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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문학일반

서유기(西遊記)의 사도(師徒) 4명의 배후 세력관계

by 중은우시 2018. 6. 29.

글: 삼갑제사(三甲第四)


<서유기>의 관계망은 모든 명저들 중에서 가장 복잡하다. 왜냐하면 관계가 너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그저 관계만 언급하고, 그들 관계의 내력에 대하여는 쓰지 않기로 한다.


먼저 "화과산(花果山)"과 "곤륜산(崑崙山)"부터 얘기를 시작하자. 왜냐하면 하나는 "십주지조맥(十洲之祖脈), 삼도지내룡(三島之來龍)"이고, 다른 하나는 "용맥지시조(龍脈之始祖), 도교지정원(道敎之正源)"이기 때문이다.


화과산은 혼돈대제(混沌大帝)가 남겨놓은 혼돈의 뿌리이고, "혼돈지초(混沌之初)"를 대표한다. 이 점때문에 곤륜산과 본질적으로 구분된다. 왜냐하면 곤륜산은 "음양지분(陰陽之分)"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손오공은 화과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운명적으로 혼돈지체(混沌之體)이다.


혈통으로 말하자면, 손오공은 원시천왕 혼돈의 열째아들이다. 남극선옹(南極仙翁)은 혼돈의 아홉째아들이다. 그와 손오공은 친형제이다. 진원자(鎭元子)는 혼돈집안에서 과수원을 지키는 일꾼이다. 그도 손오공 집안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유형으로 말하자면, 손오공은 4명의 형제자매가 있다. 그 자신은 영명석후(靈明石猴)이다. 그의 큰형은 통비원후(通譬猿猴)이다. <서유기>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의 둘째누나는 적고마후(赤尻馬猴)로 이름은 무지지(巫枝祗)이다. 무지지는 일찌기 장승(張僧)이라는 태자(太子)를 사랑했e다. 장승은 나중에 무지지를 유인하여 생포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무지지를 처로 맞이한다. 이 장승은 바로 나중의남섬부주(南贍部洲) 우이산(盱眙山) 빈성대성국사(蠙城大聖國師) 왕보살(王菩薩)의 제자 소장태자(小張太子)이다.


그래서, 소장태자는 바로 손오공의 둘째자형이 된다. 손오공은 일찌기 소장태자에게 황미노불(黃眉老佛)의 항복을 받아내는데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나 실패한다.


손오공의 동생은 육이선후(六耳仙猴)이다. 즉 여래불조(如來佛祖)에 의해 금발우(金鉢盂)로 붙잡히고, 손오공에게 맞아죽은 '이심(二心)'이다.


손오공은 기실 누나가 하나 더 있다. 여산노모(驪山老母)


여산노모에게는 3명의 결의자매가 있다. 각각, 서왕모(西王母), 즉 왕모낭낭(王母娘娘)이다; 비람파보살(毗藍婆菩薩), 즉 묘일성관(昴日星官)의 모친이다; 철선공주(鐵扇公主), 즉 우마왕(牛魔王)의 처이다.


서왕모는 곤륜파와 혼돈파를 연결하는 핵심인물이다.


곤륜파가 중시하는 것은 법리(法理)이고, 혼돈파는 친정(親情)을 더욱 중시한다.


그리하여, 또 다른 원래 혼돈파에 속하는 중요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바로 저팔계(猪八戒)이다.


저팔계는 혼돈파 동화제군(東華帝君)의 아들이다. 또한 요족(妖族) 대신(大神) 육압(陸壓)의 제자이다. 여기에서는 반드시 옛날의 무요대전(巫妖大戰)을 살펴보아야 한다.


원래, 무족(巫族), 요족은 모두 혼돈파에 속했다. 그러나, 무요는 서서리 분화되어 서로 다른 신앙을 갖게 된다. 요족은 혈연과 친정을 더욱 중시하고, 그리하여 더욱 혼돈파의 경향을 갖는다.


무족은 법리쪽의 경향을 취하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무족과 요족의 대전쟁이 발발한다. 결과는 양패구상으로 무족과 요족은 동시에 역사무대에서 퇴출된다.


