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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제갈량)

제갈량은 오호상장을 어떻게 제압했는가?

by 중은우시 2014. 4. 4.

글: 동호소주(東湖少主)

 

유비는 회사의 오너이고, 그는 두 말을 하는 법이 없었다.

제갈량은 골치아팠다. 유비에게 명을 받았으므로 임무를 완성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고장난명이다. 일을 잘 하려면 수하 형제들이 많이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탁상공론에 불과하게 된다.

다만 이들 수하들은 모조리 유비가 발탁하여 기른 사람들이다. 자신의 말을 들을지 말지는 큰 문제거리이다. 특히 그 '오호상장'은 무술이 뛰어나고, 성격도 서로 다르다. 하나하나가 모두 상대하기 힘든 인물이다. 그들을 제압해두지 않으면, 어떤 일도 해낼 수가 없다. 다행히 제갈량은 총명하여 그들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쓸지를 알았다.

속담에 천명이 있으면 천가지 성격이 있고, 만명이 있으면 만가지 성깔이 있다고 한다. 유비 수하의 '오호상장'도 그러했다. 다섯 명이 다섯 가지 성격을 가졌으므로 반드시 서로 다르게 상대해야 했고, 그 사람에 맞게 처리해야 했다.

 

제갈량의 눈앞에 첫번째 골치거리는 바로 관우, 관운장이다.

처음 관우를 보았을 때, 제갈량은 이 사람과는 함께 하기 어렵겠다고 느낀다. 한 쌍의 단봉안(丹鳳眼)은 뜬 듯 만 듯했고, 한번도 사람을 정면으로 보지 않았다. 이 자는 강골일 뿐아니라 오만했다. 제갈량이 군권을 장악한 후, 스스로 뛰어나고 여기는 이 자를 한번 혼내주고자 했다, 적벽대전때 관우를 화용도로 보낸다. 그 결과 관우는 조조와의 옛날 정을 생각하여 조조를 보내주고 만다. 제갈량은 기회를 잡자 즉시 행형관에게 끌고나가 참수하라고 명한다. 위기의 순간에, 유비가 친히 나서서 부탁한다. 그리하여 제갈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주 난감한 처지에 놓인다.

이때부터 제갈량은 잘 알았다. 이 자는 죽일 수 없고, 죽여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군령도 관우에게는 소용이 없다. 제갈량은 할 수 없이 차선책을 구한다. 관우를 높이 받들고 그가 자아도취하도록 만든다. 사실도 그러했다. 제갈량이 책략을 바꾼 이후, 관우는 이전보다 고분고분해진다. 제갈량에 대하여도 존중하기 시작한다.

 

관우에 대하여는 받드는 방법을 채택했지만, 장비에 대하여는 방식을 바꾸었다. '도원삼결의'의 이야기는 지구 사람이라면 모두 안다. 유비,관우,장비의 세 사람은 삼위일체이다. 관우를 처리하지 못하면 장비도 마찬가지이다. 장비는 관우와 성격이 정반대였다. 자신이 아주 거친 사람이다. 그러나 윗사람은 아주 존중했다. 특히 지식인에 대하여 그러했다. 항상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숭배하는 심리를 지녔다. 다만 그의 최대 문제는 바로 성격이 조급하다는 것이다. 걸핏하면 손발로 사람을 다치게 만들었다. 세상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채찍으로 상사를 치는 불량기록을 남긴다. 이런 사람을 대하는데 앴어서 강경한 방법은 소용이 없다. 관건은 그가 마음으로 마음으로 복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제갈량은 장비에 대하여는 기본적으로 '달래는' 방식을 취한다. 그가 전투를 앞두고 술을 마시거나 사병을 채찍으로 때렸다는 말을 들으면 유비는 대경실색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을 보내어 좋은 술을 보내주었다. 장비는 '군사는 진실로 나를 알아주는 인물이다'라고 여기게 만든다. 제갈량이 계속 격려하여, 장비는 적진을 돌파하고 적진을 깨부수며 계속 큰 공로를 세운다.

 

마초는 서량태수 마등의 아들이다. 무술이 뛰어나고, 명장의 후손이다. 부친을 죽인 원한으로 인하여 병졸을 이끌고 동관을 빠져나온다. 한번 싸워서 조조로 하여금 '수염을 자르고 옷도 버리고' 도망치게 만든다. 하마터면 조조는 목숨을 잃을 뻔한다. 나중에 조조는 반간계를 써서, 마초와 한수의 관계를 이간질한다. 내분을 조성한다. 그리고 그 기회를 틈타 마초를 격파한다. 마초는 오갈데가 없어져사 먼저 장로에게 투신하고, 다시 유비에 투항한다. 그는 중간에 투항해온 자이므로 내심으로 자기비하(自卑) 심리가 있었다. 게다가 마초가 유비에 투항한 후, 관우는 누군가가 마초의 무예가 뛰어나다는 말을 하자 불만을 나타내며 마초와 무예를 겨루겠다고 하곤 했다. 다행히 제갈량이 적시에 제지하고, 일부러 마초를 폄하하는 말을 해서 관우는 비로소 그만둔다. 기실, 마초의 무예는 관우에 전혀 못지 않았다. 다만 마초는 명장의 후예이고, 집안교육을 잘 받았다. 복종할 줄 알았고, 교양이 있었다. 그래서 제갈량은 마초에 대하여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그저 절차대로 명령을 내리면 그의 최대전투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당연히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사람은 조운이다. 조운은 최초에 공손찬의 수하였다. 나중에 유비가 그를 자신의 곁으로 데려온다. 개인감정, 개인지위로 보면 관우, 장비의 바로 다음이었다. 담량이 뛰어나고 대국관이 있었다. 주군이 인정하고 동료들도 옹호했지만, 조운은 이로 인하여 태만하지 않았다. 요즘의 말로 한다면 조운은 겸허하고 근신하며 대국을 돌볼 줄 아는 인물이었다. 조운의 태어나면서부터의 좋은 성격을 제갈량은 아주 좋아했다. 일이 있건 없건 조운과는 마음을 터놓고 교류했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고, 시간이 흐르게 되자 정이 생겼다. 그들 둘은 좋은 친구가 된다. 제갈량과 조운의 관계는 완전히 상급하급의 범주를 벗어난다. 제갈량이 매번 행군포진할 때면, 조운은 항상 가장 먼저 꼽는 주력장수였다.

 

노장 황충은 유명한 '고집쟁이'이다. 최대의 특징은 늙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나이도 많으면서, 무서움이 없었고, 누구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 '오호상장'에 봉해진 후, 관우는 그를 무시했고 여러번 '늙은이와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관우가 이렇게 무시하자 황충의 역반심리를 건드리게 된다. 그는 더더욱 누구도 눈아래 두지 않고, 특히 젊은이에 대하여는 그러했다. 일단 전투가 개시되면 처음 출전하는 것은 반드시 황충이었다. 이렇게 호승심이 강한 고집센 늙은이에 대하여 제갈량은 그가 하는대로 놔두었다.

 

당연히 많은 경우 황충과 장비는 유사한 점이 있었다. '달래고, 하자는대로 놔두는' 외에 시시때때로 격장지계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