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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민국 후기)

손전영(孫殿英)의 마작상술(麻雀相術)

by 중은우시 2014. 4. 4.

글; 문재봉(文裁縫)

 

손전영은 근대의 중국군벌중에서 소인물이다. 부하가 가장 많았을 때도 2,3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의 명성은 실력과는 비례하지 않게 아주 크다. 이유는 대체로 그가 청동릉을 도굴해서 서태후를 관에서 끄집어 내고, 부장품인 보물을 모조리 훔쳐갔기 때문이다. 손전영의 이런 행동은 부의를 고궁에서 쫓아낸 풍옥상이 피리양추(皮里陽秋)하게 그것을 혁명행위라고 한 것을 제외하고 욕을 가득 얻어먹었다. '국군'의 군장의 신분으로 도굴을 하다니 어떻게 설명을 해도 말이 되지 않았다.

 

기실, 그는 원래 깡패였다. 당시 하남서부지역에서 시작할 때부터 도굴, 강도, 마약밀수, 매음, 도박등 하지 않은 것이 없다. 각 지역의 마약업자와 깡패들과도 모두 교분이 있었다. 그의 군벌생에에서 젖만 주면 어머니라고 불렀고, 어느 군대의 깃발도 들어본 적이 있다.  그 자신의 말에 따르면 장종창을 따랐을 때가 가장 좋았다고 한다. 아마도 두 사람의 취향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두 깡패가 하나로 뭉쳤느니까. 1922년부터 1947년 공산당의 손에 꺽일 때까지 손전영은 25년간 군벌생애를 보낸다. 그의 군벌로서의 수명은 다른 군벌들보다 확실히 길었다. 그 비결은 그의 말에 따를 때,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뀌어난, '마작상술'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손전영은 글자를 전혀 몰랐다. 그러나 도박기술은 비범했고 도박기술이라는 기술은 다 할 줄 알았다. 마작이 가장 뛰어났다. 주사위 던지는 것은 마음대로 했다. 숫자 얼마를 던지고 싶으면 그 숫자를 던질 수 있었고 실수하는 법이 없었다. 마작을 탁자에 한번 펼치면, 손으로 만질 필요도 없이, 즉시 각각 무슨 패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음에 홍콩에서 도왕과 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다면 기실 손전영을 모델로 삼는 것이 맞을 것이다. 손전영의 탁자위에는 문방사보도 없고, 권총비수도 없다. 1년내내 그 곳에는 각양각색의 마작패가 놓여 있었다. 대나무로 만든 것에서부터 상아로 만든 것까지 온갖 것들이 다 있었다. 그는 아편을 피우면서 수시로 마작패를 만지며 시간을 보냈다. 마치 수전노가 돈을 만지는 것처럼. 일반인들이라면 도박기술이 뛰어나면 그것으로 돈을 벌지만, 손전영은 그렇지 않았다. 그에게는 돈을 버는 방법은 따로 가지고 있었다. 그가 마작을 할 때는 모두 교제하고 사람을 알기 위한 것이다.

 

그의 말을 빌려서 말하자면, 사람은 마작할 때 성격과 사람됨을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마작을 한판 같이 해보면, 그가 어떤 품성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먹는지, 약점은 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어쨌든 적이든 친구이든, 상사이건 부하이건, 삼교구류이든 손전영이 그들과 교류할 때는 항상 마작을 했고, 식사후에는 아편을 하면서 몇 판을 돌린다. 상대방이 뭐가뭔지 모르고 있을 때, 손전영은 이미 지피지기이다. 이렇게 하면 그 뒤의 일처리는 쉬워진다. 그가 무엇을 좋아하면 그것을 해주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남은 것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되는 것이니,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다. 그래서, 북양시기의 하남독군 조주이건, 구육장군 장종창이건 아니면 풍옥상, 염석산, 장학량, 심지어 장개석과 일본인들까지도, 그가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했지만, 편안하게 그의 자리에 앉아있게 놔두었던 것이다. 손전영의 마작상술은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사료를 찾아서 검증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마작판에서 사람들의 각양각색의 행동을 살펴보기만 해도 분명히 알 수 있다. 평소에 사람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다. 그러나 마작탁자에 앉으면, 어쩔 수 없이 본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동작과 손으로 내심을 그대로 드러낸다. 침을 흘리고 코를 후비는 이런 우아하지 못한 작은 동작들까지도 가릴 수가 없다.

 

손전영이 마작을 할 때 상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도 있었다. 그가 보기에 정치는 도박과 같았다. 돈을 거두었다가 다시 돈을 푸는 것이다. 많이 거두고 잘 풀면 큰 정치를 놀 수 있다. 적게 거두고 풀지 않으면, 그저 자잘하게 놀 수밖에 없다. 그럴 듯하지 않은가?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