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선진)

위문후(魏文侯)에게 의사결정의 방법을 배운다

중은우시 2014. 11. 25. 12:31

글: 호연(浩然)

 

이런 장면을 가상해보자:

 

당신은 한 회사의 CEO이다. 당신은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로 결정했는데, 그곳의 경쟁상대방의 경쟁력이 가장 약화된 시점이다. 지금이 그 시장을 점령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다. 당신은 인사부장의 추천을 받아 무명의 한 사람을 프로젝트 책임자로 임명했다. 당연히 회사내에서 많은 임원들은 이견을 나타냈다. 다만 당신이 계속 주장하여 그는 순조롭게 프로젝트 책임자가 되었다.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금방 대부분의 시장을 점령한다. 계획대로라면 마지막 한방의 치명적 타격을 입히면 순조롭게 시장전부를 점령할 수 있고, 상대방을 완벽하게 무너뜨릴 수 있으며, 더 이상 재기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이때 프로젝트 책임자는 계속 미루고 손을 쓰지 않았다. 그에게 불리한 의견이 회사내에 전파되기 시작한다. 그를 교체행한다는 의견을 임원진과 간부들이 공동으로 제기한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2천여년전의 중국 전국시대에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었다. 아마도 당시의 위나라 국국 위문후의 방법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계시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위문후가 당시 직면했던 것은 문명화된 비지니스경쟁이 아니라, 진짜 칼과 창으로 싸우는 전쟁이었다. 만일 이번 전투에서 실패한다면, 그의 국가는 더 이상 기력을 회복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만일 전투에서 승리한다면, 그의 국가는 일약 주변국가들중 최강으로 올라서서 군웅을 내려다볼 수 있을 것이다.

 

위문후는 위나라의 북쪽에 위치한 한 국가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중산국(中山國). 그가 임명한 사람은 이력서가 그다지 뛰어날 것도 없는 악양(樂羊)이라는 인물이다. 그에 대하여 말이 많은 이유는 이력이외의 이유이다. 그의 아들인 악서(樂舒)가 중산국의 관리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문후는 당연히 이런 것들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악양이 순조롭게 출정하고, 파죽지세로 중산국의 도성까지 밀고 들어갔다. 그러자 위나라의 조정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모두 대군이 개선하고 귀국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의외의 일이 벌어진다. 악서는 중산국의 국군이 보내어 성위로 올라가서 그의 부친과 대화를 한다. 그러고는 공세가 멈춘다. 중산국은 1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투항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하도록. 이것만이 아니었다. 기한이 되었는데도 다시 1개월을 허송세월한다. 셋째달이 되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자 위나라에서는 악양을 교체해야한다는 상소가 위문후의 책상에 산더미처럼 쌓인다.

 

이 때, 용인불의(用人不疑, 한번 쓴 사람은 의심하지 않는다)의 위문후도 약간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먼저 악양을 추천한 적황(翟璜)을 불러서, 악양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그다지 나올 것도 같지 않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물었다. 그 춘천인 적황의 대답은 애매했다: "악양이 이렇게 하는 것은 분명히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쓸데없는 말이다. 정신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다 하는 일에 이유가 있다. 단지 그 이유가 맞는지 아닌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경중완급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위문후가 물은 것은 무슨 이유인지이지, 그라면 악양의 생각과 상태를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황의 이 대답은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의사결정의 난제는 다시 위문후에게 되돌아 왔다.

