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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화웨이사건

나는 왜 런정페이를 뭣도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by 중은우시 2019. 1. 23.

글: 침안(沉雁)


일찌기 작년 12월상순, 인터넷에서 온통 멍완저우에 대하여 떠들 때, 나는 스스로에게 휴가를 주었다. 아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 나는 그녀의 부친이 뭣도 아니라고 여기는데, 그녀를 신경쓰겠는가? 나는 장커우커우(張扣扣)를 위해서는 최소한 10편의 글을 썼고, 깐쑤의 8살짜리 여자아이를 위해서도 3편을 썼다. 나는 차라리 중국의 고통받는 민중을 위해서 몇만자의 글을 쓸지언정, 런정페이같은 류의 인간에게는 한 마디도 말하고 싶지 않다. 오늘은 예외로 치자.


내 이웃 중에 90년대말에 서안교통대학의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이 있다. 그는 화웨이에서 5년간 일하고 사직했다. 그리고 미쳤다. 매일 넋을 놓고 있었다. 나는 차차 화웨이에서 명문대학졸업생들을 어떻게 미치게 만드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고,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이건 정상적인 기업이 아니다. 사람을 도구로 여기고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기업이다. 기실 그때 나는 아직 대학졸업도 하기 전이다. 나중에 일을 하면서, 적지 앟은 화웨이직원들을 만났는데, 하나같이 모두 화웨이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성공학에 관한 책에는 런정페이의 성공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이렇게 진행된다. 90년대초, 런정페이는 이미 44살이었다. 그는 400여만위안의 채무를 지고 있었는데, 가족과 노모를 데리고 선전으로 간다. 그리고, 갖은 고생을 하면서 세계500대기업을 일구었다. 기실 그때 나는 런정페이의 구체적인 신세내력을 몰랐다. 그러나 매번 누군가가 그의 성공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나의 이웃사람인 왕이(王二)처럼 폭발했고, 코웃음을 쳤다.


런정페이, 왕스(王石), 스위주(史玉柱) 등등의 성공이야기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틀이 있다. 출신빈한, 자수성가, 격류병박(激流拼博), 동산재기, 군림천하. 당연히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추스젠(褚時健)이다. 그는 80여세에 감옥에서 나온 다음 황산(荒山)을 임차하고, 5년도 되지 않아 추청(褚橙, Chu's Orange)을 만들어냈다. 형님은 영원한 형님이다. 언제든지 동산재기할 수 있다. 왕자귀래 소오천하할 수 있다. 많은 팬들이 그를 숭배하게 되는 것이다.


기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추스젠이 감옥에서 쪽지 하나를 내보낸 것은 명문대학생이 평생을 분투한 것보다 강했다. 당시 처장급이하는 감옥에 면회갈 자격도 되지 않았는데, 출옥할 때 왕스는 사람들을 데리고 친히 맞이해주었다. 그가 하려고 하는 것은 뭘 하든지 성공한다. 이것이 바로 성공이야기 배후의 비밀이야기이다. 이것은 거의 모든 중국의 성공자들의 대동소이한 성공방식이다.


어느 기업주가 기업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세계의 경영학교과서에는 오직 하나의 기준만이 있다. 그가 인류를 위하여 신용을 창조하느냐 아니야이다. 이 신용은 두 가지이다. 서비스신용과 제품신용. 전자를 잘하면 상인이고, 후자를 잘하면 기업가이다. 이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중국의 몇몇 기업주가 기업가인지 아닌지를 다져볼 수도 있다.


나는 이매 6개 모델의 화웨이핸드폰을 써봤다. 그러나 모두 고장났다. 나는 애플은 7 하나만 써봤다. 2년이 지났는데도 새 것처럼 잘된다. 무엇을 신용이라고 하는지 아는가? 런정페이를 기업가라고 부를 수 있는가? 신용을 창조하지 않았어도 좋다. 그러면 신용을 훼손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 아니냐. 그저 법을 지키는 공장주가 되어서, 사람과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만도 괜찮다. 그러나 잔혹한 사실이 이미 세상에 다 알려져 버렸다. 신용을 창조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오히려 인류의 신용을 침식하는 괴물의 조력자역할을 했다. 그런데 내가 어찌 런정페이를 뭐라고 여길 수 있단 말인가?