요족은 더욱 혼돈파의 경향을 취하고, 무족은 더욱 곤륜파의 경향을 취하게 된다.


곤륜파는 하늘을 대신하여 신을 봉한다. 그리하여 천정(天庭)이 나타난다. 곤륜삼성(崑崙三聖)은 옥제(玉帝)와 함께 천정이 질서를 관리한다. 혼돈파와 요족등 일파는 십주삼도(十洲三島)로 쫓겨가서 흩어져 수행하게 된다. 이제 수련을 통하여 신선이 되는 것은 대라신선(大羅神仙)과 태을산선(太乙散仙)으로 나뉘게 된다.


요족태자 육압은 산선(散仙)의 비조(鼻祖)가 된다. 그는 제자 천봉(天蓬)으로 하여금 천정의 내부로 쳐들어가게 해서, 광한궁(廣寒宮) 예상선자(霓裳仙子)와 결혼해서 광한궁을 통제하고자 한다.


육압의 계책은 원시천존(元始天尊)에게 들킨다. 육압은 배분으로 따지자면 곤륜삼성의 사숙이 된다. 원시천존은 직접 천봉에게 손을 쓰기는 곤란하여, 옥제의 손을 빌려서, 항아(嫦娥)를 희롱했다는 죄목으로 저팔계를 천정에서 내려보내고, 저태(猪胎)로 만든다. 


육압은 저팔계를 구하기 위하여 봉황(鳳凰)의 둘째딸인 난이저(卵二姐)를 저팔계에게 시집보내 처가 되게 한다. 명목상으로는 부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암중 저팔계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육압 자신은 오소선사(烏巢禪師)로 변신하여 복릉산(福陵山) 근처의 부도산(浮屠山)에 거주하며, 암중으로 제자를 보호한다.


배분으로 따지면, 난이저는 공작(孔雀)의 여동생이다. 대붕금시조(大鵬金翅鳥)의 누나이다. 공작은 불조(佛祖)에 의해 불모(佛母)로 모셔진다. 대붕은 바로 외삼촌이 되는 셈이다. 난이저는 바로 둘째이모이다. 저팔계는 그리하여 불조의 둘째이모부가 된다.  


얼마후, 난이저가 급사한다. 이것은 <서유기>의 첫 의문사건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난이저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산선의 조사인 육압의 코 밑에서 난이저를 소리없이 죽여버릴 수 있었을까?


이때, 관음보살(觀音普薩)이 부도산으로 와서 오소선사를 찾는다. 그리고 불교와 요족의 연합을 제안한다. 그리고 난이저를 죽인 것은 아마도 곤륜삼성중의 인물일 것이라고 암시한다.


오소선사는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것을 알고, 관음보살이 제안한 불교와의 연합을 받아들인다.


이제, 불조는 다시 '불교동이(佛敎東移)'의 계획을 다시 시작한다.


왜 '다시' 시작한다고 한 것일까?


이전에 불조는 일찌기 9번이나 '불법동이' 계획을 시작한 바 있다. 그러나 모두 가로막힌다. 놀라운 것은 '불법동이'를 막은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무족제자 권렴대장(捲簾大將) 사승(沙僧)이었다.


왜냐하면 무족이 요족의 철천지원수이므로, 무족이 곤륜파와 연합한 후, 한 마음으로 혼돈파를 적으로 삼는다.


여래불조는 '불법동이'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가장 뛰어난 제자인 금선자(金蟬子)를 일찌기 9번이나 인간세상에 내려보낸다.


금선자의 전신은 바로 불조의 둘째제자인 목건련(目健連)이다. 목건련은 신통제일(神通第一)로 불리는 인물이고, 삼계에서 가장 순양지인(純陽之人)이다.


순양지인은 지음(至陰)을 겁낸다. 삼계에서, 지음은 광한궁이 최고이다.


