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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화웨이사건

누가 왕웨이징을 버렸는가?

by 중은우시 2019. 1. 20.

글: 호소강(胡少江)


2019년 1월 11일(금요일), 중국국민 왕웨이징(王偉晶)이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체포되었다. 왕웨이징은 북경외국어대학을 졸업한 후 사람들이 선망하는 외교부에서 근무했다. 일찌기 중국 주폴란드대사관에서 있었으며, 체포되기 전에는 중국통신대기업 화웨이의 폴란드자회사의 판매총감을 맡고 있었다. 폴란드의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왕웨이징은 간첩활동에 종사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와 동시에 폴란드국민도 한 명 같이 체포되었다.


최근 1개월여동안, 중국통신대기업 화웨이와 관련한 뉴스가 끊이지 않았다. 먼저 카나다정부는 미국법원의 요구에 응하여 화웨이의 CFO이자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완저우를 체포했고, 그후 중국정부는 멍완저우와 화웨이를 위해 나서서 카나다정부를 공격했고, 공개적으로 보복했다. 중국국가안전에 위해를 가했다는 혐의로 두 명의 카나다국민을 체포한다. 현재 미국의 동맹국인 폴란드가 다시 화웨이의 고위직원을 한 명 체포했다.


의외인 점은 중국정부에서 체포된 왕웨이징의 보호를 위하여 목소리를 높이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왕웨이징이 체포된 하룻만에, 중국정부와 관계가 아주 밀접한 화웨이는 그를 제명했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왕웨이징과 선을 그었다. 왕웨이징은 "개인원인으로 폴란드법률에 위반되어 체포된 후 수사받고 있다"고 했다. 그 말에 숨은 의미는 설사 왕웨이징이 폴란드법률을 위반했더라도 화웨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저명한 관방신문인 <환구시보>는 왕웨이징이 체포된 후 바로 글을 실은 바 있다. 왕웨이징이 폴란드에서 간첩활동에 종사했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폴란드는 중국이 훔칠만한 가치있는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중국정부와 화웨이를 지지하는 애국인사들은 인터넷에서 '미국의 주구'인 폴란드에 보복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미 공개적으로 중국시장에서 폴란드제품을 불매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외교부의 폴란드정부에 대한 조용한 대응과 화웨이회사의 왕웨이징에 대한 신속한 잘라내기는 이들 '애국인사'들이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사건발생후 누군가 인터넷에서 비통하게 물었다: "왜 이렇게 신속하게 동포 왕웨이징을 포기하는가? 폴란드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은 멍완저우와 왕웨이징을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한편으로 거액을 들여서 멍완저우의 소송을 도와주고, 다른 한편으로 법원이 죄를 확정하기도 전에 인정머리없이 왕웨이징은 포기해버렸다.


이들 '애국인사'들은 중국정부와 기업의 관계 그리고 정부전략과 개인운명의 관계를 전혀 모르는 듯하다. 그들이 멋도 모르고 내뱉는 '애국주의열정'도 정부에서는 그저 하나의 도구로 취급한다는 것을. 정부에서 필요할 때는 그들에게 살점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뼈다귀를 한 두개 던져주지만, 이번에 그들이 보여준 '애국주의열정'에 대하여는 뜨거운 얼굴에 차가운 엉덩이를 들이댄 꼴이다.


그들이 화웨이에게 무정하게 왕웨이징을 포기했다고 질책하는 것은 화웨이를 잘못 질책하는 것이다. 왕웨이징은 일찌기 핵심기밀부서에서 일했고, 정부의 허가가 없이는 그가 중국 주폴란드대사관에서 화웨이회사의 고관으로 옮겨갈 수가 없다. 당연히, 이번에 이렇게 한 것도 중국정부의 동의가 없다면, 심지어 중국정부의 지시가 없다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가 아무리 간이 크더라도 왕웨이징을 제명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왕웨이징이 정말로 간첩활동에 종사했는지에 관하여 만일 정말 그랬다면, 그는 도대체 국가를 위해서 그랬는가, 아니면 화웨이를 위해서 그랬는가? 아니면 '개인적인 이유'로 간첩활동에 종사했는가? 외부인으로서 우리는 그 진상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왕웨이징이 무엇을 했든지간에, 그는 분명히 화웨이와 화웨이를 지지하는 중국정부에 의해서 절벽에 내몰린 것이라는 것이다. 외부인이 보기에, 중국정부는 왕웨이징을 변호할 생각이 없는 것같다. 이것은 왕웨이징이 확실하게 폴란드의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누군가 중국정부가 왕웨이징을 포기한 것을 보면, 왕웨이징이 중국정부를 위해서 일하지 않은 것같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천진난만한 생각이다. 20세기에 래리 우타이 친(Larry Wu-Tai Chin, 金无怠)이라는 미국인이 있었는데, 일찌기 중국정부를 위해 스파이로 일했다. 그의 신분이 드러나 체포된 후, 중국정부는 친이 중국의 간첩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우타이 친을 구하기 위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결국 우타이 친은 미국감옥에서 절망상태로 자살하고 만다.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나라에서, 정부는 개인의 희생을 통하여 '국가이익'을 최대화한다. 당연히 여기서 소위 국가이익이 도대체 집단적인 중국인의 이익인지, 아니면 중국집권자의 이익인지, 아니면 무슨 무슨 개별 단체의 이익인지는 별론으로 한다. 만일 왕웨이징의 간첩사건이 중국이 지지하는 화웨이의 세계통신시장 장악의 전략계획에 방해가 된다면, 그를 희생시켜 버리는 것은 중국특색의 사고논리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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