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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청 초기)

아오바이(鰲拜)(6): 강희제는 어떻게 아오바이를 붙잡았는가?

by 중은우시 2018. 2. 28.

글: 기련해(紀連海)


권력을 손아귀에 꽉 쥐고 있던 아오바이는 포부를 펼치고자 하는 소년 강희의 화를 돋군다. 아오바이의 만행에 강희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친정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하려고 결정한다. 다만 그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강희제는 이때 겨우 13,4살의 어린 나이였다. 무력으로도 그는 절대 수십년 전쟁터를 누빈 아오바이의 적수가 아니다. 경험으로 보더라도 그는 무수한 궁중의 명쟁암투를 거친 아오바이의 상대가 아니다. 그렇다면 일찌기 자금성에서 도대체 무슨 경심동백의 일막이 펼쳐졌을까? 이렇게 실력차이가 분명한 상황하에서, 소년 강희는 어떻게 권려을 장악한 노모심산의 아오바이를 붙잡을 수 있었을까? 드라마를 보면, 이 일막에 관한 견해가 여러가지로 나온다. 그게 진실일까? 역사의 진상은 도대체 어떠할까?


아오바이를 붙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아주 어렵다. 먼저 한가지는 아오바이 본인의 실력이 대단하다. 그는 어쨌든 만주의 바투루이다. 그의 실력은 강희제의 한두명 시위, 서녀멍 시위가 상대할 수준이 아니다. 그가 가르치는 제자는 무장원이다. 강희의 신변에 있는 시위들 중에서 몇명이나 무장원출신인가. 그리고 무장원이라 하더라도 아오바이에게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시위로는 그를 상대할 수 없다. 둘째, 아오바이는 오랫동안 병력을 이끌고 전투를 벌였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이다. 그러나 위신도 그 온몸의 상처 가운데 있다. 아오바이의 위신은 싸워서 얻어낸 것이다. 자신의 실력으로 얻어낸 것이다. 아부나 떨어서 얻은 것이 아니다.


셋째, 아오바이는 수십년동안 그의 심복, 그의 이목이 곳곳에 깔려 있다. 강희제의 곁에 있는 시위라도 그의 사람이 아니라는 보장이 있는가? 아마도 있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래서 그가 그런 말을 꺼내기만 하면 바로 아오바이가 알아버릴 것이고, 역공을 할 것이다. 그래서 강희제는 잘 알았다. 아오바이를 제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강희제는 그의 할머니를 생각한다. 아오바이와 나이가 비슷한 효장태황태후. 그녀는 어떤 사람인가? 그녀가 겪고, 본 일은 아주 많다. 효장태황태후는 이렇게 생각한다. 비록 아오바이가 우리 집안에 큰 은정이 있지만, 나의 손자를 위하여, 그리고 손자의 강산을 위하여 그런 것까지 생각할 수는 없다. 먼저 너를 제거해야겠다. 어떻게 할 것인가? 말은 쉽지만 하기는 어렵다. 이때 효장태황태후가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것은 무엇인가? 첫째는 정략결혼이다. 누구와 정략결혼하는가? 한 집안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집안만으로는 보험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동시에 두 집안과 혼사를 맺는다. 하나는 소니의 손녀이다. 소니의 장남은 가부라(噶布喇)인데 그 딸이다. 허셔리씨(赫舍里氏)를 황후로 맞는다. 같은 날 또 한명의 여인을 비(妃)로 맞이한다. 바로 어비롱의 딸이다. 모두 4명의 보정대신이 있는데, 한 대신의 손녀가 황후이고 또 다른 대신의 딸이 비이다. 효장태황태후는 이를 통하여 일거에 애신각라가족, 허셔리가족, 뉴후루가족의 삼대가족을 긴말하게 묶을 수 있었다. 이제 강희제의 운명은 소니, 어비롱과 긴말하게 엮이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인물을 얘기해볼까 한다. 한 명은 바로 드라마 <강희왕조>에 나오는 오육일(吳六一)이다. 그는 <강희왕조>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이 사람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드라마에서 그의 일거일동은 실제로 강희제가 아오바이를 붙잡는 성패의 관건이라고. 역사상 그런 인물이 있었는가? 필자는 자료를 찾아봤지만,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한 사람의 이름은 들어보았다. 누구인가? 바로 오육일이라라는 인물과 매우 닮은 사람이다. 바로 오육기(吳六奇)이다. 오육기는 어떤 사람인가? 두 개의 작품에서 이 사람이 언급된다. 하나는 김용의 소설 <녹정기>에 나오는 오육기이고, 또 하나는 <요재>에 나오는 오육기이다. 이 두 부의 작품은 대동소이하다. 하나는 기록이 간략하고 하나는 기록이 상세할 뿐이다. <녹정기>에서는 상세히 기록했고, <요재>에서는 비교적 간단하다. 둘 다 같은 일을 기록했다.


