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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김용의 짝사랑 하몽은 악령산일까 왕어언일까

by 중은우시 2018. 10. 31.

글: 살사(薩沙)





2018년 10월 30일, 중국의 가장 위대한 무협소설가 김용이 사망했다.

재미있는 것은 김용의 짝사랑 애인 하몽도 역시 10월 30일(2016년)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몽은 도대체 소룡녀일까, 악령산일까

김용은 1948년 <대공보>의 홍콩분사로 발령이 나서 기자가 된다. 당시 그는 24살이었고, 막 결혼했을 때이다.

하몽(원명 楊濛)도 1947년 가족을 따라 홍콩으로 이주했고, 당시 그녀의 나이는 14살이다.


두 사람이 알게 된 것은 아마도 1950년대초일 것이다.

김용은 장성영화회사의 편극이었고, 하몽은 장성영화공사의 배우였는데, 금방 큰 인기를 끈다.

이때의 김용은 이미 이혼해서, 홀몸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하몽은 김용의 눈에, 미모와 지혜를 모두 갖춘 상징이었다.

두 사람은 동료이면서, 하루종일 같이 일을 했으니, 불꽃이 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소한 1-2년간 알고 지냈는데, 하몽이 1954년 임보성(林葆誠)과 결혼하고, 김용은 1956년 주매(朱玫)와 결혼함으로써 각각 따로 일가를 이루게 된다.

확실히 최종적으로 하몽은 김용을 선택하지 않았고, 임보성을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왜 하몽이 이런 선택을 했는지.

심지어, 김용의 책에서 어린 비구니 의림(儀琳)은 이렇게 말한다: "영호 오빠, 상심하지 마세요. 소사매는 멍청한 사람입니다. 어디를 봐도 당신보다 못한 임사제(林師弟)를 선택하다니요."

그러나, 당시에 하몽이 임보성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먼저, 당시 김용은 돈이 없었다.

김용은 그때 무협소설을 쓰지 않았고, 이름을 날릴 때도 아니다. 그는 1955년부터 <서검은구록>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즉 당시로서 김용은 그저 아주 보통의 무명의 극작가였고, 소인물일 뿐이다. 돈은 아예 없었다.

임보성은 상인집안이고 김용보다 돈도 많았을 것이다.

기실 하몽 자신만 하더라도, 당시에 대스타이므로, 수입이 김용보다 훨씬 많았다.

어느 여자가 자기보다 못한 남자를 선택하겠는가.


다음으로, 김용은 잘 생기지 못했다.

임보성의 용모는 아주 영준하다.

김용도 못생겼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임보성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란다.

하몽이 결혼할 때 겨우 21살이고, 젊은 여자이다. 용모를 분명히 중요시 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김용은 이혼한 경력이 있다.

당시 사람들은 아주 보수적이었다.

김용은 결혼한 후 몇년만에 이혼했는데, 공개된 원인은 처가 아이를 낳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건, 하몽은 김용의 이런 경력이 꺼려졌을 것이다.

사실은 증명한다. 하몽의 견해는 잘못되지 않았음을.

김용과 여러해동안 환난을 함께한 주매는 그와의 사이에 2남2녀 4명의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가장 힘들 때 주매는 장신구까지 전당잡히며 김용의 사업을 지지해주었다.

그러나, 김용은 돈을 갖게 되자 금방 애인을 만들고, 자기보다 근 30살이나 어린 술집 웨이트리스를 찾는다.


그리고, 당시에 김용은 아직 사업이 없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김용은 법률을 배웠고, 마지막에는 글쓰는 것으로 살았다.

더욱 관건인 것은 그가 겨우 편극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남을 위해 자잘한 일을 해주는 것이고, 자신의 사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몽이 결혼한 후에, 김용은 비로소 무협소설을 쓰기 시작하고, 그것도 겨우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정도였다.

당시의 홍콩에서, 김용은 글을 파는 사람이다. 장사를 하는 임보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1959년에 비로소 김용은 <명보>를 창간한다. 그러나 한때 참담했다. <명보>의 원로직원이 회고한 바에 따르면, 사선생(김용)은 그때 정말 참담했다. 오후에 일하다기 지치면, 커피 한잔을 시키는데, 그것을 사부인과 둘이서 나눠 마셨다.

예광(倪匡)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명보>가 도산하지 않은 것은 모두 김용의 무협소설 덕분이다.

1963년에 이르러, <명보>는 4년간의 고생끝에 겨우 살아난다.


자연히 다른 이유도 많다.

하몽이 보기에, 최소한 당시에 그녀는 김용을 선택할 수 없었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하몽은 왕어언(王語嫣)처럼 자신의 남편에게 충실한 여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일생동안 스캔들이 없었고, 더더욱 외부파티같은 데는 참가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무협소설에서 왕어언은 단예에게 차갑게 대하는데, 이것은 아마도 결혼이후 하몽이 김용을 대한 태도일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각각 결혼한 이후, 두 사람은 다시 한동안 같이 일했다. 그래도 아무런 스캔들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김용은 분명히 승복하지 못했다.

몇년 후, 김용의 성취는 임보성보다 훨씬 뛰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얘기도 있다. 김용과 임보성은 같이 하몽을 좋아했고, 심지어 김용이 하몽을 먼저 알았다고 한다. 즉, 악령산의 대사형과 같다.

아쉽게도, 최후의 승리자는 뒤에 나타난 임사제였다.

그래서, 책에서 임사제는 소사매를 배신할 뿐아니라, 스스로 거세하여 남자도 여자도 아니게 되어 버린다. 그리고 장애인이 되어 흑뢰(黑牢)에서 여생을 보내게 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단예를 멸시하던 왕어언이 마지막에는 그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그리고 왕어언의 사촌오빠는 정신병자가 된다.

여기까지 쓰고보니 필자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문인아, 문인(文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