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진사황(秦四晃)
전국시대 말기, "사공자"중 하나인 춘신군(春申君)"은 초나라의 실제권력을 장악하고, 20여년간 재상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고 많을 때에는 빈객이 수천명에 달하였다. 그 사람들은 모두 관직을 얻어 성공하려고 모인 것이다. 누가 알았으랴 그 중에는 나라를 훔치려는 대도가 있었을 줄을.
그의 이름은 이원(李園)이며, 조(趙)나라에서 왔다. 이원에게는 어리고 예쁜 여동생이 있었는데 이름을 이언(李嫣)이라 했다. 그녀는 여화사옥(如花似玉), 경국경성의 미인으로 규중에서 시집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초고열왕(楚考烈王)은 재위한지 여러해동안 후궁이 많았지만 그 누구도 후계자를 낳지 못했다. 춘신군은 이 일로 밤낮으로 근심한다. 어쩔 수 없이 방법을 생각해 내는데, 민간에서 뽑아온 결혼적령기의 여자들을 고열왕의 침실로 보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하루빨리 후사를 잇기를 바랐다. 누가 알았으랴 하늘은 사람의 뜻과 같지 않다. 고열왕이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노력했지만 전혀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춘신군은 옆에서 조급해진다.
이원은 개인적인 경로를 통하여 이 소식을 들었다. 하나의 범인의 생각을 넘고, 기이하고 복잡하며 방대한 계획이 그의 머리 속에서 구상된다. 생각이 정리되자, 이원은 자신만만하게 그의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초나라로 간다.
이원의 최초 구상에 따르면, 직접 여동생을 초고열왕에게 바치는 것이었다. 만일 여동생이 아들을 낳으면, 초나라의 강산에서 그는 외숙부라는 지위를 갖게 된다. 초나라에서 며칠을 머문 후, 이원은 자세히 알아본다. 그제서야 비로소 자식을 낳지 못하는 근원은 바로 초고열왕의 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여자들의 토양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건 골치아프다. 만일 그렇다면, 여동생이 아무리 노력해봐야 결국은 아무런 과실을 맺지 못하게 될 것이다. 왕이 침대위에서 실컷 놀고 나면, 가을날의 부채처럼 버려지지 않겠는가. 자신이 고심하여 계획한 것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저 여동생의 몸만 공연히 바친 꼴이 된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이원은 전략을 바꾸게 된다. 주공략목표를 대권을 장악한 춘신군으로 돌린 것이다.
이제 춘신군은 천하의 빈객명사를 대거 거두고 있었다. 이원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그 문하에 들어간다. 약간 익숙해진 후, 그는 춘신군에게 물고기를 낚는 작은 연극을 한다. 며칠을 지나서 이원은 춘신군에게 휴가를 청한다.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어서 조나라에 며칠 다녀와야겠다고 한다. 춘신군은 아주 개명하여, 휴가를 허락하여 보내준다. 이원은 한번 가자 며칠을 머물며 고의로 기한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 춘신군이 스스로 이 능력있는 자를 너무 태만히 대한게 아닌가 걱정한다. 이원은 천천히 며칠이 지나서야 돌아온다. 춘신군이 묻는다. 선생은 왜 늦게 온 것입니까. 이원은 엄숙한 얼굴로, 약간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이 답한다: 대인은 모르셨습니까. 제가 막 집에 도착하자, 마침 제왕이 사신을 보내어 내 여동생과 혼사를 꺼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나라사신을 접대하고 얘기하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며칠 늦어버렸습니다.
제왕이 그의 여동생을 취하려 하다니, 분명히 폐월수화의 미녀일 것이다. 춘신군은 즉시 흥미를 나타낸다. 급히 이원에게 묻는다: 제왕이 빙례(聘禮)를 보냈는가? 이원이 답한다: 아직 아닙니다. 우리집 여동생의 혼사는 모조리 내가 한마디 하면 결정됩니다. 지금 생각중입니다. 춘신군은 그의 이런 연극에 네 여동생의 일은 네가 결정하면 된다니, 그럼 내가 근수루대(近水樓臺)가 아닌가. 물에 가까운 누각이 달을 먼저 얻는 법. 그래서 직접 이원에게 청한다. 내가 네 여동생을 봐도 되겠는가. 이원은 깜짝 놀라는 척한다. 그리고 급히 얼굴에 친근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한다: 대인께서 여동생에게 흥취가 있다면 그것은 저희 온 가족의 복입니다.
