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공성조(長空星照)
용은 신이(神異)동물이며, 중화민족이 숭배하는 토템이다. 상고시대, 각 민족 심지어 각 부락은 모두 자신의 토템이 있었다. 단 토템의 대다수는 모두 실제로 살아있는 동물이었다. 예를 들어, 사자, 호랑이, 코끼리, 매, 공작등이었다. 중국의 용은 그렇지않다. 그것은 단지 허구의 동물일 뿐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주목해야 한다. 한자의 최초문자가운데 "용(龍)"이 있다. 최초의 한자는 상형자이다. 이 글자가 있다면 당연히 이 사물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은 어떤 실재하는 동물이었을까? 이상적인 것은 우리의 의식중에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의식에서 의식까지 최종적으로 반드시 물화성형(物化成形)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사람은 이런 진상을 찾아내려 애썼다. 용은 현실에 존재하는가? 어떤 사람은 말한다. 용은 뱀이다. 아주 큰 뱀이다. 또 어떤 사람은 말한다. 용은 악어이다. 남방지구에서 악어를 다루는 사람을 저파룡(猪婆龍)이라고 부른다. 또 어떤 사람은 절충하여, 북방지구에서는 뱀을 용이라고 부르고, 남방지구에서는 악어를 용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뱀이 십이생초에 들어간 것은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충류(蟲類)의 대표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류가 뱀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고인들은 뱀을 충(벌레)의 대표로 보았다. 최초의 뱀은 "충(蟲)"자로 썼다. 현재 민간에서도 뱀을 장충(長蟲)이라고 부른다.
뱀의 원래 글자는 "사(它)"이다. 역시 상형자이다. 한자의 변화와 더불어, "충(蟲)"과 "사(它)"는 합쳐져서 현재의 "사(蛇)"가 되었다.
인류이외에 동물은 단지 조수충어(鳥獸蟲魚)이다. 물고기는 우리와 같은 세계에 살지 않는다. 같은 육지상의 생물로는 새,짐승이 모두 있다. 그런데 어찌 벌레만 없을 수 있겠는가? 충류의 물종은 아주 많다. 사람과 가깝고, 사람이 잘아는 것도 적지 않다. 왜 사람은 뱀을 선택했을까? 이는 바로 두번째 원인 즉 인류가 뱀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인류가 가장 두려워한 것은 두 가지였다. 우레(雷)와 뱀이다.
뇌전은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인류가 무서워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는 하늘의 것이다. 인류가 하늘 위의 일을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사람은 그것을 이용한다. 그래서 북(鼓)을 발명한다. 북소리는 비로 우레소리이다. 군대가 싸울 때 북을 치며 진공하는데, 그 의미는 바로 하늘의 우레의 위력을 이용하여 적군을 겁주는 것이다. 북을 일단 치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그래서 북을 치면 기세가 호랑이와 같다. 이뿐 아니라, 적군보다 북을 크게 치게 되면, 대진중의 전사들이 아군의 역량이 크다고 느끼게 된다.
뱀은 사람을 물어죽일 수 있다. 원고의 선주민들의 곁에는 항상 뱀이 있었다. 그래서 인류는 더욱 두렵게 느꼈을 것이다. 호랑이, 표범, 곰, 비휴(貔貅), 시랑(豺狼)은 모두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다만 이들 맹수에 대하여는 사람들이 상대할 방법이 있다. 호랑이, 표범은 사람이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면 된다. 곰,시휴,시랑은 사람들이 화살,도창으로 죽일 수 있다. 오직 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방법이 없었다. 고대에는 빗물이 많이 내리고, 강물과 호수가 많았다. 초목과 산림이 무성했다. 뱀류에게는 득천독후(得天獨厚)의 번식조건이었다. 그래서 수량이 아주 많았다. 인류가 강과 호수에서 물을 길어 마셔야 했고, 풀과 씨앗을 채집하여 먹어야 했다. 이는 뱀이 사는 '지역'과 딱 겹친다. 사방에서 독사가 출몰하니 사람과 쉽게 만나게 된다. 일단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가거나 부주의하여 밟게 되면, 분명히 뱀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런 것은 아주 위험하다. 약간의 독액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뱀에게 물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번 뱀에게 물리면 십년은 밧줄도 겁낸다는 말이 있다. 설사 독이 없는 뱀에게 한번 물리더라도. 십년동안 밧줄만 보아도 심장이 쿵광쿵쾅 뛰는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사람들이 뱀을 얼마나 많이 무서워했는지 알 수 있다. 건드릴 수 없으면 피할 수는 없을까? 뱀이라는 것은 정말 피하기도 어렵다. 사람이 집을 나무 위에 지으면(有巢氏), 호랑이는 막을 수 있고, 아이를 바구니에 담아서 나뭇가지에 걸어놓으면 표범은 막을 수 있지만, 뱀은 피할 수 없다. 활,화살,검,극이 있지 않는가? 이것들로 뱀류를 상대해봐야 별 쓸모가 없다. 즉 정말 진세를 갖추고 싸우려고 해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뱀은 정말 신령한 동물이다.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타초경사(打草驚蛇)"이다. 다만 알을 낳는 뱀, 교배하는 뱀, 허물을 벗는 뱀, 무리를 이룬 뱀을 만나면 이 방법은 쓸모가 없다.