무엇이 신용인가? 안심하고 사용하는 것이 바로 신용이다. 만일 런정페이가 기업가라면, 췐젠(權健, 다단계판매업자)도 기업가여야 한다. 그러면 우습지 않은가? 시장경쟁력을 얘기하면, 중국인들은 그저 하나의 킬러만 알고 있다. 바로 가격경쟁. 화웨이에 대하여 얘기하자면, 모든 핵심기술은 미국에서 사온 것이다. 일단 여기서는 사왔다고 하자. 나머지는 잠시 언급하지 말자. 사온 댓가도 싸지가 않다. 그러나 왜 화웨이제품이 신속하게 세계시장에 뿌려질 수 있었을까? 원인은 싸기 때문이다. 싼 것의 대명사는 바로 오염이 싸고, 인건비가 싸고, 보조금도 있고, 국가에서 뒤를 받쳐준다. 기실, 세상어디에 값싼 것이 있단 말인가? 그 배후에는 많은 민중들이 부담해주고 있다.


하나의 기업이 가격경쟁력만 있을 때, 그것은 결국 아무런 경쟁력도 없다는 말이다. 그것은 왜 그런가? 중국의 많은 소위 하이테크기업들을 보라. 미국이 판매금지를 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 이것은 세계500대기업에서도 하나의 기적이다. 설사 가격경쟁력이라고 하더라도,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야 무슨 싸든지 말든지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소위 가격경쟁력이라는 것도 허망하기 그지없다는 것을. 만일 다른 사판매금지를 하지 않으면 계속 뻥칠 수 있다. 무슨 나는 10년만에 미국의 100년을 따라잡았다드니, 나는 5G와 마이크로파기지국에서 세계1위라느니 등등. 신용이라는 두 글자는 중국기업의 눈에 그저 뜬구름일 뿐이다.


가대공(假大空, 거짓말, 큰소리, 헛소리). 이것은 화웨이의 급소이다. 진정 신용이 있는 가치있는 제품을 만드는데, 그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애국운동을 일으켜서 본국시장이나 점유해야 한다. 이번에 미국이 진짜로 움직이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리팡(陳黎芳)이라는 부총재가 나와서 "우리는 미국과 아직 이만오천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왜 250이라고 말하지 않았지? 내가 보기엔 딱 그런데. 이만오천리는 바로 장정때 뻥치는 거리이다. 이전에는 북상항일이었지만, 지검은 서진항미이다. 조직에 충성심을 나타내면서 중국인에게는 어렵다고 소리치는 것이다. 그 뜻은 우리 화웨이는 항미의 제일선에 서 있으니, 너희는 우리를 받쳐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실, 화웨이의 근본문제는 미국과 얼마나 차이가 나느냐의 것이 아니다. 두개의 서로 다른 세계에 있는 기업과 기업인은 아예 비교할 수가 없는 문제이다.


빌게이츠 부녀와 런정페이 부녀를 보자.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물어보자. 여러분은 어느 부녀를 좋아하는가? 이것이 바로 화웨이와 미국의 진정한 거리이다. 아니, 전체 중국과 미국의 진정한 거리이다. 그들의 핵심경쟁력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런정페이부녀의 핵심경쟁력은 동굴을 파고 항전하는 중국인이 되는 것이다. 전자는 자신을 사람으로 여기고 다른 모든 사람도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나 후자는 다른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가? 멍완저우사건에 나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말할 수 있다. 가장 기뻐하는 것은 미국인도 아니고, 중국인도 아니다. 바로 화웨이사람들이다. 런정페이의 곁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낯을 찡그리고 있지만, 그녀는 속으로 활짝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프랭클린은 이런 말을 했다: "평벙한 사람의 가장 큰 결점은 자주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것은 화웨이 런정페이와 중국의 모든 기업가의 통병이다. 매일 머리를 짜내서 고명한 척 한다. 삼십육계니, 손자병법이니, 족지다모(足智多謀)니. 와동(窩洞)정신이니, 사대전역(四大戰役)이니. 마치 전략가인 듯이 보이지만, 기실 그들은 촌놈이다. 그래서 아무리 애를 써봐야 쓰레기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뿐이다.


며칠 전(1월 17일), 런정페이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적지않은 팬들의 성원을 받았다. 듣기에 이치에 맞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 종류의 사람에게 특히 탄복한다. 한편으로 거짓말을 하고 부정을 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옳은 말만 하는 사람." 하하 런정페이는 바로 사르트르가 가장 탄복하는 그런 사람이다.


괴테는 이런 말을 했다: "한 걸출한 인물이 한 무리의 멍청이들에게 찬양을 받는다는 것은 그보다 더 나쁠 일이 없는 그런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한 걸출한 인물이 한 무리의 멍청이들에게 찬양을 받는 것은 나쁜 일이다. 그러나 더 나쁜 일은 한 촌놈이 한 무리의 멍청이들에게 찬양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