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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문화

중국의 도로교통문화는 독일보다 30년은 뒤쳐졌다

by 중은우시 2014. 5. 6.

글: 섭극비(葉克飛)

 

얼마전에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와 헝가리등 국가를 며칠동안 자동차를 몰고 여행했다. 볼보XC60휘발유용SUV를 렌트해서 수천킬로미터를 달렸다. 귀국후에 다시 자동차를 운전해서 도로에 나서니, 순식간에 원래 익숙했던 '중국식교통'이 낯설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자동차를 운전해서 여행하는 것이 어려운가? 나의 대답은 이렇다: 믿을만한 네비게이션이 있어서 도로를 찾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아주 간단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대륙에서 차를 몬다는 것은 설사 도로가 아주 익숙하더라도, 운전에 재미를 느낄 수는 전혀 없다. 마음대로 차선변경하는 차량, 장기간 추월차도를 점거하지만 우마차처럼 느리게 가는 차량,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행인, 그리고 걸핏하면 자동차도로 심지어 추월차도로 넘어와서 역행하는 전동자전거 이 모든 것들은 당신을 초조하게 만들고 등에 식은 땀이 흐르게 만들 것이다.

 

독일은 "세계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기 가장 좋은 나라"라고 불린다. 비록 "아우토반에 속도제한이 없다"는 것이 그저 전설이지만(일부 구간에만 제한속도가 없을 뿐이다), 발전된 고속도로망, 고도로 문명화된 운전습관은 모두 '가장 운전하기 좋은 나라'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게 만든다.

 

독일에서 차를 운전하게 되면 보이는 것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다. 도로의 양쪽은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이며, 그 중간에는 수풀과 작은 마을이 곳곳에 있다. 모두 아무리 보아도 지겹지 않은 풍경이다. 다만 나를 더욱 감탄시키는 것은 속도이다. 평소에 온문이아(溫文爾雅)한 독일인들은 차를 몰기만 하면 자동차경주에 참가한 것처럼 하나같이 빠르게 달려간다. 당신이 시속 160킬로미터의 속도로 미친 듯이 달려가더라도 뒤에 있는 차는 하나하나 당신을 추월해 갈 것이다. 고속도로의 도로상황이 아주 복잡하고, 차량이 많더라도, 100킬로미터이상의 시속을 유지하기는 아주 쉽다. 아주 좁은 시골도로에서도 시속이 100킬로미터를 넘는 것은 다반사이다.

 

많은 사람들은 운전에 대하여 '속도'는 재난의 근원이라고 여긴다. 다만 이처럼 운전속도를 중시하는 독일에서 나는 여러 날동안 교통사고를 한 건도 보지 못했다. 차량속도가 마찬가지로 놀라울 정도인 체코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한 건 보았을 뿐이다. 자동차경적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나는 베를린의 길거리에서 몇번 들었을 뿐이다.

 

알아야 할 것은, 독일의 도로망은 비록 발달되었지만, 보편적으로 넓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고속도로는 모두 단방향2차선도로이다. 나의 여정에서 단방향3차선도로는 이미 '사치'스러울 정도로 넓은 도로이다. 시골도로는 많은 경우 양방향2차선도로로 아주 좁다. 그리고 독일인의 자동차보유량은 아주 많아서 고속도로의 차량유동량은 중국에 전혀 못지 않았다. 이런 복잡한 도로상황하에서 독일인은 어떻게 하여 그렇게 안심하고 빨리 달릴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여 빨리 달리는 차들이 그렇게 질서정연할까?

 

이 문제에 대답하기는 어렵지 않다. 독일에서 차를 몰아보기만 하면 그저 십여분정도의 경험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건전한 규칙과 고도의 문명화된 운전습관은 독일인들이 빠르게 차를 운전하는데 가장 크게 의지하는 것이다. 당연히 자동차성능의 탁월함도 하나의 요소이다. 다만 절대로 핵심요소는 아니다.