금선자가 9번이나 인간세상에 내려와서 서경(西經)을 취하려 했으나, 모두 유사하(流沙河)에 잠복해 있던 사승에게 먹혀버린다. 그리하여 9개의 불침수(不沉水) 아래에 있는 고루(骷髏)가 되어, 사승이 가슴앞에 계속 달고 다닌다.


관음보살은 오소선사를 설득하여, '불법동이' 계획은 정해신침(定海神針)을 갖게 된다. 오소선사의 제자인 저팔계는 광한국과 암중으로 내통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쌍방이 물과 불의 관계같지만, 모두 곤륜삼성에게 보이기 위한 연극이다. 사실상, 오소선사와 태음진군(太陰眞君)은 이미 묵계를 달성했다. 그리하여, 항아와 후예(后羿大仙)의 제자인 사승은 순조롭게 취경(取經)팀의 일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제 요족의 저팔계, 무족의 사승, 혼돈의 아들 손오공이라는 세 방면이 합쳤다. 공동으로 불문제자 당승(唐僧)을 보호하여 서천취경(西天取經)의 대업을 완성하는 것이다.


불조와 관음보살의 이 만천과해(瞞天過海)는 곤륜삼성을 속여넘겼을 뿐아니라, 후천불조(後天佛祖) 미륵(彌勒)과 선천불조(先天佛祖) 연등(煙燈)까지도 속여넘긴다.


그리하여, 태상노군(太上老君)은 전후로 금각은각대왕(金角銀角大王), 청우정(靑牛精)을 보내고, 심지어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대인 철선공주까지 보내어 취경대업을 막으려 한 것이다.


철선공주가 나타나자, 관음보살과 여래불조는 아주 놀란다. 그리하여, 관음보살은 철선공주의 아들 홍해아(紅孩兒)를 선재동자(善財童子)로 거두고, 이어서 여래불조는 사대금강(四大金剛)을 보내어 우마왕을 항복시킨다.


후천불조는 여래불조가 자신을 속인데 불만을 품고, 황미노불(黃眉老佛)을 보내어 소뢰음사(小雷音寺)를 지어, 당승 사도를 죽이고 자신이 서천취경하겠다고 큰소리치게 한다.


미륵불조가 손을 쓰니,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감히 나서서 구하려 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여래불조가 '서천제일와저(西天第一臥底)" 금두알체(金頭謁諦)를 동원한다. 금두알체는 직접 천정으로 가서, 옥제에게 말하고, 옥제의 적계부대인 이십팔수(二十八宿)를 청한다. 이십팔수가 오자, 항금룡(亢金龍)은 독각(獨角)으로 금요(金鐃)에서 손오공을 구해준다. 이제 미륵불조의 법기인 금요가 깨진다. 어두운 곳에 숨어 있던 미륵불조는 그제서야 알아차린다. 원래 여래불조가 이미 옥황대제와 암암리에 손을 잡았다는 것을. 그리하여 인종대(人種袋)로 체면을 충분히 차린 후에 적시에 손을 써서 황미를 거둔다. 어느 정도 효과를 얻자 바로 손을 거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연등을 얘기해보자. 원래 취경은 여래불조가 결정하면 그만이다. 만일 연등이 막지 않았더라면, 당승 사도는 무본진경(無本眞經)을 가져갔을 것이다. 여래가 사전에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연등불조는 중요한 순간에 말을 말을 하고, 계책을 써서 당승 사도로 하여금 다시 유자진경(有字眞經)을 찾으러 가게 만든다. 이는 원래 여래불조가 무본진경을 전수하려던 원뜻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러나 바로 손오공이 말한 것처럼, 천지는 아직 완전하지 않고,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당승 사도가 유자진경을 취하였으니 공덕을 완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회고해보자. 당시 원시천존, 진원자, 연등조사가 연구개발한 혼원도과(混元道果)는 실제 혼돈세계의 본원을 탐색한 것이다.


그러나 여래불조의 '불법동이'계획은 기실 혼돈세계를 회복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다. 소위 삼천대천세계, 십방팔천법문, 마지막으로 혼천도과와 수도동귀(殊途同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