그게 무엇인가? 이 걸개장군(乞丐將軍) 오육기는 자신의 지혜로 누구를 구했을까? 사이황(査伊璜)이라는 사람을 구한다. 그럼 역사상 그런 일이 있었는가? 그런 일이 있었다. 오육기라는 사람은 명청교체기에 살았다. 그때는 천하가 대란에 빠져 있을 때이다. 그는 광동 조산(潮汕)지역 사람이다. 어려서 집안이 매우 가난하여 매일 싸움이나 하며 살았다. 나중에 이렇게 가난하니 뭘할까 생각하다가 절로 가서 중이 된다. 그러나 중도 쉽지 않았다. 절에서 몇년을 살다가 쫓겨난다. 그래서 그는 중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다. 누군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주원장과 닮은 것같다고. 그렇다 약간 닮았다.


이 오육기는 나중에 더 이상 중을 하지 않고, 절에서 나온다. 나와서 거지가 된다. 광동에서 구걸을 시작하여 복건을 지나, 절강까지 간다. 절강에 가서 해녕으로 간다. 거기서 이 사이황이라는 사람의 집앞에 도착한다. 구걸을 하려는데, 사이황이 문을 열다가 그를 본다. 문앞에 어린 거지가 있는 것을 보고는 집으로 불러들여서 거두게 된다. 오육기는 이때부터 사이황의 집에서 일을 한다. 나중에 사이황의 추천을 받아 군대에 들어가 병사가 된다. 전쟁에 나갔다가 공을 세워서 나중에는 청나라의 총병(總兵)이 된다. 그 후에 사씨집안에 사건이 발생한다. 청나라의 유명한 문자옥이 사이황의 집안에까지 번진 것이다. 이 사건은 우리가 앞에서 얘기한 바 있다. 그렇다면 사씨집안에 이 일이 번졌을 때 이사건을 위에서 말한 오육기가 알게 된다. 그는 계책을 세워서 사이황을 구해준다. 그래서 사이황의 여러 대 후손인 사량용(査良鏞) 선생 즉 김용 선생이 자기의 작품 속에 오육기에 대하여 쓴 것이다. 그를 향당의 당주로 썼다. 생각해보라 만일 오육기가 없었으면 우리가 <녹정기>도 읽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상의 오육기는 최고의 관직이 바로 총병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또 한 명이 있다. 바로 위동정(魏東亭)이다. 위동정이라는 사람은 허구의 인물이다. 다만 위동정의 허구는 오육일의 허구와는 좀 다르다. 위동정은 소년 위동정, 중년 위동정, 노년 위동정이 있다. 소년 위동정의 원형은 누구인가? 바로 조설근의 할아버지인 조인(曹仁)이다. 드라마 <강희왕조>에서 강희제와 같이 독서하는 그 위동정이 바로 조설근의 할아버지인 조인이다. 그의 원형은 그렇다.


