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한신)

일대명장 한신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중은우시 2014. 3. 2. 22:00

글: 이치아(李治亞) 

 

일대명장 한신은 유방을 위하여 생사를 넘나들면서 유방이 천추공업을 세우도록 도와주었다. 제후와 장수로서 일생을 편안히 보낼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찌 알았으랴, 소하와 여후의 계책에 말려들어, 마대로 한신을 장락궁 현추지실에 묶어놓고, 대나무를 날카롭게 깍아서, 한신을 마구 찔러서 죽이게 될 줄은. 그가 죽은 모습은 참혹하여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가 죽고 난 후 3족이 멸해진다. 그렇다면 한신은 왜 이런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을까?

 

첫째, 유방의 제왕사상때문이다. 한신은 유방을 따라 혁명에 참가한다. 짦은 몇년만에 천하에 번천복지의 변화를 가져온다. 한신이 없었다면, 유방의 오늘날은 없었을 것이다. 유방도 바깥으로 나가 전투를 하기는 했지만,  한신의 재능에 대한 질투는 하루도 멈춘 적이 없었다. 한신이 없을 때는 유방이 한중을 벗어나는 것이 아주 어려웠다. 지금 천하가 평안해지니 이런 자를 남겨둔다는 것은 큰 화가 될 수 있다.

 

둘째, 여후의 극단적인 이기주의때문이다. 여후는 유방의 사후, 천하는 자신의 아들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영(劉盈)은 원래 그다지 재주있는 아이가 아니었고 유약했다. 한신은 공고진주(功高震主)하여 유영이 다루기 어렵다고 여겼다. 이런 큰 인물을 아들이 제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아예 죽여버려서 후환을 없애는 것이 나았다.

 

셋째, 소하 승상은 기회를 틈타 정적을 하나 제거하고자 하였다. 한신의 재능은 천하제일이다. 다만 한신이 유방과 같은 요강에 오줌을 눌 수는 없는 것이다. 만일 한신이 깃발을 걸고 반란을 일으킨다면 천하가 누구의 것이 될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유방의 진영에서 소하는 기득권자이다. 게다가 그는 유방이 무뢰배짓을 하는 것을 보아왔고, 유방의 재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신은 유방, 여후로부터 질시를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가 죽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이미 결정된 일이다. 그렇다면 여후에게 협력하는 편이 낫다.

 

넷째, 한신 자신의 일이다. 한신은 공이 높았다. 이치대로라면 장량처럼 관직을 버리고 은거해야 했다. 부귀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 하물며 당시 한신은 여러번 유방에게 죄를 지은 바 있다. 첫째는 제나라를 멸하고, 제왕으로 하여금 유방의 모사 역이기를 삶아죽이게 했다. 둘째, 한신이 연이어 위를 멸하고, 조를 굴복시키고, 연을 겁주고, 제를 평정한다. 제나라를 평정한 후, 유방을 압박하여 대리제왕이 된다. 이런 사정을 전란시대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천하가 평정되고난 이후라면 자연히 유방이 추후산장(秋後算帳)할 일이다.

 

"교토진, 주구팽(狡兎盡, 走狗烹), 비조진, 양궁장(飛鳥盡, 良弓藏), 적국파, 모신망(敵國破, 謀臣亡)" 한신은 죽을 때 여러가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전장터에서 풍운을 질타한 인물도 자신의 최후가 이렇게 비참할 줄은 몰랐다. 역시 일국의 창업군주는 나라를 건립할 때는 수하들에 대하여 관심을 최대한 기울이지만, 일단 공명을 이루고 나면, 자연히 의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언젠가 황제에 오르고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국황제는 자신의 오른팔, 왼팔을 죽여버리게 되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 대풍가에서 호기를 보인 것은 결국 할일 없을 때 가림막을 친 것에 불과하다