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두문자(杜文子)
성화 13년, 대명은 태감 왕직(汪直)을 우두머리로 하는 특무기구 서창을 만든다. 이전에 이미 금의위와 동창이라는 두 개의 특무기구가 있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 두 기구의 업무능력은 약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성화제는 다시 힘을 들여 서창을 설립하게 되었을까?
첫째, 주견심(朱見深)은 어려서부터 놀랄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 부친인 명영종은 포로로 잡혀갔었고, 오이라트가 침공하고, 경태제는 황태자를 바꿔치고, 석조의 난이 일어나는 등. 이런 경력은 주견심의 내심 깊은 곳에 안전감이 결핍되게 만들었다. 일단 약간의 움직임만 있으면 그는 경계와 보호를 강화했다. 모든 잠재적인 위험을 제로로 만들고자 했다. 성화제는 후궁에게도 무장을 해서 그를 호위하도록 했다. 이를 보면 주견심은 어렸을 때의 그림자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것같다. 아마도 이것이 그가 가장 가깝게 여기는 환관들로 하여금 특무기구 서창을 만들게한 가장 주요한 원인일 것이다.
둘째, 성화 중기부터, 대명의 불안정요소가 증가한다. 원래 심리가 취약한 성화제는 더욱 궁밖 사회에 대한 감찰과 통제를 강화하려 한다.
명영종이 주견심에게 남겨준 것은 엉망진창인 대명이었다. 남으로는 대등협의 난, 형양유민의 난과 천남,천북의 난이 있었고, 북으로는 요동 건주의 난, 고원의 난과 북로의 난이 있었다. 어떤 불안정사건은 심지어 천자의 발밑에까지 다가온다. 성화12년 이월, 금의위는 주건심에게 이렇게 보고한다: "경성내외에 도적이 발생하여 전후로 칠백여명을 체포했다." 이를 보면 경사의 치안도 낙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성화제는 명을 내린다. 신속히 출동하여 불안을 조성하는 자들을 붙ㅈ바으라고. 금의위, 동창, 병마사...심지어 보통주민들까지 발동한다. 주견심은 말했다: 강도를 붙잡는 자는 주범종범을 가리지 않고 그 다과에 따라 상을 내리겠다" 그런데, 다시 반년여가 지나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야간에 흑색괴승이 서역에서 나와서 사람을 보면 불었다. 성안의 군민이 놀라서 불안해 했다. 얼마 후에는 누군가 이 괴물이 명황궁 안까지 침범한 것을 발견한다. 그리하여 주견심은 놀라서 어쩔 줄 모른다. 한편으로 사람을 보내어 성황묘에 제사지내고, 한편으로 스스로 반성하며, 이 요물을 없애 경성을 안정시키고자 한다.
셋째, 황궁내외에 괴이한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 주견심은 놀라서 불안해 했다 마치 경궁지조(驚弓之鳥)같았다. 원래의 특무기구인 금의위와 동창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같지 않았다. 황제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궁정의 환관으로 새로운 비밀경찰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궁내외를 감찰하고, 통치를 강화해야 했다. 이때 주견심과 그가 사랑하는 만귀비에게 가장 큰 신임을 받고 있던 왕직도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특무조직인 서창이 출현하는 것은 이미 시간문제로 된다.
그렇다면 그때의 대명에는 어떤 괴이한 일이 생겨서 성화제를 불안하게 만들었을까?
성화12년 구월, 누군가 밀고한다: 이자룡(李子龍)이라는 궁밖의 사람이 비밀리에 만세산(현재의 북경 경산, 영락연간에 황궁을 건설할 때의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중 북쪽의 현무의 위치에는 반드시 산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하여 자금성의 호성하를 판 흙과 태액지 남해를 판 흙으로 이 산을 만든다. 이는 대내의 '진산'이고 만세산이라고 이름을 붙었다)에 올라가서 황궁을 내려다 보았으니, 나쁜 마음을 품은 것이 분명하다.
