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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무측천)

무측천은 정말 자신의 친 딸을 죽였을까?

by 중은우시 2015. 2. 10.

글: 위석아(危石兒)


안정사공주(安定思公主)는 역사상 사료에 기록이 있는 가장 단명한 공주이다. 그녀는 당고종 이치와 무측천의 사이에 태어난 딸이다. 출생한 후 한달만에 요절하니, 그녀는 정치투쟁의 희생품이다. 그녀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아직까지 정설이 없다.


대다수의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안정사공주는 모친 무측천에 의하여 황후자리를 놓고 다투기 위해 목졸려 죽는다. 이는 <자치통감>과 <신당서>에 모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마치 직접 눈으로 본 것같이 상세히 기록했다.


이상의 두 책에 따르면, 무측천은 황후왕씨의 자리를 빼앗을 때, 안정사공주를 낳는다. 공주를 낳자, 아주 귀여워, 황제 이치는 그녀를 장상명주로 여긴다. 공주가 한달이 되자, 왕황후가 그녀를 보러 가서, 그녀를 데리고 논다. 왕황후가 떠난 후, 무측천은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직접 딸을 목졸라 죽인다. 그리고 이불로 얼굴을 덮어둔다. 마침 이 때 황제 이치가 딸을 보러 왔다. 무측천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기뻐하며 이불을 벗긴다. 그리고 딸이 이미 죽은 것을 발견하고는 크게 곡을 한다. 그러자 이치는 멍해진다. 무측천궁중의 시종을 불러 묻는다. 그리고는 왕황후가 금방 왔다 갔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무측천은 크게 곡을 하며 왕황후의 잘못이라고 비난한다. 이치도 딸은 왕황후가 죽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왕황후를 폐위시키려는 결심을 굳히게 된다.


그러나, <당회요>에는 이렇게만 적혀 있다: "소의(무측천)이 낳은 딸리 급사한다. 그리고 왕황후가 죽었다고 고한다." 그 뜻은 안정사공주가 돌연 죽었고, 기이하게 죽었다. 무측천은 왕황후가 죽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구당서>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무측천)은 목을 졸라서 강보의 아기를 죽이다". 역시 무측천이 죽였다는 말이다. 다만 <구당서>에서 작자는 이 일을 '본문'에 쓰지 않고 '사신왈(史臣曰)'에 적었다. 즉 작자 자신의 의견으로 적은 것이다. 이를 보면 당시에 무측천이 딸을 죽였다는 견해가 있기는 했지만, 사신은 그것을 확신하지는 않고 있었다.


이상의 책들을 보면 견해가 같지는 않다. 그러므로 안정사공주의 사인은 더욱 수수께끼이다. 그렇다면 안정사공주는 도대체 무측천의 손에 죽은 것일까 아닐까? 이 문제에 대하여 역사는 우리에게 유일한 답안을 내놓지는 못한다. 다만 우리는 '인성'의 각도에서 추측해볼 수는 있다.


속담에 "호랑이가 독해도 자식을 잡아먹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다. 동물도 이러할진대, 사람이야. 무측천은 모친으로서 자신의 친딸이고, 거기다가 아주 귀여운데, 아직 강보에 쌓인 딸에게 어찌 독수를 쓸 수 있겠는가. 필자의 생각에 이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사서에 그렇게 생생하게 적은 기록은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필자는 비록 직접적으로 정사의 기록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우리는 한번 생각해보자. 만일 무측천이 아무도 모르는 상황하에서 자기 손으로 자신의 딸을 죽였다면, 이처럼 천리에 어긋나는 직을 스스로 말할 리는 절대로 없다. 그렇다면 이 일이 어떻게 후세의 사가들에게 알려진 것일까?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까. 자기의 눈으로 본 것처럼. 여기에서 우리는 이렇게 해석해볼 수 있지 않을가?


무측천은 당나라로부터 천하를 찬탈했고 스스로 황제에 올랐다. 그후 오랜 기간동안, 모두 대역무도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게다가 무측천 말년에 간신들을 기용하고 참언을 들어서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 거기에는 그녀 자신의 가족들도 포함된다. 이에 비추어 일부 무측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안정사공주 죽음의 책임을 무측천에게 억지로 떠넘긴 것이라고 보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살을 덧붙여, 무측천을 폄훼하게 된다. 유언비어가 한번 나오자 금방 사방으로 퍼진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거짓말도 천번을 하면 진리가 된다." 후세의 사학가들은 모두 이렇게 말하니 스스로는 믿지 않지만, 책에 써넣게 된 것이다.


이상은 순전히 개인적으로 '인성'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다. 혹은 '모성'의 각도에서 추측한 것이다. 목적은 그저, 모친인 무측천이 자신의 손을 딸을 죽였을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