이렇게 욕금고종(欲擒故縱)의 수법으로 이원은 여동새을 춘신군에게 보낸다. 오빠가 미리 얘기히주어서, 여동생 이언은 춘신군을 은근히 잘 모신다. 금방 그의 총애를 얻고, 2,3달이 지나자 이언의 뱃속에는 춘신군의 씨가 자란다.
춘신군은 자연히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이원의 제2단계 계획이 실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원은 오빠로부터 받은 당부대로 어느 저녁에 베겟머리에서 춘신군에게 말한다: 초왕이 당신을 존중하고 친근하게 여기니, 그의 친형제들도 모두 당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당신이 재상으로 정권을 장악한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는데, 왕의 형제들은 분명히 당신을 선망하면서도 질투할 것이다. 초왕에게 후사가 없으니, 장래 일단 사망하고 나면, 왕위는 형제중 한 사람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때가 되면 그들이 거꾸로 당신에게 보복하지 않겠는가. 춘신군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얼굴에 우울한 기색을 띄운다. 이언은 이어서 말한다: 재난이 닥칠 때면 재상의 자리와 봉지는 물론이고 천첩은 당신의 목숨이 걱정된다. 춘신군은 모골이 송연해진다. 최근 들어 고열왕의 여러 형제들에게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던가. 그들이 분명 마음 속으로 원한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춘신군은 더 이상 생각하기 두려웟다. 그래서 이언에게 묻는다: 너에게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느냐
이언은 춘신군이 함정에 빠진 것을 보고는 약간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오빠 이원의 당부대로 말한다: "이제 천첩은 아이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릅니다." 그녀가 춘신군의 집에 머문 시간은 짧으니, 초왕에게 자신을 바치면 나는 반드시 초왕의 총애를 얻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거짓으로 그의 아이를 임신한 것처럼 할 것이다. 만일 하늘이 보우하여 아들을 낳게 된다면, 결국 당신의 아들이 초왕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초나라는 사실상 당신의 것이 된다.
춘신군은 그녀의 말이 옳다고 여겨 다음날 몰래 이언을 별관에 거주하게 한다. 이언은 원하는대로 고열왕의 총애를 받게 되고, 순조롭게 그녀와 춘신군 사이에 가진 아들을 낳게 된다. 고열왕은 그 아들을 태자로 삼는다. 이언은 황후에 오른다. 이원은 자연스럽게 고귀한 몸이 되어 초왕의 중용을 받는다.
이야기의 전개는 춘신군의 원래 뜻과는 다르게 진행되었다. 이원은 여동생이 득세하자, 춘신군을 걱정하기 시작한다. 왜나하면 투량환주(偸梁換柱)의 방법은 그, 여동생 및 춘신군만이 알고 있다. 만일 어느 날인가 춘신군이 이를 드러낸다면 모든 것은 끝장이다. 고열왕이 사망하는 당일, 이원은 먼저 궁으로 들어가서, 궁문에 망명지도를 몇명 배치한다. 춘신군의 발걸음이 궁문 안으로 들어설 때, 무슨 일인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이원의 무리들이 몰려들어 춘신군을 암살한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베어 궁문에 걸어둔다. 이어서, 이원은 춘신군의 일가족을 모조리 죽여버린다. 어린 외조카 즉 이언과 춘신군이 합작하여 낳은 어린아이는 왕위를 잇고, 초왕의 보좌에 오른다. 그가 바로 전국역사상의 초유왕이다.
방대한 초나라를 이원은 여동생의 손을 잡고 나타나서 기이한 방법으로 손아귀에 넣어버렸다. 천하의 일은 웃긴다. 이번 사건을 보아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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