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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청 후기)

사복춘(謝馥春): 중국 최초의 상표침해사건

by 중은우시 2018. 5. 15.

글: 역사변연(歷史邊緣)





강소성 양주(揚州)에 "사복춘(謝馥春)"이라는 향분(香粉)으로 유명한 오래된 점포가 있다. 이 점포는 청나라 도광10년(1830년)에 창업되었고, 남문 하포가에 있다. 점포주인은 사굉업(謝宏業)인데, 그가 '사복춘'이라는 점포이름을 쓰게된 것에는 이런 연유가 있다: 주인의 성이 '사(謝)'인데 사는 '조사(凋謝)'즉 (꽃이)시들어지다라는 의미가 있어서 길하지 못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름을 '복춘'이라고 하는데, '복(馥)'은 향기가 넘친다는 의미이다. 향분 점포의 특색에 잘 들어맞는다. 그리고 '복(馥)'은 '복(復)'과 발음이 같아서, 뒤의 '춘(春)'과 합쳐서 '회춘(回春)'의 뜻도 담고 있다.


과연, '사복춘'이라는 향분점포는 개설하자마자 인기가 높았고, 돈을 많이 벌었다. 몇년간 열심히 경영한 결과 점포주인은 큰 돈을 모으게 된다. 그후에 서응문(徐凝門)에 새로 집을 사서 점포면적을 늘였고, 장사는 더욱 흥성했다.


"사복춘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향분과 머릿기름이었다. 양주의 많은 향분가게들은 사복춘과 경쟁이 되지 않자, 일부 점포는 '사복춘'제품을 짝퉁으로 만들어 사방에서 팔기 시작한다. 짝퉁제품을 막기 위하여 사굉업은 먼저 5개의 대나무통을 상표로 하여 점포매장에 놓아두고 "오통(五桶)을 상표로 삼는다." 그 뜻은 오로(五路)의 재신(財神)이 왔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아직까지 상표법같은 것이 완비되어 있지 않았고, 대나무는 아무데나 있는 것이니, 다른 곳에서도 '오통'을 쓰기 시작한다. 한곳이 쓰니 다른곳도 따라쓴다. 그래서 금방 양주성내에는 '오통'을 상표호 하는 점포가 수두룩하게 생겨나서 짝퉁제품을 팔게 된다. 그리하여 '사복춘'의 명성에 큰 손해를 끼치게 된다.


"사복춘'의 점주는 할 수 없이 강도현(江都縣)에 고발장을 낸다. 현지사(縣知事)는 사실을 확인해본 후에 결론을 내려준다. 다른 향분점에서는 '사복춘'의 '오통' 상표를 쓰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사복춘은 관청의 이 결론에 크게 기뻐하며 즉시 흑칠목패(黑漆木牌)에 붉은 색의 '오통'을 그려 상표로 삼는다. 그리고 목패와 '사복춘' 향분점포의 간판을 나란히 점포의 남북 양측에 둔다. 동시에 금색글자로 이렇게 써서 알린다:


"성안에 본점 1곳밖에 없고, 그외에 분점은 없습니다. 원인교 사복춘 노점포의 오통상표를 분명히 확인하셔서 잘못 찾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본점주인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