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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민국 초기)

"무후비적(武侯秘籍)" 사건

by 중은우시 2018. 2. 26.

글: 역사변연(歷史邊緣)


1920년대의 상해에서 신문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신보(申報)>와 <신문보(新聞報)>에는 거의 동시에 내용이 동일한 광고가 실렸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중(關中, 섬서지방)의 모 세가(世家) 자제인데, 조상이 일찌기 어느 석벽에서 고대의 백서(帛書)를 발견했는데, 그 중의 수권은 전문가의 고증을 거친 결과 촉한의 승상인 제갈무후가 쓴 것이라고 했다. 즉 제갈무후가 행군도중에 전쟁의 승패를 점친 비적이다. 만일 진지하게 읽으면 크게는 국가대사에서 작게는 개인길흉까지 다 알 수가 있다. 지금 집안이 몰락하고, 중대한 변고가 있어, 급히 돈이 필요해서 이 책을 팔고자 한다. 만일 흥미가 있으면 급히 연락해서 협상하기를 바란다. 늦으면 기다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을 때 후속 뉴스가 이어졌다. 며칠 후, 두 신문에는 다시 모 서국(書局)이 모 변호사에게 위탁하여 이 책의 판권을 구매했다는 성명이 나온다:


"전일 관중 모씨가 제갈무후의 비적을 판매하는 건에 관하여, 그 판권을 이미 본서국이 그 사람과 협상하여 계약을 체결하였고, 큰 돈을 주고 사기로 했다. 책의 이름이 없어서, 모 사학자에게 청하여 이름을 <제갈무후미례예지술>이라고 지었다. 본 서국은 이 진귀한 서적이 모씨의 집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을 고려하여, 집안내에 이의가 있는 사람과 분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이에 특별히 신문에 성명을 발표한다.


 두 건의 광고는 사회각계의 광범위한 주목을 받는다.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사태의 발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과연 1달도 지나지 안아 신문에는 다시 관중 모씨의 친족대표가 다시 성명을 싣는다:


제갈무후비적은 본족(本族)이 공유하는 진택지보(鎭宅之寶)이고, 전체 일족의 안위와 관련된 중대사건이다. 일족이 사당에서 공의를 거쳐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그외에 어뜬 사람도 이에 임의로 처리할 권리가 없다. 그러므로 모인이 모서국과 체결한 판권계약은 무효이다. 만일 당해서국이 함부로 출판한다면, 법정에서 싸울 수밖에 없다.


판권다툼은 계속 업그레이드된다. 수일후, 모 변호사는 서국을 대표하여 신문에 경고문을 싣는다.


<제갈무후미래예지술> 서적에 관한, 모성 일족내에서 판권판매에 관해 분쟁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순전히 그 일족내의 사적인 일이다. 서국측은 이미 계약금을 지급하였고, 출판계약을 체결하였으니, 완전히 법률절차에 부합한다. 어찌 일족의 내분으로 마음대로 계약을 취소한단 말인가. 본 변호사는 이에 엄중히 경고한다. 금후 만일 본 서국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응당 법률절차로 해결할 것이고, 사단을 일으킨 사람의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3당사자가 서로 싸우면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소송이다. 금방 모서국은 관중의 모씨를 "사기"를 이유로 변호사에게 위탁하여 조계에서 소송을 제기한다.


개정때, 3당사자는 모두 변호사에게 위임하고, 원고, 피고는 아무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법정에서 변호사들은 날카롭게 대치했고 변론은 아주 격렬했다. 방청석은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찬다. 그러나 여러번 개정했지만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법관이 조정을 하여, 3당사자가 합의계약을 체결한다: "이 책의 판권은 여전히 모 서국이 구매한다. 다만 일족의 이익을 돌봐서, 서국이 매입가격을 약간 더 준다. 그렇게 얻은 소득은 일족내에서 균분하게 분배한다." 이렇게 하여 한동안 시끄럽던 소송은 끝이 난다.


합의계약을 체결한 후, 이 서국은 금방 각 신문에 크게 광고를 낸다. 내용은 이러하다:


"본 서국은 제갈무후의 진귀한 비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하여, 거액의 돈을 쓰면서 여러가지 곡절을 거쳐, 마침내 판권을 매입하고 근일 출판한다. 이 책은 이미 전문가의 감정을 가쳐 확실히 진본이라고 확인받고, 요사여신(料事如神)하다.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반년여동안 신문에서 핫이슈가 되었으므로 이 책이 시장에 나온 후에는 금방 베스트셀러가 되어, 초판 수천부는 금방 매진된다. 그후에 수십번 재판을 내고, 출판상은 큰 돈을 번다.


진상은 언젠가 세상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원래, 소위 '무후비적'은 그저 두 명의 가난한 문인이 머리를 짜내서 만든 가짜였다. 그들 둘은 당시 유행하던 각종 점복서적을 끌어모으고 종합하여 '무후비적'이라고 말한 것이다. 소위 관중의 모 관료집안후손의 판매자와 반대자는 전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신문에 실은 광고와 변호사성명은 모두 그들이 세상을 속이기 위하여 한 짓이었다. 법정의 원고, 피고는 모두 그들이 서국과 공모하여 막후에서 조종한 것이다. 최후로 이 두명의 문인은 이 책으로 인하여 함어번신(鹹魚翻身)하여 부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