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과 같은 정치적 권모술수는 시작이 어렵지, 한번 선례만 있으면, 학습효과를 발휘한다. 순은 갖은 머리를 짜내어 천자의 자리에 올랐고, 동시에 정치의 화산(火山) 위에 앉았다. 요임금이 남긴 것을 수습해야 했다. 천하는 비록 일시적으로 그에게 겁을 먹고 굴복했지만, 그가 이어받은 천하는 홍수가 매년 발생하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있었다. 진정 천하를 장악하려면,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치수사업이었다. 물을 잘 다스려야,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방법이 없었다. 순은 할 수 없이 치수세가(治水世家) 출신의 우(禹)를 등용한다.
이전에, 순은 우의 부친인 곤을 죽였다. 부친을 죽이고 아들을 썼다. 순이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친을 죽인 원수는 불공대천지수라는 것을.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치수할 능력이 없었다. 순은 어쩔 수 없이 제한적으로 우를 기용하게 된다. 우는 나중에 치수를 하면서, "세번이나 집대문앞을 지나면서도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가 치수사업에 집중한 것을 보여주는 것 이외에 아마도 가장 중요한 원인은 순임금에게 조그만치도 트집을 잡히지 않겠다는 뜻이 있었을 것이다. 만일, 그가 치수과정에 집안으로 들어갔다면, 순임금은 이를 이유로 그가 직무에 소홀히 하고, 집안 일을 우선하여 국가 일을 방치했다든지 아니면 더욱 중대한 정치적인 죄명을 뒤집어 씌울 수 있었을 것이다; 성은을 무시하고, 조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아녀자의 정에 이끌려 군신간의 대의를 망각했다는 등... 우는 나중에 검박한 것으로 유명한데, 아마도 사방에 의심의 눈초리가 번득이는 그가 처한 정치환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우에게 있어서, 원한을 품고 원수의 아래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여리박빙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가 명을 받들어 치수를 할 때, 홍수는 이미 국가의 큰 우환이 되어 있었다. 치수는 자연히 국가의 다른 일체의 사무보다 우선시되었다. 모든 국가의 역량이 동원되었다. 모든 관청, 모든 자원, 모든 사람이 치수를 우선적으로 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권력중심은 무형중에 치수지휘부로 통합되기 시작한다. 국가의 생사여탈권, 인사상의 승진진퇴가 모두 치수에 대한 태도에 따라서 결정되게 된다. 이는 순임금도 어쩔 도리가 없어 그렇게 한 것이다. 다만 우에 있어서는 이것은 다시없을 큰 기회이다. 결국 우는 구하를 소통시키고, 강을 바다로 이끄는데 성공하여, 광세의 공을 세운다. 이 덕행으로 그는 천자를 뛰어넘는 공을 세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치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체 국가기관을 통제하게 되었고, 전체국가의 재물을 장악하게 되었으며, 우의 위망이 순임금을 넘어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백익등 부하의 추대하에, 우가 선양을 받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역사는 다시 간단하게 재현되었다. 우가 순으로부터 선양을 받는다. 순이 옛날에 했던 것이 그대로 재연된다: "우는 순의 아들 상균(商均)을 피해 양성으로 간다. 천하의 제후가 상균을 제거하고 우를 찾아간다. 우는 그리하여 천자위에 오른다."
그러나, 우는 순이 예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하늘의 뜻이니 뭐니 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비록 사양하고 물러난 적은 있지만, 그것은 절차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비록 순임금을 핍박하여 물러나게 하고, 힘으로 천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순임금이 갖가지 쇼와 이벤트로 명성을 얻어서 정치적 자본을 취득했던 것과 비교하자면, 그는 어쨌든 치수라는 천하창생을 위한 불세의 공을 세웠던 것이다. 그가 천자위에 오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땅을 일구던 순에서 물을 다루는 우로 대체된다. 결국 순은 남방을 순수(巡狩)하다가 창오의 들에서 붕어한다. 그리고 그곳에 능을 만든다. 불쌍한 농삿꾼출신의 퇴위천자는 평생동안 연극을 했다, 결국 마지막에도 아황과 여영이 그의 능을 눈물로 적신다. 그러나, 소위 순수라는 것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이미 퇴위한 천자가 무엇때문에 천하를 순수하는가? 그리고 당시는 남방이 지금처럼 개발된 상태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황량하고 공포스러운 밀림의 땅이었고, 온갖 질병이 창궐하는 유배지였다. 순임금이 순수(巡狩)를 했다는 것은 실제는 정치적으로 유배갔다는 말이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다면, 아황, 여영이 그렇게 곡을 하며 상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피가 대나무에 배어들어 반죽(斑竹)이 되며, 결국은 둘 다 죽어 상비(湘妃)가 되어 혼이 구의산을 떠돌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순임금때부터, 선양은 하나의 법도를 형성하게 된다: 선양받은 천자는 선양해준 천자를 너무 심하게 핍박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퇴위천자와 그 승계인에게 일부 특권을 남겨주고, 그들이 손님의 예로 천자를 만날 수 있게 해주었고, 봉지(封地)를 주고, 선조의 제사도 지낼 수 있게 해주었다. 마치 조비가 한헌제 유협을 폐위시켜 산양공으로 하면서 유협으로 하여금 그 봉지(封地)에서 봉한정삭(奉漢正朔)하도록 허락해준 것처럼. 조비는 "천하의 진기한 것은 내가 산양공과 함께 누릴 것이다"라고까지 말한다. 다만, 그들은 내심 서로를 다시 보지 않고자 했다을 것이다. 한 사람은 도덕적인 미안함에서 또 한 사람은 군신이 바뀐 난감한 처지를 견디지 못해서이다. 그리하여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군신의 예로 만날 것인지 손님과 주인의 예로 만날 것인지가 처음에는 정해지지 않았었다. 퇴위군주는 비록 봉지는 유지하지만, 사실 감시받으며 거주하는 것이다. 봉지에 연금되는 것이다. 이런 지경에 처하면 천하의 둘도 없는 진기한 음식을 가져다 준다고 하더라도, 마치 돌을 씹는 것같을 것이다.
순, 우의 선양은 역사에 의하여 신화로 남게 된다. 우리는 무엇이 정치적 신화이고 무엇이 정치적 거짓말인지 잘 알고 있다. 왜 거짓말도 여러번 반복되면 뒤집을 수 없는 신화로 되고 절대적 진리로 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순, 우의 선양이 있은 후, 한나라가 망하여 천하의 주인이 없게 되자, 천하는 수백년간 축록의 시대를 맞이한다. 왕조의 교체가 마치 주마등처럼 이루어졌다. 각지의 영웅효웅이 들고 일어났다. 예를 들어, 왕망, 조비, 사마씨, 유유, 소도성, 소연, 진패선등이 "네 노래가 끝나면 바로 내가 무대에 오른다"는 식으로 선양의 쇼를 벌였다. 비록 혁명처럼 격렬하지는 않았지만, 평화로운 가면의 아래에는 마찬가지로 피눈물이 충만했다. 인간성의 어두운 일면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것은 한 가지를 증명한다: 선양은 강력한 권력에 억지로 덧붙인 도색이다. 절반밖에 못가리면서도, 역성혁명시 최선의 선택방안이 되어 극력 선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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