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자지(李子遲)
20세기이래, 홍선교(洪宣嬌)는 아주 유명해졌다.
그녀는 태평천국의 여영웅으로, 여자주인공이 되었다.
여자가 없으면 영웅이 생길 수 없다. 비장함이 없고, 사랑이야기도 없다. 그러므로, 문화적 요소를 포함하는 작품속에 여자 몇명을 배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대부분은 남자를 지배하고, 천군만마를 통솔하고, 풍운을 질타하며, 천하를 좌우하는 수퍼급의 사나운 여자이다.
태평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는 모두 사람들이 절묘하다고 생각하는 "천매(天妹) 홍선교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1905년, 동맹회의 인물인 황세중(黃世仲)은 반청을 선전하는 장회소설 <홍수전연의>를 쓰는데, 거기에는 터무니없고 황당한 홍선교 이야기를 집어넣는다. 이게시작이 되어, 1920년대말 유아자(柳亞子)가 숭상하는 장순자(張恂子)의 <홍양호걸전>에서 다시 홍선교에 대하여 많이 쓰게 된다. 이때, 상해 공무대에서 내놓은 경극연속극 <태평천국>에도 홍선교가 나온다. 더욱 영웅스럽고 예쁜 모습으로 무대위를 오간다. 특히 그녀가 소조귀(蕭朝貴)를 위하여 복수하는 장면은 흰색옷을 입고 마치 눈속에서 배꽃이 날리는 것같다. 홍색황색 옷을 입고 있는 천국의 장병들 사이에서 활약하니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었다. 1930,40년대 양한생의 <금전촌>, <천국춘추>, 위여회(아영)의 <홍선교>와 진백진의 <대도하>, 혹은 이를 기반으로 각색한 영화에서도 모두 홍선교는 여자주인공으로 나온다. 극에서 그녀는 중요한 인물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동왕의 '애인' 부선상과 서로 질투하고, 이로 인하여 천경의 내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녀는 태평천국의 지도자그룹내에서 이러지러 오가면서 권모술수를 쓰고, 파란을 일으키는 여인이다.
홍선교의 역할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홍선교는 역사인물로 영화드라마연극무대에서 그리고 문예작품에서 활약했다. 태평천국의 역사를 쓴 책이나 약간의 역사박물과에서도 모두 그녀를 태평천국의 여영웅으로 취급해준다. 예를 들어 30년젼에 나온 <사해. 근대사분책>에는 태평천국의 인물을 모두 44명 기재하고 있는데, 그 중에 홍선교도 있다.
실제로, 홍선교는 그저 문학적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그래도 홍선교는 유래가 있다. 그녀의 원형은 황선교(黃宣嬌)이다. 대대로 광서 계평현(지금의 계평시) 평재산에 거주하고 농사를 지어왔다. 어릴 때 양씨집안에 양녀로 가서 양씨로 성을 바꾼다. 그래서 양선교(楊宣嬌)로 이름이 바뀐다. 나중에 스웨덴 선교사 한산문의 <태평천국기의기>에서 양운교(楊雲嬌)라고 이름이 바뀐다. 황선교는 양선교 다시 양운교로 이름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녀를 동왕 양수청의 친여동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근거없이 여러가지 우스개가 만들어졌다.
양선교는 나중에 소조귀에게 시집을 가서 처가 된다. 풍운산이 계평현 경내의 자형산에서 배상제교를 선전할 때, 양선교와 남편 소조귀도 경건한 신도였다. 2년후, 홍수전이 자형산으로 온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번은 홍수전이 소조귀 부부를 만나서 얘기하는데, 기지가 있는 양선교는 홍수전의 말을 받아말하기를 자기도 10년전에 큰 병을 앓은 바 있는데,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서 자상한 노인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노인이 그녀에게 말하기를 10년후의 오늘 한 사람이 동쪽에서 오고 교인들은 상제라고 경배할 것이니 너희는 진심으로 따르라고 했다. 그녀의 이 말은 분명 그 자리에서 지어낸 것이고, 홍수전의 말을 받아서 한 것이다. 홍수전은 너무 기뻐한다. 그는 누군가 자신의 말을 인증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말을 듣고 무척 기뻐한다.
양선교의 영혼이 꿈속에 상제를 만났다는 말이 소리소문없이 퍼져가고 계평 평재산지역에 모두 퍼진다. 배상제교가 퍼진 지역에는 모두 알려진다. 그녀는 교주 홍수전을 제외하고 상제를 만난 두번째 사람이다. 당연히 이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그녀의 신분은 일약 상승하여 고귀해진다. 홍수전은 그녀가 자신과 같이 상제를 만났으므로 같은 상제의 자녀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를 의누이로 삼는다. 그리고 '천매'라고 칭한다. 나중에 나이로 순서를 매겨서 그녀는 상제의 여섯째 딸이 된다.
양선교는 태평천국의 지도자반열에 오른다. 서열도 석달개의 앞이었다. 그녀는 배상제교의 '큰누나'였다. 당시 평재산지구에는 "남자는 풍운산을 배우고, 여자는 양선교를 배우자'는 구호가 돌았다고 한다. 그렇게 되니 그녀는 남편 소조귀에 대하여 온유함을 줄어들고 굴강함이 늘어난다. 소조귀는 그래서 '천형'의 부신전언을 통하여 그녀에게 훈계를 가한다. 한번은 심지어 그녀가 여러번 얘기해도 듣지 않는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천법을 시행하여 수십대의 곤장을 때린 적도 있다. 양수청도 소조귀를 도와서 '천부'의 전언으로 그녀를 훈계하고 징벌한다. 여러번 부닥치다가 그녀의 지위는 하락한다. 그리고 더 이상 그녀는 존귀하게 대접받지 못한다. 얼마후에 그 구호도 "남자는 풍운산을 배우고, 여자는 호구매(胡九妹)를 배우자"로 바뀌게 된다.
이때부터 양선교는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녀는 반드시 <태평예제>의 규정에 따라 "여자는 집안 일을 처리하고" 처는 "삼종'해야 했다.
일찌기 홍수전과 결의형제를 맺었으므로 "홍선교(洪先嬌)"로 불리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도 그녀를 "홍선교(洪宣嬌)"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문학인물 홍선교와 큰 차이가 있는 역사인물 양선교 즉 홍선교의 원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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