그럼 중년의 위동정은 조인이 아니다. 왜 그런가. 조인은 강남으로 가서 강남직조로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관직에 있으면서 어떻게 같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중년의 위동정은 이미 조인이 아니다. 그럼 누구인가. 강희를 도와서 아오바이를 잡는 위동정의 원형은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바로 소어투(索額圖)이다. 이 소어투는 사대보정대신중 소니의 셋째 아들이다. 그의 형의 달이 바로 강희제의 황후이다. 이 결혼이 성사되자마자 그는 일체의 공직을 사임한다. 그는 이전에 대학사(大學士)였고 여러가지 직위를 맡았었다. 그러나 그는 세 사람의 부탁을 받는다. 한 사람은 효장태황태후이고, 또 한사람은 부친인 소니이고, 마지막 사람은 소년황제 강희이다. 이 세 사람의 부탁을 받아 그는 모든 공직을 사임하고, 강희제의 신변호위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알 수 있다. 효장태황태후의 두번째 계책이 바로 이것이다. 아오바이를 속이는 것은 쉽지 않다. 아오바이가 어떤 인물인가. 이것이 제2보이다. 소어투가 모든 직위를 사직한 후 경성내 팔기자제 중에서 뛰어난 자들을 끌어모은다. 이 십여명의 포고소년(布庫少年)을 모은다. 포고희(布庫戱)가 무엇인가? 포고라는 것은 씨름에서 승리자를 가리킨다. 포고희라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등과 등을 맞대고 힘을 겨루는 것이다. 서로 등을 맞대고 상대방을 밀어서 앞으로 쓰러지게 하거나, 머리 위로 돌려서 넘어지게 해서 상대방을 땅바닥에 쓰러뜨리면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1미터의 원을 그려서 하는 포고가 있다. 이는 그 선을 벗어나면 지는 것이고, 머리 위로 상대를 쓰러뜨려야 한다. 포고희에는 여러 명이 하는 포고희도 있다. 한편이 10명, 다른 편이 10명이 되어서 하는 것이다. 어느 편이 더 많이 이겼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런 포고희를 하는 아이들을 포고소년이라고 한다.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때부터 이 소어투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낮에는 강희제의 신변호위를 맡는다. 아오바이가 볼 때 그는 황상의 호위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을 때는 궁정에서 씨름팀의 대장이자 코치이다. 그 한 사람이 모두 겸직했다. 매일 이 십여명의 아이들을 가르친다. 이 십여명의 아이들은 그냥 어린애들이다. 아오바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고, 그가 무슨 공을 세웠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가 조정에서 어떤 인물인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들이다. 그저 노는 것만 안다. 훈련만 한다. 훈련을 잘 하면 상도 받았다. 아오바이도 매일 볼 수 있었다. 황제가 몇몇 어린애들을 모아서 놀고 있는 것을. 무영전에서 매일 시끄럽게 놀고 있었다. 그는 이를 보면서 그저 황제가 애들을 불러모아서 논다고 생각했고, 신경쓰지 않았다. 애들 모아서 그래봐야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아오바이가 이들 어린애들로 자기를 상대할 것이라는 걸 알았을까? 이미 꿈에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잘못 생각했다. 아오바이가 생각지 못한 일을 그들은 생각해냈다.


1669년 여름, 강희제, 소어투, 효장태황태후는 이들 아이들에게 맹세를 하도록 시킨다. 너희는 황상이 무서운가 아니면 아오바이가 무서운가. 당연히 황상이 무섭다고 말한다. 너희는 황상의 말을 들을 것인가. 아오바이의 말을 들을 것인가. 아오바이가 누구냐. 당연히 황상을 말을 듣겠다. 좋다. 그럼 우리 오늘 이렇게 이렇게 한다. 이 계책을 막 시작해쓸 때, 뒤에는 육연환의 계책이 있었다. 이 계책은 6단계로 나누어져 있었다. 제1보. 아오바이를 수습한다. 장소는 어디인가? 무영전이다. 자녕궁으로 정할 수는 없다. 드라마에서 자녕궁이라고 하였는데, 자녕궁이 싸울 수 있는 곳인가? 그렇게 작은 궁전에서 누구를 붙잡는다고. 거기는 황태후, 태황태후의 거처이다. 그래서 불가능하다. 그래서 무영전으로 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우명전만이 강희제와 이들 어린아이들이 연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첫째 장소의 선택이다. 이런 개활지를 선택하면 아오바이를 붙잡기 비교적 쉽다.