뱀에 대한 두려움은 인류 공통의 두려움이다. 중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런 두려움을 원한으로 전화시킨다. 모든 악독한 언사는 모두 뱀에게 갖다 붙인다. <성경>에는 하느님이 뱀을 지상에서 영원히 설 수 없게 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솝우화에는 농부가 밤을 구해주고 오히려 뱀에게 물려죽었다는 교훈이 실려 있다. 중국에는 더더욱 사갈지심(蛇蝎之心), 사심불구(蛇心佛口), 미녀사(美女蛇)등 독랄하고 나쁜 사람을 형용하는 성어가 있다. 인류는 뱀을 두려워하는데, 그 두려움은 뼛속까지 사무친다. 그래서 고인들은 만나면 이렇게 말한다: "뱀을 만나지 않았지요?" 뱀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길한 일이다.
뱀은 악하기만 하고 좋은게 없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점차 발견한다. 뱀이 먼저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즉, 원래 뱀은 사람을 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대로, 뱀은 인류를 크게 도와준다. 쥐를 잡아먹는다. 이익의 쟁탈에서, 인류의 최대적은 쥐이다. 우리는 그것을 없앨 방법이 없는데, 뱀은 죄의 무한한 번식을 통제해준다. 생각해보라. 만일 뱀이 없다면, 쥐는 우리의 양식을 모조리 먹어버리지 않았겠는가? 뱀이 있어서, 쥐는 천적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양식도 쥐가 다 빼앗아 먹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번성도 보장을 받게 된다. 이런 보장은 일부 뱀에게서 온 것이다.
뱀은 사람을 죽이기는 해도 사람을 먹지는 않는다. 누가 사람을 먹는 뱀을 본 적이 있는가? 용도 사람을 먹지 않는다. 용을 상징으로 하는 인간의 천자(天子), 황제도 사람을 죽이기는 해도 사람을 먹지는 않는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사람을 물어죽이는 뱀은 단지 일부분이고, 대부분의 뱀은 사람을 물지도, 사람을 물어죽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큰 뱀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뱀은 천적이 없다. 최소한 인류의 주위에는 전문적으로 뱀을 먹는 생령이 장기간 '거주'하지 않는다. 그렇기는 해도, 사람들은 뱀을 자신 또는 부족을 대표하는데 쓴다.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을 겁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겁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끝(矛頭)을 뱀모양으로 만든 것(蛇矛)은 사람들에게 용맹무비한 느낌을 준다.
뱀은 인류가 두려워하는 것이고, 뱀은 인류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뱀은 드러나 영성이 있는 신물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정복할 수 없으니, 그것을 모셨다. 세계의 여러 부락은 뱀은 토템으로 삼는다. 중화민족의 토템인 용은 바로 큰 뱀이다. 과거에 용이라는 동물의 원형이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하여 여러가지 이견이 있었지만, 갑골문의 출현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해주었다. 최초의 "용"자는 바로 큰 뱀의 도형이다. 그리고 중화민족의 첫번째 모친 여와와 중국한민족의 시조인 복희는 전설에 따르면 인수사신(人首蛇身)이다. 용의 조상 및 더욱 이른 원시모친으로 숭배하는 것이 뱀이라는 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그런데, 이 뱀은 너무 추악하다. 사람들의 심미관에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장기간 음습한 풀 숲에 있는 것은 고사하고라도, 평생 땅바닥에 엎드려 있고 일어서지도 못한다. 그리고 뱀에게는 사지가 없다. 이는 우리와 전혀 다르다. 우리가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신에 대한 이해에 따라 예술적으로 가공한다. 먼저 그것에 뿔을 더한다. 즉 한 자루의 형도(刑刀)이다. 이는 권력과 위엄을 상징한다. 이어서 부락간의 합병융합으로 서로 다른 부락의 토템물을 용에게 부착시킨다. 낙타머리, 기린뿔, 거북이눈, 소의 귀, 뱀의 몸, 도마뱀의 다리, 호랑이 발바닥, 매의 발톱, 물고기의 비늘, 비록 새의 날개는 없지만, 새와 마찬가지로 날 수 있고, 바다로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하니, 용의 이미지는 풍성해진다. 다만 용에게 뿔이 자라난 이후, 그것은 더 이상 뱀 혹은 악어가 아니게 되었다. 고귀의 상징이 되었다. 귀족, 황제, 수명어천(受命於天)의 천자가 되었다.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고귀한 성물에 어찌 닭, 개, 뱀, 토끼와 같이 십이생초의 하나가 되었는가? 알아야 할 것은 한 해에 출생한 사람은 용띠라 하더라도 반드시 모두 고귀하지 않다. 그런 비천한 사람도 용띠가 될 수 있는가? 기실, 이것이 바로 용이 십이생초가 된 근본의 소재를 잘 설명해준다. 고위층과 하층은 그저 사람의 위치일 뿐이다. 그것은 사람의 본질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평등해야 한다. 후천적인 발전이 다를 뿐이다. 그저 높고 낮은 서로 다른 위치를 부여받았을 뿐이다. 인격은 영원히 평등하다. 뱀의 우두머리는 용이다. 용은 기본적으로 뱀이다. 이 기반을 버리면 용은 용이 되기 어렵다. 옛날의 그 진문공 중이를 보자. 만일 재능있는 사람들이 그를 따르지 않았다면 그가 귀국하여 국군에 오를 수 있었을까? 후인들이 이 역사를 얘기할 때, 가장 생생한 비유를 한다. 한 무리의 뱀이 한 마리의 용을 모셨다.
고위층의 기원은 하층이다. 하층도 윗자리로 올라갈 수 있다. 설사 보통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고귀한 용이 될 수 있다. 유방과 같이, 하층인 사수정장도 마찬가지로 황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충분히 설명한다. 한나라때 사람들은 이미 이전사람과 다르게 사람의 지위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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