 

다만 위문후는 성격이 정말 좋았다. 더 이상 그에게 추궁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상황을 그다지 분명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택을 해야 했다. 그에게는 두 가지 선택의 여지가 있다. 첬째는 악양을 교체하는 것이다. 최소한 대신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악양을 계속 신뢰하는 것이다. 이것은 도박이다. 그가 최종적으로 함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는 것이다. 첫번째 선택은 전쟁터에서 장수를 교체하는 것은 금기이다. 군심이 흔들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불필요한 손실이 발생한다. 기실 리스크는 아주 크다고 볼 수 있다. 계속 맡기는 것이 리스크가 적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악양은 실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자식을 생각하여 즉시 손을 쓰지 않고 있는 것뿐이다. 다만 자식때문에 이 전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그럴 것이라면 처음부터 이 임무를 맡아 병력을 이끌고 출정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을 너무 끌게 되면 야장몽다(夜長夢多)할 수 있어, 그저 기다리고만 있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다만 실제로 위문후는 세번째 선택을 한다. 그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결정을 한다. 도성에 악양을 위하여 호화주택을 하나 짓고, 그 후에 사람을 보내어 악양과 그의 군대에 하사품을 내린다. 이렇게 한 것은 두 가지 작용을 했다. 하나는 내외적으로 강렬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악양에 대하여 여전히 굳게 지지한다는 것이며, 더 이상 딴소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악양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동시에 재촉하는 암시도 담고 있다. 만일 그가 자식과 국가와의 사이에서 선택하는데 망설이고 있다면, 이 조치는 국가를 중시하는 쪽으로 기울게 하는 것이다.

 

과연 세번째달의 기간히 끝나자 공성이 시작된다. 비록 중산국의 국군이 악서의 생명을 가지고 위협했지만, 그래도 망국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악양은 대승을 거두고 돌아온다.

 

위문후의 의사결정에서 뛰어난 점은 그 다음이다. 악양이 귀국한 후, 위문후는 악양에게 두 개의 상자를 보낸다. 여러 대신들이 올린 악양을 교체하라는 상소문이다. 그 후에 악양에게 봉지(封地)를 내린다. 그리고 악양의 병권을 회수하고 그에게 만년을 편안히 보내도록 해준다. 이것도 또한 많은 사람들이 생각지 못한 결과이다.

 

이 조치는 2천년이후의 한 청나라황제와 비교할 수 있다. 옹정왕조의 연갱요(年羹堯)는 중병을 이끌고 나복장단진(羅卜藏丹津)을 소탕한다. 당시에 수개월을 끌었지만 공을 세우지 못한다. 연갱요는 일처리가 독단적이고 잔인했다. 그래서 조야의 분노를 산다. 다만 옹정이 지지하여, 마침내 이 전투를 승리한다. 여기까지는 위문후가 악양을 지지한 것과 비슷한 점이 있다. 다만 그후의 발전과정은 전혀 다르다.

 

연갱요는 도성으로 돌아올 때 기고만장했다. 태도는 악양이 위나라로 돌아올 때와 마찬가지였다. 다만 두 국군의 처리는 전혀 달랐다. 옹정은 연갱요의 관직과 지위를 계속하여 올려준다. 그리하여 그는 망자존대(妄自尊大)하여 "공공연히 법을 어기고,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결국 옹정제가 자진을 명하게 된다. 친족들도 관직을 박탈당하고 군대에 들어가며, 가산은 물수된다. 옹정제가 당시 연갱요와 '천고군신지우'의 모범이 되고자 했던 꿈은 물거품이 된다.

 

위문후는 아주 지혜로웠다. 그는 축하연에서 악양의 불가일세의 태도를 보았다. 그에게 두 상자의 상소문을 집으로 가져가서 천천히 살펴보게 했다. 이것은 모두 악양이 출정한 기간동안 대신들이 악양을 교체해달라고 올린 상소문이다. 그러자 악양은 비로소 자신의 공로는 위문후가 내린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오만한 마음이 사라졌다. 동시에 위문후는 이번 전쟁과 귀국때의 행동을 통하여 악양의 결함을 발견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악양을 더 이상 중용하지 않은 것이다. 악양으로 하여금 그가 받은 봉지로 가서 편안히 살게 해준 것이다. 이 결정은 악양과 위나라에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위문후가 이런 결정을 하는데 그가 이전에 악양을 지지했다는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상황과 환경이 바뀌면 사람의 마음도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위문후는 한 가지 원칙을 지몄다. 그것은 바로 위나라에 유리한 일이라면 그가 한다는 것이다.

 

옛 일을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