제2보. 아오바이는 너무 대단하다. 그는 매일 조회에 나오는데, 무기를 가지고 다닌다. 무기가 있으니 산채로 붙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둘째는 온갖 방법을 써서 무기를 지니지 못하게 해야 한다. 당시 어떻게 했는가? 황제가 명을 내려 무영전에서 아오바이를 보기로 한다. 아오바이는 무기를 들고 갔다. 그러나 문입구에 도착하자, 소어투가 보초를 서고 있었다. 소어투가 막는다. 그리고는 말한다. 황상이 이미 다 컷다. 친정한지 2년이 되었다. 앞으로는 무기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 것이 어떻겠는가. 무기는 문밖에 걸어두고 들어가십시오. 아오바이고 잠시 생각하고는 동의한다. 당초 순치제때는 무기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다. 나중에 황상이 어리다보니 매일 무기를 다닌 것인데...그래서 무기를 소어투에게 건네준다. 아오바이는 무기를 소어투에게 건네줄 때, 누군가 자기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는 아마도 아이들은 겁내지 않았던 것같다. 그래서 무기도 건네준 것이다.


태황태후, 소어투, 황제는 모두 알고 있었다. 그에게 무기가 없더라도, 이들로는 그 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제2보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제3보가 나온다. 그것은 무엇인가? 의자의 선택이다. 아오바이에게 의자를 가져다 준다. 이건 평소에 하던 일이다. 왜냐하면 그는 보정대신이고 그가 황제를 만날 때는 서 있지 않고 앉아 있었다. 평상시에도 의자가 있었다. 이번에도 의자가 있다. 그런데, 아오바이가 앉는 이 의자는 정교하게 설계된 것이었다. 원래 다리가 네 개이고, 지금도 다리가 네 개이다. 그럼 뭐가 다른가. 이 네 개의 다리 중에서 동남쪽의 한개를 톱으로 썰어 놓았다. 그 후에 풀로 살짝 붙여 놓았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다. 왜냐고? 황제가 자리에 앉으라고 하면, 자리에 앉을 때 당연히 몸을 황제쪽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면 몸이 동북쪽으로 기울어진다. 동남쪽의 다리는 힘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수학을 배우고 물리학을 배웠다. 삼격형은 안정적이라고, 의자는 세 개의 다리만 있으면 되고, 다른 하나는 힘을 받지 않는다고. 세 개의 다리 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것이 의자선택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다시 제4보가 있다. 의자의 뒤에 사람이 있다. 관례에 따르면 의자의 뒤에는 시위인 태감이 서 있게 된다. 그 시위태감도 신경을 써서 선택한다. 그리고 아오바이가 의자에 앉은 후에 뒤에 있는 태감이 의자를 부축한다. 원래 의자를 붙잡을 때는 힘을 주지 않지만, 이번에는 일부러 힘을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만일 아오바이의 몸이 그쪽으로 기울어지면 사전에 들통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방법이없어진다. 이번에는 뒤에 선 사람이 시위태감이 아니라, 그 포고소년중에서 가장 힘센 자였다. 그가 의자 뒤에 서 있는다.


제5보. 관례에 따르면 아오바이가 의자에 앉으면 그 다음은 무엇인가? 그 다음에는 차를 따르고 물을 따른다. 차를 따르고 물을 따르는 것도 관례에 따르면 태감이다. 이번에는 태감이 아니다. 역시 십여명 포고소년중에서 두번째 힘센 아이로 뽑았다.


제6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차를 따르는 찻잔에 문제가 있다. 이 찻잔은 펄펄 끓는 물에 1시간을 넣어놓았다. 그러니 엄청나게 뜨겁다. 이렇게 뜨거울 때는 직접 집을 수가 없고 원래는 집게로 집어야한다. 그 찻잔을 차탁(茶托)에 올려놓는다. 차탁은 차갑다. 차탁을 들고 오는데 차탁은 차갑고, 찻잔은 뜨겁다. 그후에 그에게 물을 따른다. 정말 물이 들어가면 물이 바로 끓을 것이다. 그 후에 이렇게 가져다 준다.