 

이번에 유럽에 가면서, 내가 선택한 것은 홍콩에서 뮌헨으로 가는 것이었다. 원래의 계획은 공항에서 렌트를 하고 그 후에 직접 공항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독일의 고성 아우구스부르크를 관광하는 것이었다. 출발전에 당연히 예습을 했다. 유럽인의 각종 운전습관과 도로표지판등을. 고속도로에 올라가자 바로 혼잡상태가 된다. 오른쪽 차도와 중간차도는 차로 가득했다. 그러나 예습해서 알아둔 것과 같이, 가장 왼쪽의 추월차도는 정말 추월차량만 이용했다. 단 한 대도 추춸차로에서 계속 운행하지 않았다. 모든 차량은 추월한 후, 자동적으로 오른쪽등을 켜고 중간차도로 돌아왔다.

 

이후의 여정에서, 독일이든 오스트리아이건, 아니면 많은 독일인들이 '차를 몰 때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체코, 헝가리이든 나는 추월차도를 점령하고 비켜주지 않는 차량을 본 적이 없다. 1대도 예외는 없었다. 큰 트럭의 경우는 더더욱 잘 지몄다. 모든 차량들은 착실하게 우측차도로 달렸다. 그들간에 피차 추춸할 때만 잠깐씩 중간차도 혹은 좌측차도(3차선일때)를 이용했다. 추월한 후에는 신속히 우측차도로 돌아갔다.

 

추월차도를 점거하지 않는 것은 안전운행에 크게 도움이 된다. 만일 속도가 빠르면, 추월차도를 선택하고, 빈 틈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러면 너보다 더 빠른 차는 다시 너를 추월할 것이다. 이 추월차도는 속도를 추구하는 모든 운전자들에게 고정된 통로이다. 국내를 보면, 추월차도에서 속도가 느리고, '변소를 차지하고 변은 보지 않는' 차량이 아주 많다.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이다.이것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우측차도로 추월하게 만든다(이것은 이번 유럽 여정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현상이다). 심지어 오른쪽 왼쪽으로 파고 들어서 위험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고속도로의 추월차도에서 속도가 느리게 되면 그 자체로 자살행위이다. 이것은 인간폭탄이나 마찬가지이다. 뒤쪽의 차량은 폭탄의 도화선이다. 이렇게 느리게 가면 안전과는 전혀 동떨어지게 될 것이다.

 

국내교통관리자들은 종종 '제한속도'를 관리수단으로 삼는다. 이런 방식은 무책임한 짓이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점도 있다. 혼란한 교통상황하에서, 지나치게 빠른 속도는 확실히 교통사고위험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역시 가장 좌측차도의 사용을 규범화할 것을 건의한다. 현재 대다수의 고속도로는 화물차량이 가장 좌측차도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비고속도로에서는 더더욱 독일인의 고도로 문명화된 운전습관 및 유럽에서 일찌감치 완비된 교통규칙을 잘 드러내고 있다. 독일의 보통도로의 양착은 왕왕 일망무제의 평야이다. 시선이 아주 탁 트여 있다. 직진할 때, 자주 차량이 아주 빠른 속도로 교차로를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교차로는 시중심도 아니고 신호등도 없다.

 

만일 국내에서라면 상대방이 직진이든 우회전이든 아니면 좌회전을 준비하든 모두 무의식적으로 발을 브레이크에 갖다 놓고 준비할 것이다. 상대방이 돌연 튀어나와 사고가 날 것에 대비하여. 다만 독일에서, 어떤 차량도 이것때문에 감속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교차로에서 오는 차량이 가장 호화스러운 스포츠카이건 아니면 대형트럭이건 모두 교차로입구에서 얌전하게 선다. 신호등이 있든 없든.

 

운전자들이 왜 이렇게 말을 잘 들을까? 혹시 카메라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다. 운전자들을 구속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노권(路權)개념이고 하나는 자각(自覺)이다.

