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륭제의 양대총신 화신(和珅)과 복강안(福康安) 비교

글: 용가독사(勇哥讀史)

'일조천하일조신(一朝天下一朝臣)"이라는 말이 잇다. 건륭제는 60년간 재위하면서, 진정한 총신(寵臣)은 두 사람이다: 하나는 화신이고 다른 하나는 복강안이다. 그들은 한명은 문관, 한명은 무관으로 조정에서 지위가 혁혁했으며, 권세가 조야를 흔들었다.

화신과 복강안을 비교하면 누가 더 대단했을까?

먼저, 출신을 보자.

"용생용(龍生龍), 봉생봉(鳳生鳳)" 청나라는 출신을 따지던 시대이다. 만일 운이 좋으면, 만주팔기의 집안에서 태어나는 것이고, 그러면 반드시 한인자제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화신, 복강안은 모두 만주팔기출신이다. 그럼 둘을 한번 비교해보자.

화신은 만주 정홍기 사람이다. 정홍기는 하오기(下五旗)중 하나이다. 특별히 존귀할 것은 없다. 화신의 부친 상보(常保)는 복건부도통이다. 고관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리고 화신이 어렸을 때, 부친과 모친을 잃어서, 집안이 몰락한다. 하마터면 동족에 의해 집안에서 쫓겨날 뻔한다.

복강안은 만주 상황기 사람이다. 상황기는 상삼기(上三旗)의 으뜸이다. 황제가 친히 통솔한다. 아주 존귀하다. 복강안의 부친은 경략대학사, 일등충용공 부항(傅恒)이다. 또한 건륭제의 적황후(嫡皇后) 효현황후의 조카이다. 복강안은 명문집안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건륭제에 의해 궁안에서 양육되며, 건륭제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확실히, 복강안의 출신이 화신보다는 훨씬 대단하다. 양자간에는 천양지차가 있다.

다음으로 관직을 보자.

화신은 문인출신으로, 관직이 문화전대학사(文華殿大學士), 영반군기대신(領班軍機大臣)에 이른다. 청나라때는 재상의 직위를 두지 않았고, 전각대학사가 명목상의 재상이고, 군기대신이 실질적인 재상이다. 그래서 화신은 명실상부한 재상이라 할 수 있다.

복강안은 무장출신으로, 화신보다 4살이 어리다. 복강안은 삼등시위의 신분으로 건청궁에 들어갔고, 건륭제의 신임을 받은 후 병사를 이끌고 전투에 참가한다. 그는 전쟁터에서 크게 활약한다. 나중에 복강안의 관직은 무영전대학사(武英殿大學士), 군기대신(軍機大臣)에 이른다.

비록, 화신과 복강안이 모두 전각대학사이지만, 청나라의 관제에 따르면, 문화전대학사의 서열을 무영전대학사보다 높다. 동시에 화신은 영반군기대신인데, 복강안은 '영반'의 경력은 없다. 그러므로 화신이 조금 낫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작위이다.

화신은 34살때, 경거도위(輕車都尉)를 세습한다. 나중에 회족의 난을 평정하여, 일등남작(一等男爵)이 된다. 1788년 삼등충양백(三等忠襄伯)이 되고, 1798년 백련교의 난의 두목 왕삼괴(王三槐)를 붙잡은 후 일등충양공(一等忠襄公)이 된다. 

청나라는 작위를 봉하는데 신중했다. 일반적으로 전공이 있어야 작위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문신들 중에는 작위를 받은 경우가 드문데, 화신은 문신으로 일등충양공의 작위를 받았으니, 청나라때는 보기 드문 경우였다.

복강안은 무장이다. 작위에서는 더욱 순조로웠다. 그는 22살때, 대소금천의 난을 평정하여 삼등가용남작(三等嘉勇男爵)에 봉해진다. 1784년, 복강안은 감숙으로 가서 반란을 진압하는데 공을 세워, 가용후(嘉勇侯)로 승진한다. 1791년, 복강안은 티벳으로 가서 고르카를 정벌하여 승리를 거둔다. 그리하여 일등충예가용공(一等忠銳嘉勇公)이 된다. 1795년, 복강안은 군을 이끌고 묘족의 난을 진압하고 묘왕 오팔월(吳八月)을 생포한다. 그리하여 건륭제에 의해 파격적으로 패자(貝子)에 봉해진다. 일반적으로 이성공신(異姓功臣)은 패자의 작위를 받을 수가 없다.

1796년, 복강안은 매년 전투에 참전하느라, 피로가 누적되어 병이 되었고, 정벌도중에 사망한다. 건륭제는 아주 비통해 하면서 그를 가용군왕(嘉勇郡王)에 추봉한다.

확실히, 생전이건 사후이건 복강안의 작위는 화신보다 높았다.

마지막으로 재산을 보자.

화신은 재물욕이 많았다. 그는 오랫동안 중요직위에 있으면서 재물을 긁어모았다. 그리하여 거대한 재산을 모은다. 건륭제가 죽은 후, 가경제는 화신을 끌어내리고, 그의 가산을 몰수하여 국고에 넣는다. 그래서 '화신질도(和珅跌倒), 가경흘포(嘉慶吃飽)"(화신이 넘어지니 가경이 배불리 먹게된다)라는 말이 돌았다.

복강안은 부유하고 고귀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당연히 생활은 사치스러웠다. <청대지죽두목설>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청나라때 무장은 가마를 탈 수 없고, 말만 타야 하는데, 복강안은 큰 가마를 타는 것을 좋아했다. 전쟁터에 나가서 독전할 때도, 그는 여덟명이 드는 가마에 올랐다. 그러나, 복강안은 재물에 대하여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던 것같다. 가산이 화신만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