외인이 만세산에 올라가서 황궁을 내려다 보다니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러면 이 이자룡이라는 불청객은 도대체 누구인가. 왜 그는 이렇게 큰 능력과 담량을 가지고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일까?
이자룡은 원래 운유화상(雲遊和尙)이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를 만나는 점쟁이들마다 그에게 "당신은 극도로 귀하게 될 운명이다"라고 말했다. 그 뜻은 황제에 오른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자룡은 경성으로 왔고, 한 군장(軍匠)의 집에 머물렀다. 이 군장은 손재주가 뛰어났고, 공문서와 인장 통관문서등을 잘 위조했다. 어떤 궁정의 관리는 자주 그를 찾아와서 이런 문서를 위조해 가곤 했다. 이자룡의 명이 극귀하다는 말을 듣고, 그를 명나라조정 안으로 들여보낸다.심지어 만세산으로 데려가서 자금성을 내려다 보아 명황성의 용기를 보게 한다. 그후에 더욱 많은 궁중의 하급관리들과 금군의 하층군관들이 몰래 찾아와서 이자룡에게 재물을 바치곤 했다. 이렇게 이자룡의 세력은 날로 커진다.
이 일을 얼마 후 금의위의 한 관교가 알게 된다. 그리하여 이자룡을 체포하여 도찰원으로 보낸다. 도찰원은 즉시 조사와 신문을 시작하고, 최종적으로 한 무리의 하급 궁내관리가 참여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중에 이자룡등 주범은 주살하고, 나머지 일당들으 변방의 군대로 보낸다.
이것이 바로 명나라 궁정사상 유명한 "이자룡사건"이다. 이자룡사건은 기실 복잡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의미심장한 일은 월애 삼엄한 궁궐에 이런 외인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었고, 게다가 만세산에 올라서 황궁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일 무슨 변고라도 생겼다면 그 결과는 엄청났을 것이다. 이에 대하여 주견심은 더욱 두려움을 느낀다. 이제는 자신이 머무는 황궁조차 안전하지 않은 것이다.
나중에 또 하나의 괴이한 사건이 벌어진다. 대명활실에서 교외에 제사지내는 날, 거의 황성을 나서는 일이 없는 주견심이 부득이 정양문밖의 동쪽으로 간다. 제사를 막 시작했는데, 돌연 광풍이 불었다. 그리고 제산의 촛불을 꺼버린다. 이어서 한기가 몰려왔다. 어떤 역사와 악관은 그 자리에서 동사한다.
다시 반년이 지나, 다시 "고요안(鼓妖案)'이 일어난다. 하루는 아침조회때, 동반의 문관행열에 돌연 갑옷이 부딛치고 무기가 부딛치는 소리가 들렸다. 조정신하들은 큰 혼란에 빠진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주견심은 놀라서 자리를 뜬다. 금의위 위사들이 급히 호위하여, 칼을 꺼내들고 불측의 사태를 대비했다. 그러나 한동안의 혼란이 지난 후, 호흡을 멈추고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를 살폈는데, 아무런 이상한 상황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자 주견심이 화를 낸다. 내가 흉한 모습을 보여지 않았느냐. 그리고 즉시 영을 내려, 조정신하중 등급이 낮은 100여명의 관리들로 하여금 오문밖에 무릎을 꿇게 만든다. 이때 감찰어사가 주청을 올려 황제에게 소란사건에 대하여 심도있는 조사를 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아무 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나중에 누군가의 고증에 따르면, 이런 무형유성의 괴이한 일이 과거의 전적에서도 기록되어 있는데, '고요'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고요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렇게 연이어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하자, 원래 내심으로 안전감이 극도로 부족했던 주견심은 놀란 마음을 추스릴 수가 없었다.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금의위와 동창이 호위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이런 놀랄 일은 원래 아예 발생하지 않아야 했다. 그리하여 주견심은 금의위와 동창이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여기고, 새롭고 자신이 더욱 신임하는 특무기구를 만들어야 이런 은환을 일찌감치 뿌리뽑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리하여 서창을 만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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