다시 살펴보자. 어떻게 아오바이를 붙잡았는디. 이번에 정말 시작한다. 효장태황태후, 소어투와 강희가 설계한 이 육연환의 계책은 완전무결했다. 아오바이가 이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강희제가 아오바이를 들어오라고 하자, 그는 명을 받들고 왔다. 무영전의 입구에서 소어투가 무기르르 내려놓으라고 해서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들어간다. 강희제가 의자를 내주다. 아오바이는 거기에 앉는다. 거기에 앉자, 뒤에 있는 사람이 의자를 부축해준다. 그 후에 뒤에서 한 사람이 나오는데, 찻잔과 차탁을 가지고 왔다. 차탁을 아오바이가 받아들 때까지는 아무 일이 없었다. 그런데, 찻잔의 덮개를 열고 차를 마시기 위하여 찻잔을 들었을 때, 뜨거웠다. 그렇다고 찻잔을 황제쪽으로 내전질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찻잔을 동남쪽으로 내던진다. 그렇게 되자 힘을 동남쪽으로 주게 되고, 동남쪽의 의자다리가 버티질 못한다. 의자가 기울어지며 쓰러지자 뒤에 있던 자가 의자와 그를 함께 누른다. 앞에서 찻잔을 들고온 자도 따라 누른다.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친다. 두 사람이 소리친다: 아오소보(少保)가 쓰러졌다 빨리 와서 구해라. 기실 찻잔이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이 신호이다. 바로 집단행동에 나서라는 신호이다. 이 신호는 다른 사람이 내린 것이 아니라 아오바이 자신이 내렸다. 그들이 아오바이를 붙잡을 때가 된 것이다.


바로 십여명의 소년들이 몰려온다. 아오바이는 이 십여명이 자기를 구하러 오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이 와서 부축해 주기를 기다렸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 십여명이 그를 산채로 붙잡은 것이다. 이때 강희제는 바로 일어나서 사전에 준비해둔 아오바이의 30대 죄상을 읽는다. '너의 죄는 죽어 마땅하고, 능지처참해야 한다'는 부분을 읽을 때 아오바이가 십여명의 소년을 뿌리치고 일어난 것이다. 아오바이는 아오바이이다. 그가 일어나자 강희제도 깜짝 놀란다. 아로 이때 아오바이는 자신의 상의를 벗어제낀다. 그리고 가슴과 등을 보여준다. 내 몸에 이렇게 많은 상처는 너희 집안이 천하를 얻게 해주기 위하여 얻은 것이다. 내가 이렇게 최후를 맞이하면, 너의 강산이 얼마나 더 가겠는가. 하늘이 잘못을 저지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스스로 잘못을 저지르면 살 수가 없다. 이때 강희제도 같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이미 써놓았던 처벌항목을 능지처참에서 종신감금으로 변경한다.


아오바이는 종신감금되지만 그후 2달동안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 2달도 되지 못하여 죽는다. 누가 죽인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죽은 것이다. 여기까지 얘기하다보니 한 가지 일이 생각난다. 그것은 얼마전이 한 뉴스이다. 매체가 보도한 내용이다. 다롄의 진(金)씨성의 한 사람이 자신이 바로 아오바이의 후손이라고 했다. 그가 뭐라고 말했는가. 강희제가 아오바이를 생포했을 때, 그의 가족은 아무도 도망치지 않았는데, 아오바이의 손자 한 명이 도망쳤다. 다롄으로 도망쳐 와서 이름을 숨기고 살았다. 이제 6대를 내려왔는데, 그들 집안은 성을 진으로 바꾸었다.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실제로 아오바이가 2달만에 죽고, 강희42년에 강희제는 후회한다. 자신이 그때 너무 심했다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명을 내린다.아오바이의 가족이 누가 남았는지. 모두 불러내서 관직을 주라고 한다. 당연히 그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하지도 않았고, 아오바이를 명예회복시켜주지도 않았다. 다만 그의 후손은 다시 나와서 관리가 된다. 강희제의 아들인 옹정제는 사서를 읽었다. 그는 아오바이를 완전히 명예회복시켜준다. 그리고 아오바이를 다시 일등공에 봉하고, 그의 직위도 회복시켜준다.


나중에 옹정제는 일등공 만으로도 부족하다고 여겨서 아오바이를 '초무공(超武公)'에 봉한다. 무자의 앞에 초자까지 붙였다. 한단계 더 올라가면 바로 왕이다. 그럼 청나라때 왕은 누가 되었는가. 반드시 황제의 일족이어야 했다. 다른 사람은 공까지밖에 오를 수 없다. 즉, 아오바이는 죽은지 수십년후에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가지 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