 

들은 바에 의하면, 중국대륙의 교통표지는 기본적으로 서방에서 도입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노권'의 우선운행권개념은 도입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에서의 경력은 나에게 말해준다. 이 경시된 개념이 바로 국내교통에서 가장 필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노권"개념은 기실 아주 간단하다. 매 교차로마다 황색구형(矩形)표지가 있으면 그것은 당신이 '노권'을 가졌다는 뜻이다. 통행할 수 있다. 이와 대응하는 다른 길입구의 측면에는 홍색의 역삼각형표지가 있다. 이것은 노권이 없다는 뜻이다. 반드시 양보해야한다는 것이다. 규칙에서, 일반적으로 교차로차량은 반드시 주간도로차량의 노권을 인정해야 한다. 로터리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차량은 반드시 이미 로터리에 진입한 차량의 노권을 인정해야 한다. 국내교통표지에서, 홍색역삼각형의 양보표지를 도입하였지만, 황색구형의 우선통행권표지는 도입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권이 있는 차량은 전혀 자신의 권리를 모른다. 양보해야하는 차량이 반드시 양보하지 않는다. 그래서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교통사고위험이 존재한다. 이것은 노면효율을 확실히 감소시킨다. 그리고 길막힘현상이 나타난다.

 

이건 보기에 아주 간단하다. 다만 만일 국내교통에서 고생을 겪어본 운전자인 경우, 자세히 생각해보면 바로 이 개념의 작용을 이해할 것이다. 국내에서 차를 몰 때, 십자로를 만나거나 로터리를 만날 때 신호등이 없으면 쉽게 서로 싸우는 상태가 나타난다. 마지막에는 엉망진창으로 얽혀 버린다. 누구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만일 노권개념이 사람들에게 깊이 뿌리박혔다면, 거기에 효과적인 관리수단을 더했을 때, 도로른 훨신 잘 둟릴 것이다. 카메라와 신호등도 소용이 있지만,그것은 그저 피동적인 수단일 뿐이다. 만일 국내운전자의 전체적인 운전소질을 제고할 수 없다면, 그것은 겉만 손보는 것이고 근본을 손보는 것이 아니다.

 

차량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서로 앞다툰다는 뜻이 아니다. 스스로 운전을 며칠 하다보니, 독일인 내지는 오스트리아인, 체코인과 헝가리인의 양보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행인이 횡단보도를 지나가면 차량은 반드시 양보한다. 설사 미친 듯이 달리는 스포츠카라고 해도 횡단보도앞에서는 얌전하게 선다. 나는 한 노인이 지팡이를 쥐고 길을 건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주 느려서 한참이 걸려서야 건너갔다. 오고가는 차들은 조용히 기다려주었고, 아무도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 아무도 짜증내지 않았다.

 

국내에서, 주유소에 가서 주유를 해보라. 돌아나올 때 만일 도로에 차량이 많거나 홍등일 때, 왕왕 끼어들어야만 직진차선에 진입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운전자들이 당신에게 양보를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차량이 홍등에 기다리고 있을 때 주유소의 출구앞에는 자동적으로 2대의 자리를 남겨놓아서 주유를 마친 차량이 쉽게 나와서 도로에 진입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글을 쓰는 날 필자는 산소를 찾아가서 성묘를 했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아서 주차장은 꽉 막혔다. 차를 후진해서 나오려고 할 때, 통로에서 어느 한 대의 차량도 양보를 해주지 않았다. 20분이 꼬박 걸려서야 차를 빼낼 수 있었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다시 반시간이 더 걸린다. 서로 앞을 다투었다. 협소한 공간에서 서로 길을 막고 절대로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주강델타지역이 자동차문화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여겼었는데, 차가 많아지자 역시 이러했다. 결국은 참지 못하고 한 마디를 내뱉었다: 스모그와 마찬가지로, 중국인이 이런 비문명적인 운전습관을 견뎌야하는 기간은 최소한 30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