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건륭제)

건륭제의 생모는 한족인가?

중은우시 2018. 12. 26. 00:26

글: 급급초(芨芨草)


역사를 아는 사람이면 다 알고 있다. 건륭의 생모는 뉴후루씨(鈕祜祿氏)라는 것을 그리고 만주팔기중 두번째인 상황기 출신이라는 것을.


<견환전> 드라마를 보면 건륭의 생모인 견환은 한족인데, 옹정제가 그녀의 신분을 높여주기 위하여, 그녀의 출생을 상황기로 고치고, 성씨도 뉴후루씨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역사상의 효성헌황후는 정말 한족인가?


관방기록에 따르면, 효성헌황후는 만주명문집안 출신이다. 부친인 능주(凌柱)는 관직이 높지는 않아서 사품 전의관이지만, 그녀의 증조부는 후금의 명장인 어이두(額亦都)이다. 그는 청나라 개국오대신중 한 명이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점이 있다. 상삼기(정황기, 상황기, 정백기를 가리킴. 이 삼기는 아무에게도 예속되지 않고 직접 황제가 관리한다) 명문출신인 뉴후루씨가 옹친왕부에 막 들어왔을 때는 거거(格格)의 신분이라는 것이다.


<환주거거>에 오도되지 않기를 바란다. 역사상 거거는 황제의 딸인 공주에게만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주로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모든 만주족여자에 대한 칭호이다('아가씨'와 같다). 둘째는 왕부의 저급시첩(侍妾)이다. 즉, 명문출신의 뉴후루씨가 처음에 단지 옹친왕부의 하급시첩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문을 품는다. 건륭의 생모는 분명 그다지 고귀한 집안 출신이 아닐 것이라고. 이것은 그녀가 막 옹친왕부에 들어왔을 때 지위가 비천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관방기록의 신분은 분명 그녀가 건륭을 낳아 고귀해진 이후의 것일 것이고, 위조한 가짜신분일 것이다. 그렇게 출생과 지위를 부합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의문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옹정제의 한 특수한 성지(聖旨)에 그 단서를 엿볼 수 있다:


"준성모황태후유지(遵聖母皇太后諭旨), 측푸진(側福晋) 연씨봉위귀비(年氏封爲貴妃), 측푸진 이씨봉위제비(李氏封爲齊妃), 거거 전씨봉위희비(錢氏封爲熹妃), 거거 송씨봉위유빈(宋氏封爲裕嬪), 거거 경씨봉위무빈(耿氏封爲懋嬪), 해부지도(該部知道)"


이 성지는 옹정제가 즉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반포한 것이다. 목적은 일목요연하다. 후궁비빈을 승진시키는 것이다. 이 성지에 확연히 여덟글자가 쓰여 있다. "거거전씨봉위희비(거거 전씨를 희비에 봉한다)" 기록에 따르면, 옹정은 일생동안 후비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고 희비는 한 명뿐이다. 즉 건륭의 생모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이 성지에서 봉한 희비는 전씨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바로 건륭의 생모이다.


여기서 언급할 것은 이 성지가 <옹정실록>에도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대 내용중 약간의 차이가 있다:


"봉성모황태후의지(奉聖母皇太后懿旨), 측푸진(側福晋) 연씨봉위귀비(年氏封爲貴妃), 측푸진 이씨봉위제비(李氏封爲齊妃), 거거 뉴후루씨봉위희비(鈕祜祿氏封爲熹妃), 거거 송씨봉위유빈(宋氏封爲裕嬪), 거거 경씨봉위무빈(耿氏封爲懋嬪), 이부사례구주(爾部査例俱奏)"


여기에서 희비는 뉴후루씨로 바뀌어져 있다. <옹정실록>은 건륭이 재위할 때 편찬한 것이고, 옹정의 그 성지는 바로 기초자료이고, 고쳐질 수가 없다. 그렇다면 고쳐진 것은 <옹정실록>이다. 건륭은 그의 생모의 성씨인 전씨를 뉴후루씨로 고쳐버린 것이다.


희비의 성이 전씨라는 것은 옹정시기의 여러 자료에서 모두 언급되어 있다. 예를 들어 희비를 책봉하는 책문(策文)에도 한 문구가 핵심인데 다음과 같다; "자이전씨(諮爾錢氏)", 그런데 <옹정실록>에는 이것도 "자이뉴후루씨(諮爾鈕祜祿氏)"로 고쳐져 있다.


그렇다면, 건륭은 왜 생모의 성을 고쳐야 했을까? 청나라초기, 만주족집단은 한족에 대한 경계심리가 아주 컸다. 만일 황위를 노리는 만주족귀족들이 건륭의 생모가 한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반드시 건륭이 순수한 애신각라 자손이 아니라고 공격할 것이다. 이는 건륭의 지위를 지키는데 극히 불리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건륭제가 연호를 건륭(乾隆)이라고 한 것은 바로 자신의 생모의 원래 성씨를 확실히 기억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건륭의 '건(乾)'과 '전(錢)'은 발음이 '첸(Qian)'으로 같다. 건륭은 바로 전씨를 흥성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당연히, 건륭의 생모가 한족이라는 설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