,20분 정도 남았다.


나는 너무 당황한 티는 내지 않으려고 했다. 기사가 나를 바가지씌울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기사는 미터기 꺽는 것을 깜박했다면서 50위안 주면 된다고 했다. 내 기억에 아주 멀리 온 것같아서 50위안이면 비싸지 않다고 여겼다. 문제는 이 기사친구가 기차출발 30분전에 나를 서역 남광장에 내려주었다는 것이다. 이 시간은 정말 정확했다. 몇분만 더 늦었더고 기차를 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거의 굴러들어가듯이 기차표를 바꾸고 역시 굴러들어가듯이 역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역시 굴러들어가듯이 검표게이트를 통과하고, 굴려들어가듯이 기차를 탈 수 있었다.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5분도 지나지 않아, 숨도 아직 고르지 못했는데, 기차는 출발한다.


이때 나는 입안이 바싹 말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물 한병을 가지고 있어서, 벌컥 벌컥 바닥이 보일 때까지 마셨다.


2019, 9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