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량옥(秦良玉): 중국역사상 유일한 여장군

글: 지역사(知歷史)

중국역사상 여영웅, 여장군은 봉모인각(鳳毛麟角)이라 할 수 있다. 민간의 화목란(花木蘭)은 전설상의 이야기일 뿐이고, 남송시대 한세충이 부인 양홍옥(梁紅玉)은 기껏해야 항금여영웅이지 여장군은 아니다. 유일하게 중국역사에 기록되고 그것도 단독으로 전(傳)을 남긴 야장군은 단 한 명이다. 그녀는 바로 명나라말기의 진량옥이다.

진량옥은 자가 정소(貞素)이고, 사천(四川) 충주(忠州) 사람이다. 명나라말기의 저명한 여장수이다. 남편인 마천승(馬千乘)은 촉한의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의 후손이다. 1613년, 마천성은 불행히 전염병을 앓았고 이때 태감 구승운(邱乘雲)이 내방한다. 접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마천승은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힌다. 그리고 옥중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이 위중해져 사망하고 만다.

마천승이 죽은 후, 조정은 그에게 큰 잘못이 없었다는 것을 알고, 마천승의 장남인 마상린(馬祥麟)이 아직 나이가 어린 점을 고려하며, 게다가 마천승의 부인 진량옥이 여러번 군대를 이끌고 전투를 벌였는데 공로가 컸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녀에게 남편의 관직을 수여한다.

진량옥은 남편 마천승과 함께 산지전투에 능한 특수병인 백간병(白杆兵)을 훈련시킨 바 있다. 백간병은 백간창(白杆槍)을 든다. 진량옥은 이 부대를 이끌고 항청(抗淸), 근왕(勤王), 초비(剿匪)등 여러 전투에 참가한다.

일찌기 1621년, 후금군이 심양을 포위할 때, 진량옥의 형제인 진방병(秦邦屛), 진민병(秦民屛)등이 청군과 혈전을 벌인 바 있다. 진방병은 전투에서 전사하고, 진민병은 목굼을 건졌다. 진량옥은 3천의 군대를 이끌고 산해관에 도착한다. 명희종은 조서를 내려 진량옥을 고명부인(誥命夫人)으로 삼는다. 9년후, 홍타이시가 청군을 이끌고 경사를 공격한다. 진량옥은 조카 진익명(秦翼明)등과 함께 명을 받들어 근왕(황제를 보위)한다. 황제 주유검은 특별히 조서를 내려 그녀를 칭찬했다. 상을 하사하는 외에 시를 네 수 지어서 그녀를 포양(褒揚)한다. 그 중의 시 하나는 이렇다.

촉금정포자전성(蜀錦征袍自剪成)

도화마상청장영(桃花馬上請長纓)

세간다소기남자(世間多少奇男子)

수긍사장만리행(誰肯沙場萬里行)

장헌충이 사천을 공격할 때, 진량옥은 여러번 그를 격패시킨다. 1634년, 장헌충이 기주(夔州)를 공격하여 함락시켰다. 진량옥은 군대를 이끌고 아들 마상린과 전후에서 협공하여 장헌충을 격패시킨다. 6년후, 장헌충은 나여재(羅汝才)와 연합하여 다시 반란을 일으킨다. 나여재는 기주를 공격하는데, 진량옥이 군대를 이끌고 나여재의 군을 대파한다.

아쉽게도, 최종적으로 적군의 병사가 너무 많아, 백간병이 참패한다. 1644년, 이정국(李定國)이 명군노장 장령(張令)을 사살하고, 진량옥의 수하 3만여명 '백간병'은 전멸당한다. 이 전투에서 진량옥은 단기필마로 중경까지 도망친다.

청나라 순치5년, 1648년 7월 10일, 진량옥은 사망한다. 향년 75세이다. 그녀의 전설적인 경력과 마찬가지로, 그녀 사후의 묘장도 전설적인 색채가 있다. 지금까지 투동(渝東, 중경동부)일대에는 진량옥의 사후에 동시에 48의 장례행렬이 나갔다는 전설이 있다. 각각 48곳에 48개의 묘를 만들어 안장했다는 것이다. 그중 1개의 장럐팀은 진량옥의 고향인 충주로 가서 매장했다고 한다. 나머지 장례팀은 석주(石柱) 경내로 간다. 48개의 장례팀은 장례를 마치고 되돌아와서 식사를 하는데, 요리에 미리 독을 풀어서 이들은 독에 중독되어 모두 사망했다는 것이다.

진량옥은 일생동안 대명왕조를 위하여 싸웠고, 공훈이 혁혁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후손은 만청에 투항한다. 1659년, 진량옥의 손자인 마만년(馬萬年), 조카인 진익명은 함께 청나라에 투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